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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goon Nov 17. 2023

Wife랑 노는 게 제일 FUN 해(신행 편_2)

원래 해외여행은 이렇게 정신없는 건가요? (출발부터 환승, 도착까지)

무사히 붙은 좌석을 선택하고 난 뒤, 급! 마음의 여유가 생겨 공항철도도 예매하면 할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검색하여 알게 된 우리, 4시 반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1시가 다된 시각에 직통 공항 철도 예약을 하고 있었다.(바우처 검색하시면 기존 코레일 가격보다 할인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건 좀 꿀팁인 듯) 그리고 둘 다 편한 마음으로 이제 좀 자자 했을 때가 1시 반이었다. 4시 반에 일어나야 하는데….. 그리고 4시 반 알람소리가 우릴 깨웠다. 자연스럽게 와이프를 흔들며 깨워서 얼른 먼저 준비해.라고 얘기해 주고 나는 다시 이불속으로 …..(오해 없으시길. 단지 여자의 준비시간이 남자보다 길다는 것을 염두에 둔 행동일 뿐입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우리 부부는 장시간 비행에 대비하여 최대한 편하지만 너무 프리하지 않은 복장으로 집을 나섰다. 택시 예약을 하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아뿔싸… 신혼집으로 짐을 옮기는 도중 무리한 나의 허리가 급하게 통증을 전해오기 시작했다. 이것은 짐 옮기기+구두 신고 식장에서 하루 종일 인사+긴장한 탓에 힘이 들어간 내 몸 = 이 것들의 집합으로 생긴 통증이라… 큰일이다 이제 출발인데 벌써 이러면 어쩌나 ㅠㅠ 앉아서 쉴 때는 괜찮은데 일어나거나 움직이게 되면 강한 통증이 나를 힘들게 했다. (하필 신행 첫날부터 허리가 아프다니 여러 가지 의미로 참사가 아닐 수 없다)

 급하게 집에서 먹던 처방받은 약을 챙기고 진통제도 여분으로 챙겼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서울역 도착, 웬걸…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먹던 약은 세 봉지 밖에 남아있지 않은데 이걸 오늘 먹는다면 약기운을 모두 비행기에서 앉아 보내는 시간에 써버려야 하는데…. 참는다. 버틴다! 이리저리 스트레칭을 하며 허리를 풀어주며 6시에 출발하는 직행 열차를 기다렸다. 여기서 공항 직통 열차의 한 가지 편리한 점은 서울역에서 직접 짐을 부쳐서 공항에서는 체크인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짐을 승무원분께 드리고 설명을 듣는데 갑자기 승무원분이

 “짐은 보스턴에서 다시 찾아서 환승 항공사에 다시 맡기셔야 해요”라고 하시는 것이다. 예? 승무원 언니 그게 무슨 말이요. 연결된 항공사로 바로 환승인데 짐을 우리가 찾아서 다시 맡겨야 한다고? 해외여행은 거의 처음인 나도 충격이지만, 여행을 좀 다녀봤다는 와이프 역시 신선한 충격인 듯싶었다. 일단 승무원분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알겠습니다.” 하고 우리 둘은 앉아서 우리의 환승지인 보스턴 공항의 환승에 대해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보스턴 공항은 공항 사이즈도 그리 크지 않고 도착 터미널에서 환승터미널까지 무료 이동수단이 존재하는 데다가 도착 터미널과 출발 터미널 사이의 거리가 크게 멀지 않아 보였다. 다만 타지에서 짐을 찾아 다시 맡기고 환승 터미널을 가서 환승을 하기에는 두 시간이라는 시간이 좀 빠듯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 보니 어느새 공항 열차 탑승 안내 방송이 나왔고 우리는 가볍지만 걱정 가득한 맘으로 열차에 몸을 싣고 이동하였다. 이 날의 기분을 다시 생각해 보면, 신혼여행이라는 기분에 설레고, 해외여행이라 들뜨고, 와이프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 행복하고, 허리가 아파 걱정되고, 짐과 함께 환승한다는 첫 경험에 두렵고, 졸리고, 여러 감정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공항도착! 직행이라 확실히 빠르구먼!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만에 공항에 도착해서 나의 마지막 흡연 시간을 가지고 우리는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잠이 깨고 여행을 가는구나라고 인식하게 되고 몸도 잠에서 깨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는 배고픔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일단 체크인을 끝내고 보딩 전에 밥을 먹자. 먹고 나서 면세점을 둘러보자! 계획했다. 각 어머니들께 드릴 선물을 면세점에서 둘러보자 했던 우리였기에 면세점 구경은 빠질 수 없는 일정이었다. 물론 나의 허리가 아픈 것은 변수였지만…. 공항의 캐리어 카트를 거의 지팡이처럼 끌면서 다녔다. 왜! 왜 하필 지금부터 아프냐고요 ㅠㅠㅠㅠ

공항에서 조식(?)을 먹으며 활주로 구경


공항에서 조식을 먹으며 양가 부모님들께 무사히 늦지 않고 공항에 잘 도착했다는 보고 후 우리가 보딩을 해야 할 게이트로 이동했다. 아니? 근데 흡연부스가 내부에도 있네? 무조건 이용해야지? 양치를 하러 간다는 와이프를 뒤로하고 난 흡연부스로 쪼르르… 허리가 아프지만 흡연자가 비행 전에 흡연은 못 참지!


 사실상 나의 첫 번째 해외여행인 우리의 신혼여행 보딩이 시작되었다. 이른 시간이고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나만 일하나 봐 다들 놀러 가는 것 같아.”

“지금은 너도 놀러 가잖아.”

“아… 그러네”


나도 놀러 가는 거구나! 신나게 놀다 와야지. 보딩과 탑승에는 다행히 아무 일도 없이 잘 지나갔다. 그런데 한 가지 의외의 것은 생각보다 뒷자리가 없는 비행기 좌석, 뒷자리가 캔틴인 좌석 통로 쪽에 둘이 붙어 앉았는데 의외로 편하다는 것이다. 다른 좌석은 뒷사람 눈치 보느라 의자를 젖히지 못하지만 우리는 뒷좌석이 없었기에 많이는 아니지만 의자를 젖혀서 쉴 수 있었고, 화장실 바로 옆자리라서 왔다 갔다 하기에도 불편함이 없고 현재 허리가 안 좋은 나도 스트레칭을 하러 일어나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캔틴 앞 좌석이 그렇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는데 우리만 몰랐던 건 아니겠지?) 그렇게 전날 무사히 붙어가도록 예약했던 우리는 꿀 같은 좌석과 함께 우리의 신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좌석이 불편하지 않았기에 장거리 비행치고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 아내는 생각보다 장거리 비행 경험이 있었고, 나는 출장 때 한번 타본 게 전부였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되려 나에게 힘든 건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강제금연이었다지…. 비행기의 기내식도 나름 먹을만했다. 나도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장거리 비행에 대한 걱정과 막연한 공포(?)가 있었다. 장시간 앉아서 가는 것도 그렇고, 다들 얘기하기를 가면서 푹 자고 가서 시차가 바뀌어야 도착해서도 편하게 지낸다고 했었는데 잠자리가 예민한 나였기에 비행기에서 잘 잘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기 때문이다. 허리가 아픈 것만 빼면 예식의 피곤함과 전날의 밤샘 덕분에 예민함이 없어진 것인지 잠도 잘 잤다. 분명 기내식을 먹고 쉬고 있는데도 누군가의 오더로 인한 라면향이 기내에 퍼지자 우리 부부를 포함 최소 열명은 컵라면을 시켰으리라…! 역시 라면 냄새는 못 참지!

무슨 생각으로 하나가지고 둘이 나누어 먹었는지… 하나씩 먹을껄


이제 우리가 걱정할 것은… 보스턴에서의 환승문제! 우리가 보스턴에서 내리는 터미널은 E터미널, 마이애미를 가기 위해 가야 하는 America Airline은 B터미널. 짐을 찾아서 가지고 터미널을 옮겨가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내 출장도 그렇고 와이프의 여행도 그렇고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둘 다 초긴장상태였다. 일단 길지 않은 환승시간(두 시간)이 더 걱정되었다. 다행히 비행기는 연착 없이 오히려 우리를 도와주려는 듯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고 우리는 서둘러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던 입국심사를 하러 이동했다. 예상보다 줄은 길지 않았고 우리 부부도 서둘렀다. 스피킹에 익숙지 않았던 나는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 먼저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같이 온 일행과 함께 입국심사를 받는 것을 보고, 우리도 같이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서둘러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짧게 빨리 하고 지나가길 바랐다.


웬걸… 지나고 보니 우리를 심사했던 직원이 제일 꼼꼼하고 상세히 물어보았다. 왜 왔냐, 어디로 가냐, 어디서 자냐, 한국에서는 무슨 일을 하냐, 등등 거의 모든 인적사항을 물어보았다. 맘 급한 우리로서는 점점 더 초조해질 뿐이었다. 다행히 우려했던 입국심사가 무사히 끝나고 우리는 지체한 시간만큼 종종 빠른 걸음으로 짐을 찾아 나섰다. 짐을 찾으면서 주위의 직원에게 물어보자는 나의 권유에 영어 말하기에 능한 아내가 질문을 던졌고, 우리가 검색한 것과는 다르게 짐을 나가자마자 같은 터미널에서 바로 부치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속으로 물어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바로 캐리어를 끌고 이동했고, 짐을 바로 맡기고는 B 터미널로 이동을 위해 공항 외부로 나왔다.


“흐음~ 외국 냄새!!!”


뭔가 촌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아내….


“뭐?!”


그렇게 우리는 터미널끼리 이동하는 순환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했고, 정류장 같아 보이는 곳에 서서 기다렸다. 한국인처럼 보이는 분이 한 분 더 계셨는데 조심스럽게 우리는 여기가 B터미널 가는 곳이 맞냐고 영어로 물어보았고, 그분은 영어로 대답하셨다. 같은 터미널로 이동하는 분이셨다. 그리고 한국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순환버스에는 친절하게 각 터미널마다 항공사가 다 적혀있었고 안내방송을 듣고 내리기만 하면 됐다. 당연(?) 버스 이용료는 무료! 그렇게 무사히 우리는 B터미널에 도착했고,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환승 코스를 마치고 게이트 앞에 설 수 있었다. 막상 환승이 다 끝나고 나니 되려 시간이 남아 우리는 공항에 있는 편의점에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사 먹고 쉬었다지?

무사히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탑승했고, 4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최종도착지인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했다. 다행히 저녁시간은 아니고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서 날도 너무 좋고, 하늘도 너무 이뻤다. 마치 우리의 신행과 나의 첫 해외여행을 축하해 주는 것처럼! 드디어 신행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친절하게 항공사가 다 적혀있는 순환버스
터미널마다 항공사가 정해져있어서 우리가 타는 게이트 앞에 크게 AA(America Airline)이 적혀있었다.
마이애미 도착전에 찍은 마이애미의 나름 항공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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