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너에게.

우린 그냥 믿어볼거야

by 남주

여지없이 마야의 장례식도 눈물범벅이었다.


마야의 영혼은 이미 집에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그냥 이게 마지막 마야의 감촉이라는 것이 너무 슬퍼마야를 쓰다듬는 손길을 멈출 수 없었다.


그래도 이 아픈 육신은 보내주자.


마음을 먹고

어제 만들어둔 우리의 머리카락을 단단히 엮은 붉은실을 마야 다리에 단단히 묶어줬다.


내 욕심일 수는 있지만.

마야와 우리의 인연은 계속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혹시나 마야가 길을 잃지 않도록

꼭 옆에 붙어있을 수 있도록


단단히 묶었다.


마야한테 하고 싶은 말도 적어 마야의 손에 쥐어 주었고 , 간식도 함에 넣고 화장을 진행하였다.


마야를 더 이상 쓰다듬지 못하는 건 너무 슬펐지만

영혼은 집에 있을 거니까.

화장하는 모습은 크게 슬프지 않았다.


아, 여기서 크게 슬프지 않았다는 것은 그냥 인생에서 두 번째로 슬펐다 정도다.

(첫 번째 > 마야가 죽었다는 그 순간)


그리고 화장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내 남편 또한 내 20대를 모두 함께한 사람이고,

마야를 함께 입양해 왔다.


남편도 나만큼이나 마야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유대가 깊었기에,

마야에 대한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음에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남편이 마야가 잠드는 순간을 지켜줄 수 있음에 너무 고마웠고

서로에게 굉장히 큰 위안이 되어 줄 수 있었다.


우리는 너무 울어 떠지지 않는 눈을 서로 바라보며

마야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애도했고

마야는 어떤 모습으로든 우리의 곁에 있을 것이라 서로에게 믿음을 주었다.


화장이 끝나고

거짓말처럼 눈이 내렸다.

오늘 하늘 분명 맑았는데.. 눈 예보 없었는데..


우리가 집에 가는 길.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살포시 하얗게 예쁘게 내리는 눈에


또 한 번 마야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