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관심 있었던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게 되었다. 내 나이로 취직해 일하기에는 조금 늦었다고 볼 수 있지만 남편이 아프면 간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노화에 대한 공부도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교육원은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더운 날씨 7월에 시작하여 9월까지 과정을 이수하고 컴퓨터 시험으로 자격증을 취득했다.
교육원에서 수업 8주. 실습 2주의 여정이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의 수업이었다. 거의 50여 년 만의 수업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아휴!
소리가 절로 나왔다.
교육생은 37명 , 남자분들도 5분 계셨다. 최연장자 85세 왕언니 , 80세 이상도 5명, 대부분 배우자 간병을 위해서였다. 남자분들도 70대 후반, 아내가 치매나 중풍이 있으신 분들이었다.
배우자가 일정 등급 판정을 받은 경우 간병 시 정부에서 간병비를 보조받을 수 있다.
교육 내용은 정말 좋았다. 8주의 교육원 교육과 2주의 실습.
2년 전부터 치매교육이 추가되었다. 차매 간병 자격증도 포함된다.
초고령화로 늘어난 치매환자 때문이다.
교육은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였다. 심폐소생술, 휠체어 사용법, 환자이동, 환자복 갈아입히기 등 실제 생활과 간병에 필요한 내용들은 실습으로 몸에 익혔다.
실습 2주 첫 주는 주야간 보호센터. 노치원이라 불리는 곳이다. 경증 치매와 거동이 약간 불편하신 분들, 오전 등교 오후 하교 하는 방식이다. 식사도 11시 , 오후 4시, 두 번 드리고 각종 교육프로그램으로 돌보는 곳이다. 보호자 어르신 모두에게 아주 좋은 제도이다.
이곳 어르신들 치매환자 비율이 높았다. 사회에서의 학벌 명예 재력 의미 없다. 애기가 다시 되어버린 시간들. 기저귀를 착용하신 분들도 많으시다.
교사였던 어르신. 지성적인 외모였다. 식사도 밥만 드셔 곁에서 반찬을 밥 위에 넣어 드려야 했다. 감정 조절이 안되어 다른 어르신과 소리 내어 다투시기도 했다.
한분은 수시로 화장실 가시면서 변기물로 손을 씻으셨다.
밀착 방어 열심히 관찰하고 따라다녀야 했다.
그런데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시고 날짜도 가족도 잘 기억 못 해도 감정만은 느끼신다.
어르신 대하는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 아시는 것이다.
비록 뇌의 노화가 왔지만 감정이 살아있음을 보호자는 알고 대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그분들 손 잡아주고 예쁘다고 안아 주시면 좋아하셨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남녀노소 차별 없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요양원 이곳은 24시간 상주하는 곳이다.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간 곳의 요양원, 93세 어르신 그 옛날 명문여대 졸업생이시다.
그분은 자진 입소하셨다. 인지기능은 정상이시고 총명하셨다.
다만 보행이 불편하셔 거주하시는 아들집에서 몇 번 낙상하신 후 자녀들에게 폐 끼치기 싫어 들어오신 분이시다.
치매중증 중풍 후유증으로 침상 생활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대부분 기저귀 착용하시고 누워 기다리는 시간들이다.
외면하고 싶은 노화, 치매를 정면으로 마주 보는 시간들은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다.
생로병사 예전에는 빨리 진행되던 시간들이 길어진 것이다.
의학의 발달과 균형잡힌 영양섭취로 병으로 고통받으면서 죽음으로 가는 시간들이 길어진 것이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일 수만은 없고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 이유가 공부와 실습으로 마음속 절절히 느껴졌다.
부와 명예로도 절대 피할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노화는 누구에게도 온다. 모든 생명은 비원의 존재인 것이다.
의학의 발달은 죽음으로 가는 시간들을 연장해 주었다.
예전에는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보통 2주 후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였다. 자연사인 것이다. 요즘은 코에 관(비위관)을 넣어 영양을 공급해 수명을 연장한다. 연명치료 거부 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
자연사일 경우 돌이 가실 때 행복 호르몬이 나와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고통스럽게 삶을 연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요양사 공부를 하면서 배운 점은 태어나는 건 순간이지만 가는 길은 길고 먼 힘든 여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1. 내가 할 수 있는 건 보행의 자유를 가지기 위한 노력,
열심히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화장실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내 발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2. 인지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공부도 하고 사람도 만나야 한다. 취미생활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3. 받아 드려야 한다. 태어나서 늙고 아프면서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요양 보호사 교육은 나에게 인생이 내가 노력한다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오는 노화를 받아들이고 준비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시간을 내게 주었다.
외면하고 싶은 삶의 마지막 여정 공부하고 실제 지켜보면서
슬프고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그러나 알아야 한다. 뜨거운 불도 모르고 만지면 더 큰 화상을 당하듯 준비하고 가는 길이 준비 없이 가는 것보다 조금은 가볍게 갈 수 있으리라. 스스로 위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