[최경주, 인내로 쓴 골프 인생의 교과서]
– 기부로 삶을 완성한 ‘조용한 챔피언’의 이야기
두 번째 스포츠 스타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25년 전쯤, 우연한 기회에 골프채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흐릿해진 그 감촉, 그리고 골프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립습니다.
그 시절, 나와 비슷한 또래의 한 선수가 유독 가슴 깊이 각인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로, 대한민국 골프의 선구자 최경주 선수입니다.
- 바다와 모래밭, 그리고 시작
전라남도 완도.
가난했고, 연습장 하나 없던 시절.
그는 파도가 밀려든 해변의 모래밭을 자신의 첫 골프 연습장 삼아 하루하루 땀을 흘렸습니다.
제대로 된 장비 하나 없이, 무명 골퍼로 시작한 인생.
군 복무를 마친 뒤에야 본격적인 선수 생활에 뛰어든 그는,
남들보다 늦은 출발을 더 많은 연습과 인내로 채워나갔습니다.
-일본 무대에서의 첫 우승
첫 도전은 일본 투어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고단한 노력 끝에 첫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그 날, TV 중계를 통해 본 시상식 장면.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눈물을 훔치던 그의 모습은
화면 너머 나에게도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 미국으로의 도전, 또 하나의 전장
일본 투어의 성공에도 그는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PGA 투어,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그는 안정적인 길을 과감히 내려놓습니다.
그 선택은 몇 년 후
한국인 최초의 PGA 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최종 라운드,
손에 땀이 맺힐 정도로 숨 막히던 경기.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나는 그와 함께 TV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 마스터스 3위, 새벽을 함께 했던 국민들
2004년,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그는 한국인 최초로 3위에 입상합니다.
그 날, 새벽녘.
전국 수많은 사람들이 잠을 미루고 TV 앞을 지켰습니다.
그의 샷 하나하나에 탄식과 환호가 엇갈렸고,
그의 마지막 퍼팅에는 모두가 숨을 죽였습니다.
단지 성적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긍심을 선물한 순간이었습니다.
- 낙오와 부활 – 다시 1부 투어로
그러나, 스포츠 인생엔 굴곡이 따릅니다.
최경주는 한때 PGA 1부 투어에서 탈락해 2부 투어로 내려갑니다.
많은 이들이 포기할 순간,
그는 더 일찍, 더 길게 연습장에 나갔습니다.
어느 날, 이른 새벽.
매일 조용히 연습하는 한 사람을 보게 됩니다.
그는 바로, 세계 랭킹 상위권의 비제이 싱.
그날 이후 그는 비제이 싱보다 30분 일찍 나와 연습했고,
30분 더 늦게까지 연습을 마친 후 귀가했습니다.
이 ‘무언의 경쟁’ 속에서 그는 다시 일어섰고,
결국 PGA 통산 1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 기록보다 더 빛나는 이름, 기부와 연대
최경주는 골프를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는 "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가"를 스스로 증명해낸 인물입니다.
PGA 첫 우승 후, 상금 일부를 교회와 고향에 기부
미국 토네이도 피해 복구에 20만 달러 기부
동해안 산불, 일본 쓰나미 등 국내외 재난 때마다 조용한 기부
‘최경주 재단’을 통해 청소년, 저소득층, 장애인을 위한 후원 지속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우승은 내가 얻는 것이지만,
진짜 의미는 그것을 나눌 때 생긴다.”
부와 명예 앞에서도 그는 ‘기부’와 ‘공감’이라는 골프 외의 언어로
국민들과 진짜 연대를 만들어 갔습니다.
(우리는 왜, 최경주를 기억하는가)
2000년대 초, 한국의 스포츠 스타들이 세계 무대로 도약하던 시기.
최경주는 그 선두에서 골프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희망의 샷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말했습니다.
>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참으로 달다.”
그 말은 이제
한 명의 선수가 아닌, 한 명의 인생 교사로서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그는 절망을 딛고,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기록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한 챔피언이었습니다.
최경주의 이야기는 단지 스포츠가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는,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의 서사입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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