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핫초코 음료보다 더 포근한 것.
선생님, 선생님이 더 많은 수업을 해주면 좋겠어요!
어린 시절, 나는 어른이 되면 꼭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 과외 어플을 통해 독서 수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다른 독서 수업과 특별성이 두드러지는, 일명 하브루타 수업을 말이다. 이런 하브루타 수업은 초등학교 때 영향을 받은 수업으로, 서로 책에 대해 질문하며 책을 탐구하는 대화 방식이다.
10번 정도는 지원해봤을까. 경력이 없는 사람을 쉽게 뽑아주지 않았다. 아이들 과외 어플에는 부모들이 선생님을 평가할 수 있는 리뷰 기능이 있었다. 그러기에 리뷰가 하나도 없는 나에게, 내밀어주는 손을 받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던 중 딱 한 분이 내 커리큘럼을 믿고 받아주었다.
아이가 고르는 책을 통해 하브루타 수업을 진행하였다. 내가 초등학생 때 하였던 것처럼 같이 질문을 하고, 메모를 하며. 아이가 모르는 어휘와 배경 지식을 알려주며 수업을 하였다. 그런 수업을 한 달 넘게 했을까. 어느 날 아이는 나를 보며 물었다.
“선생님. 그런데 선생님은 저 말고 누구랑 또 수업해요?”
“응? 응. 한 명 더 있는데, OO이 보다는 조금 더 어려. 왜?”
그러더니 그 아이는 날 보고 환히 웃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더 많은 친구들과 수업해주면 좋겠어요.”
그 때, 추운 겨울 날이라 핫초코가 먹고 싶던 날이었다. 그 때 그 아이의 환한 웃음과 칭찬이, 마치 어떠한 첨가물도 없는 달콤한 핫초코 같다고 생각했다. 순수한 말. '빈 말이 아니라' 라는 말을 덧붙일 필요 없는 칭찬. 나에게는 그 말이, 덧붙일 필요 없는 핫초코였다.
그 말은 그 아이와의 과외를 그만두고도, 다른 아이 과외를 하면서도 생각이 나고는 한다. 나의 독서 수업을 가장 즐겁게 따라주던 아이. 처음으로 과외를 할 때 나를 믿고 따라주던 아이.
수업할 때면 아이들의 순수한 칭찬이 와닿을 때가 있다. 빈말이 아니라고 덧붙여도 되지 않는, 순수하고 덧없는 칭찬. 그리고 아이의 대답에서 들려오는 동심은 이 세계를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겨울에 먹는 핫초코만큼 따뜻한. 그렇지만 과한 달콤함도 아닌. 시럽과 설탕을 더 붓지 않아도 충분히 단 핫초코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