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중인 삶, 그리고 그 끝에서 남겨진 이야기]
누군가에게 글을 공유한다는 건, 단순히 생각을 나누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통해 누군가의 아픔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를 건네는 일이기도 합니다.
글은 삶의 골짜기를 건너온 자만이 전할 수 있는 지혜이며,
마음을 살리는 조용한 손길입니다.
어느 저녁,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길가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 옆자리에는 80대의 여사님 한 분이 조용히 앉아 계셨죠.
그분과 나눈 20여 분의 짧은 대화는 시간은 짧았지만,
마음엔 오래 남을 이야기였습니다.
그분은 젊은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그 친구의 남편은 문학을 전공했고, 평생 '문단에 데뷔하는 날'을 꿈꾸며 글을 써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은 너무도 무심하게 흘렀고, 그의 이름은 결국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니? 신랑은 아직 글을 써?”
그녀가 친구에게 물으면, 친구는 늘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아직은 준비 중이야. 이번엔 뭔가 될 것 같아.”
그러나 어느 날, 전해진 소식은 너무도 참담했습니다.
남편은 끝내 소설을 완성했고, 마침내 등단에도 성공했지만,
출판된 책은 외면당했고, 독자에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책을 "부스에서 치워달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그 길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나뿐인 아들도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친구와의 연락도 끊겼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여사님의 눈가엔 오래된 슬픔이 고여 있었습니다.
짧은 침묵 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그 친구가 살아만 있어도, 난 지금보다 덜 슬플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우리는 종종 작가를 "글쟁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그만큼 글을 쓴다는 건 외롭고도 고된 길입니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아무리 마음을 다해 써도 그 글이 세상의 외면을 받는 순간,
상처는 깊어지고, 쉽게 아물지 않지요.
저 역시 글을 씁니다.
하지만 저의 목적은 문단의 이름을 얻기 위한 것도, 유명해지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나 자신을 치유하고, 삶의 안목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그 짧은 벤치의 이야기는 저에게 오래 남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조금은 뭉클하게, 조용히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잊고 있던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삶을 견디는 작은 용기가 되어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 글은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작가의 말)
세상은 언제나 결과를 말하지만,
인생은 여전히 ‘준비 중인 삶’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남깁니다.
우리가 쓰는 글 한 편, 그 속에는 준비 중인 누군가의 오늘이 담겨 있고,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조용히 글을 씁니다.
읽히지 않아도 괜찮고, 이름이 남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 한 사람의 마음에 따뜻한 바람이 닿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이 길을 걷는 이유는 충분하니까요.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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