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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더하기일 Mar 25. 2021

빅데이터, 그거 거품 아니야?

2. 빅데이터가 거품이 아닌 증거

이 글은 빅데이터, 그거 거품 아니야? 의 1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https://brunch.co.kr/@8d1b089f514b4d5/1


빅데이터, 그거 사실은 실체 없는 거품 아니야?


지난번, 빅데이터가 실체 없는 거품과 같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의견을 적은 적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빅데이터가 진짜 거품인지 아닌지에 대해 추가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난 1편 글에서는 빅데이터를 거품이라고 보면 안되는 이유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2편에서는 빅데이터가 거품이 아닌 증거를 제시하려고 한다. 재판장에서도 변호사와 검사는 '말'로 유죄나 무죄를 어필하려 하고 '증거'로 이를 확실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지난 1편 글이 '말'에 관한 글이었다면 이번에는 '증거'에 관련한 글이라고 이해를 하면 좋을 듯하다.


실제로 빅데이터로 돈을 만들어낸 증거들이 존재합니다. 


어떤 증거를 내세워야 빅데이터가 진짜 거품이 아니고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원천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이러쿵저러쿵 해도 빅데이터는 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빅데이터를 통해 실제 기업이 돈을 만들어 낸 사례가 있다면 이것은 빅데이터가 거품이 아닌 진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빅데이터 활용 사례라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결과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일시적 수익이 아닌 지속적 수익을 만들어내는 빅데이터,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았을 때 그 활용에 의미가 있는 사례를 골라보았다.


가장 먼저, 마켓 컬리의 사례를 들어볼 수 있다. 마켓 컬리는 식재료를 배송해주는 업체이다. 단순히 어떤 물건을 배송해주는 업체는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마켓 컬리에는 특별한 서비스가 하나 있다. 바로 샛별 배송이라고 불리는 새벽 배송 서비스이다. 그 전날 식재료를 주문하면 그 다음날 아침에 우리 집 앞에 식재료가 도착하도록 만들어주는 서비스이다. 빠름을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새벽 배송은 은근한 혁명을 불러일으켜 왔으며 마켓 컬리가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로 동종 업계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새벽 배송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켓 컬리 샛별 배송 / 출처: 마켓 컬리

그리고 이 새벽 배송을 가능하게 한 근간에 바로 빅데이터가 존재한다. 유통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고객의 주문을 접수하고 접수 내용을 바탕으로 상품을 준비해 배송을 시작한다고 하면 아무리 빠르게 배송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하루도 안되는 시간 내에 배송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해 마켓 컬리는 빅데이터를 이용하였다. 바로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하여 각 상품별, 지역별로 얼마큼의 주문량 즉, 수요가 있을지를 사전에 예측하는 로직을 도입한 것이다. 미리 어떤 지역에서 어떤 상품이 주문되는지 알 수 있기에 사전에 지역 물류센터에 재고를 준비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배송의 속도를 급격히 단축시켰다.


결국 핵심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의 '수요'를 예측해냈다는 점이다. 수요 예측은 빅데이터 분석을 할 때 가장 많은 니즈가 존재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마켓 컬리는 사업에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 농장이라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그 안에서도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라는 이름으로 빅데이터 수요 예측을 구현한다고 말한다. 사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쌓아나가고 분석하여 사업에 활용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데이터에 대한 마켓 컬리의 이러한 투자가 진짜 성과로 이어졌을까?


마켓 컬리 매출액 증감 추이 / 출처: 마켓 컬리

실제로 마켓 컬리가 샛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5년이며 입소문을 타고 잠재력을 증명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6년 즈음이라고 한다. 그리고 위의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 마켓 컬리는 2015년 이후로 매년 2배 이상의 수치는 기본으로 매출 성장을 이룩해내었다. 마켓 컬리의 성장이 전부 샛별 배송 서비스 때문이라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마켓 컬리가 성장함에 있어 샛별 배송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결국 마켓 컬리의 성장 기반에는 빅데이터의 역할이 가장 주요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빅데이터로 아예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고, 이 서비스가 돈을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마켓 컬리의 사례는 빅데이터로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 사례이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머신러닝 기술을 통한 수요 예측이 존재했다. 하지만 빅데이터의 가능성은 신서비스 개발과 머신러닝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예측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상황을 데이터로 분석함으로써 얻는 활용성이 높을 수 있고 이 역시 기업 입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충분한 재료가 된다. 관련하여 2015년 스테디톡이라는 기업의 사례를 한 번 더 보도록 하겠다. 기술력 자체가 크게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빅데이터 활용성이 높았음을 말하기 위해 일부러 과거 시점의 사례를 선정했다.

스테디톡 로고 / 출처: 스테디톡

스테디톡은 화상영어와 전화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업체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기 전 스테디톡은 화상영어와 전화영어 하면 떠오르는 고객군인 직장인과 대학생을 타겟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살펴보니 이들이 노려야 할 타겟은 정작 따로 존재했다. 바로 1학년~4학년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다. 기본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엄마들은 교육열이 강하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빅데이터로 새롭게 분석한 정보는 간단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평균 수업시간이 직장인과 대학생에 비해 월등히 길다는 것이었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분석 논리를 가지고 스테디톡은 사업 방식을 변경하였다. 기존 대학생과 직장인을 타겟으로 하던 것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를 타겟으로 변경하였다. 이렇게 데이터 분석 결과를 활용한 노력은 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타겟 변경 이전에 대비해 회원수 기준으로 8% 증가를, 교육시간 기준으로 18% 증가를 이루어내었다. 구체적인 매출액 증대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으나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성과가 인정되어 2015년 스테디톡은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STP 전략에 있어서도 빅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수준에서는 훨씬 더 정밀하게 활용 가능할걸요?


사실, 스테디톡과 마켓컬리는 모두 빅데이터 분석을 2015년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금과는 다소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에 있어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시점에서는 훨씬 더 정밀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는 머신러닝을 이용한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그 당시와 현재의 머신러닝 기술 수준은 비교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아무래도 예측을 기반으로 재고를 관리하다 보니 예측 수량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을 텐데 이는 기술의 발전으로 보완이 가능한 부분이다.


스테디톡도 마찬가지이다. 빅데이터에서 데이터의 군을 나누어 분석하는 방식을 클러스터링이라고 한다. 이러한 클러스터링 기법 역시 2015년보다 훨씬 발전했다. 2015년 당시에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같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타겟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빅데이터로는 분리할 수 있는 기업 입장에서 유망한 세그먼트나 타겟을 직접 발굴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발전된 기술을 더 입히는 것만으로도 이 두 기업이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빅데이터를 새롭게 활용하는 방법을 더 강구한다면 그 효과는 가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빅데이터는 찰흙과 같은 재료입니다.
만들기에 따라 그 모양이 무궁무진하게 변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재료!



※ 평소 빅데이터/인공지능에 궁금한 점이 있어 답변을 원하는 내용이 있다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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