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우리도 괜찮아야만 해.
'자기야 마야가 죽었어...'
'아.. 표현이 너무 직접적이지 않나? 죽다니?'
낯선 향과 낯선 표정 날이 선 상황 속에서
어이없는 짜증이 먼저 스쳐 지나갔다.
그저 마야에게 향했다.
빠른 걸음이었는지 느린 걸음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마야는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떨리는 손을 푸른 철장 안에 넣어
언제나처럼 가만가만 쓰다듬어 보았다.
마야는 따듯했다.
난 마야의 호흡 측정을 위해 하루에 두세 번씩
마야의 오르내리는 작은 가슴팍을 가만히 보고는 했었다.
15초에 3-4번씩 오르내리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이 느껴지던,
함께 호흡함에 순간순간 따스함이 치솟던,
들숨에 빽빽한 털들 사이 잠시 공간이 생기고
날숨에 생겼던 공간이 다시 하얗게 채워지는
그 숨들을 난 참 좋아했다.
마야의 하안 가슴팍.
하나. 둘. 셋. 넷.. 다섯..
평소와 같이 속으로 초를 세였다.
내 눈에는 마야의 오르내리는 가슴팍이 보였다.
빽빽한 털이 부풀어 오름을 보았다.
하지만 마야의 가슴팍에 얹은 내 손엔
고요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응 정말 숨을 안 쉬는구나.
'마야 괜찮아. 힘들었어? 이제 괜찮아. 집에 가자.'
아까 되뇌던 해주려던 말은 생각나지 않았다.
마야를 안심시켜 주려 웃으며 말해주리라 다짐했는데 이미 눈을 감아버린 내 고양이를 보며 웃어주긴 불가능했다.
그래도 아직은 보송하고 따스한 그 작은 가슴이 놀랄까 봐 크지도 작지도 않게 흐느끼며 괜찮다고 집에 가자고 속삭여주었다.
‘ 정말 방금 눈을 감았어요. 하시고 싶은 말씀 계속해주셔도 돼요 ‘
어제 마야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주던
주치의 선생님이 본인의 옷소매로 눈물을 꾹 찍어 누르며 말해주었다.
그래 심장이 멎어도 일정 시간 동안 귀는 계속 들린다며..? 마야 내 목소리 들었을 거야. 나 안 늦었을 거야. 안심했을 거야.
마야는 따듯했고 보송했고 고요했다.
내 손은 차가웠고 축축했고 떨리고 있다.
약간의 죄책감과 약간의 미안함 큰 후회와 큰 슬픔이 세차게 뒤섞이고 있었다.
'오빠 그래도 오빠 품에서 간 거지? 오빠가 쓰다듬어줬지? 말 많이 해줬지?'
'그럼. 내가 사랑하고 고맙고 이제 집 가자 하고 예쁘다고 계속해줬어. 그리고 좋은 꿈 꾸라고도 해줬어.
그렇게 정말 잠들듯이 갔어..'
'그래 그럼 됐어. 난 괜찮아 너무 잘했어 오빠. 난 괜찮아. 마야는 오빠 옆에서 자는 거 좋아했으니까. 마야는 잠든 걸 꺼야. 안심했을 거야. 그래도 아까 통화로 내 목소리 들려줬지? 마야 알아들었지? '
'응 그럼. 마야가 자기 목소리 들으니까 대답하려 했고 , 확실히 안심하는 듯했어 '
'응 그럼 난 다 좋아. 잘한 거야. 사랑하는 오빠 옆에서 마야는 잠에 든 거고 내 목소리도 들었고.. 그래도 내 얼굴 보고 가지 마야야.. 아냐 괜찮아.. 난 괜찮아..‘
그냥 난 괜찮아를 반복해서 말했다.
괜찮아.
마야는 편해진 거고 이제 안아파
마야가 편하면 난 괜찮고 그리고 사랑하는 오빠가 쓰다듬어 주면서 잠들듯이 갔고
내 손으로 안락사를 한 것도 아니고 내 얼굴 못 봤지만 그래도 내 목소리 들려줬고
괜찮아.
이 말 외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우리는 괜찮아야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