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시대를 지나, 생존의 시대를 살다

by 정 영 일

[낭만의 시대를 지나, 생존의 시대를 살다]

87학번인 나에게, 90년대 초반은 낭만과 여유가 공존하는 시절이었다.


1994년,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결혼도 했다. 당시 호화로운 생활은 아니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어도, 사람들 사이에는 따뜻함과 낭만이 느껴지던 시대였다. 대학 시절, 우리는 미래에 대한 큰 꿈을 품고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그래도 세상이 나쁘지 않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갔다. 그때는 어쩌면 ‘내일을 위한 희망’이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더 없이 소중하고, 살기 좋았던 그때가 떠오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2026년, 상황은 달라졌다.


25년을 지나, 26년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디서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한두 사람의 일이 아니다. 부동산 정책의 변화는 고사하고, 그동안 조금씩 모아온 자산마저 잠겨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마치 “하나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 발버둥 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자금을 빼서 주식 시장에서 어떻게든 수익이라도 챙기려는 이들조차, 결국 손에 쥔 것은 그리 큰 수익이 아닌 경우가 많다.


자영업자들의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다. 한 달에 겨우 100만원을 벌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많은 가게들이 폐업을 고려하거나 이미 문을 닫았다. 하루 종일 손님을 맞고, 밤 늦게까지 매장 청소를 하며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여전히 지출에 비해 수익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물가가 급등하면서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일하는 만큼 버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다. 동네에서 인기 있던 커피숍을 운영하던 한 사장님은 최근 “커피 한 잔 값이 4천 원을 넘어갔다. 이건 결국 손님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날 여지가 없다”면서 “이대로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줄어들고, 비용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상황에서 버티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 혹은 이미 은퇴를 한 사람들도 쉽지 않은 현실에 직면했다. 그들은 대부분 안정을 찾아 마지막 직장을 떠나지만, 지금은 그저 ‘안정’만을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 대신, 자신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 헤매는 시대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보험 설계사의 길을 택한다. 문턱이 낮고, 비교적 자유로운 일이라 고령의 인력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길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만이 안다. 하루 종일 고객을 만나고, 끊임없이 상담하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성과가 없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한 달을 마감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평균 급여가 320만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보다 적거나 아예 수입이 없는 경우도 많다.


물가는 계속해서 치솟고,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투잡을 뛰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에서 안정적인 월급을 받고 있는 직장인들도 퇴근 후에는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예전에는 직장에서만 일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본업과 부업을 함께 하지 않으면 삶이 버겁기만 하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 더 힘들지 않겠냐?”는 질문에 한 직장인은 이렇게 답했다. "지금 시대는 그런 걱정을 할 여유가 없다. 어떻게든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처럼 각박한 세상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자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을 두 배로 해도 생활비는 여전히 부족하고,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맞서는 일상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마치 멈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며 버티고 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그 변화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오직 더 열심히, 더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뿐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며, 또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조금씩 희망을 찾아가는 길을 걸어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는 단지 ‘생존’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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