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행복을 미뤘다.
이것까지만 끝내고, 쉬어야지. 이거는 하고 쉬어야지.
쉴 시간이 있음에도, 행복은 거창하게 시간을 내야지만 가능한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소한 행복마저 가끔은 거창하게 미뤘다.
나는 전에 글에서도 적었는데, 마스크팩을 정말로 좋아한다. 시트나 겔마스크를 붙이고 있을 때, 직접적으로 충전하고 있는 기분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복을 빠르게 흡수하고 싶을 때면, 마스크팩을 찾았다. 마스크팩 속에 있는 에센스. 혹은 로션이 내 피부에 스며들듯, 내 행복도 스며든다는 걸 알아서.
사실 생각해보면 마스크팩 고작 20-40분이다. 그런데도 나는 잠깐의 행복을 매번 미뤘다. 행복을 갖고 싶지만, 실천을 하지 않았었다. 이 행복을 누리려면 나는 더 나를 고생시켜야 돼. 이 행복을 마음껏 누리려면 나는 더 열심히 살아야 돼. 어떻게 보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다.
사소한 행복을 거창하게 만들었다.
특히 번아웃 시기에는 더 그랬다. 그럴때면 당장 쓰지도 않을 마스크팩을 사서 모았다.
마스크팩을 사서 모으기만 해도, 행복이 차곡 차곡 쌓이는 것만 같았다.
샤워가 끝날 때면. 언제나 마스크팩을 담은 통을 바라봤다. 바로 뜯을까. 오늘 할까. 그럼에도 하지 않았다. 내 행복은 좀 더 깊어야 돼. 오늘은 아껴두자. 그러며 행복을 미뤘다.
번아웃이 심한 걸 느끼고, 이제 쉬어야겠다고 느꼈던 어느 날. 마스크팩을 직접 세보았다. 내가 직접 사모은 마스크팩. 약 28개였다.
나는 28개의 행복을 미뤘구나. 몇번이나 세보며, 내가 미룬 행복들을 손으로 만져봤다.
오늘은 몸이 아프다. 마스크팩을 하고 싶지만 그럴 행복조차 뻗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약을 먹고 이 글을 적는다. 내일은, 모레는, 조금 더 행복을 미루지 말아야지. 마스크팩만이 아니더라도.
나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어떻게 쉬어야 행복한지를.
이제는 행복을 미루지 않고, 나를 더 챙겨주려고 한다.
고생한 나에게. 이제는 더이상 행복할 수 있는 틈을 막지 말라고. 행복을 쟁취하라고. 아픈데도 글을 쓰며. 그렇게 헤아린다.
스스로의 행복을 쟁취할 노력을 해.
오늘은 몇번이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