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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goon Nov 19. 2023

Wife랑 노는 게 제일 FUN 해(신행 편_3)

여행은 우당탕탕이 제 맛이지요

무사히 공항에 도착한 우리 부부. 탑승부터 환승, 도착까지 장장 22시간의 대장정 끝에 드디어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 했지만 아직 여행의 날짜는 출발한 25일 그대로. 이것이 시차인가!

이미 입국심사는 보스턴에서 하고 왔기에 우리는 서둘러 짐을 찾으러 이동했다. 짐 찾는 곳이 생각보다 멀었다. 기존의 공항은 대부분 나오면 얼마 가지 않아 뿅 하고 짐 찾는 곳이 나왔지만, 거의 10분가량 도보로 이동하여 도착했다. 그렇게 우리는 짐을 기다리고 있었고, 신혼부부 같지 않게 캐리어가 단 두 개(물론 사이즈는 가장 큰…)였다. 하나의 캐리어가 나오고 다음 캐리어를 기다리는데 이동벨트가 갑자기 뚝.


“엥?”

“우리 거 안 나왔는데..”


둘 다 정지. 너무 당황스러웠다. 둘 다 장시간 비행을 대비해 편한 옷을 입고 왔기에 신혼여행에 어울리는 옷으로 갈아입어야 하는데…. 나온 캐리어에는 대부분 수영복과 정말 정복 같은 느낌의 옷들뿐……


“뭐여.. 뭔 일이여”


우리는 서둘러 옆에 있던 직원분께 물어보았고, 고객센터 같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 줬다.

고객센터의 직원에게 이러저러한 설명을 와이프가 했고(난 스피킹은 약하다. 입이 잘 안 떨어지더라고..) 귀신같이 내가 들은 내용은 와이프가 못 듣고, 내가 못 들은 내용은 와이프가 듣고, 부부 합심의 힘을 보여주며 대화를 이어갔다. 직원은 상황을 이해하고 인적사항을 적는데, 한국의 주소를 외국에서 말하려니 직원분까지 우리 셋은 쩔쩔맸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대비도 안 돼있었고, 스펠링까지 불러줘 가며, 직원과 합심하고 있었다. 그러다 검색해서 보여주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왜 이제 얘기해!”

“아니…. 지금이라도 한 게 잘한 거 아녀…?


다행히 검색한 내용을 보여주자 직원분은 환하게 웃으며 인적사항 작성을 마치고, 우리에게 머무르는 숙소 주소를 물어보며 짐을 우리의 호텔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우리 짐이 우리가 타는 비행기에 함께 타지 못했고, 국내선이니 운항수가 많아서 다음 비행기에 함께 보내어 숙소로 보내준다는 내용이었다. 다행힌지 불행인지 그렇게 ‘사건’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호텔로 향하기로 했다.


 우리 부부는 공항 외부로 나오자마자 둘 다

“와~ 습하다 “

라고 동시에 말했다. 그렇다. 마이애미는 엄청 습하고 더웠다. 한국의 제일 더운 8월 초 날씨와 똑 닮아 있었다.

짐 때문에 혼이 나간 우리는 택시안에서 하늘을 찍었다….

우버를 타고 숙소로 가자!

한국에서는 택시를 탑승하며 기사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이동했었는데 아무래도 영어다 보니 입꾹닫. 조용히 이동만…..

검색했을 당시 마이애미에 우리가 머무는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다행히 날씨는 맑았다. 역시 와이프님의 맑은 날씨 기운은 내가 가진 비의 기운을 가볍게 누르는 모양이었다.

친절히 호텔 앞에 내려준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벨보이가 마중 나와 짐을 옮겨줬다.(오…. 신기해. 돈의 맛) 벨보이에게 달러를 쥐어주고 깨달았다. 이제 팁 문화의 시작이구나. 다행히 와이프가 영어 스피킹에 매우 익숙해 체크인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프런트에 우리의 짐이 저녁 늦게 도착할 것 같다는 얘기를 남겨두고 우리는 방으로 향했다. 직업 특성상 출장이 많은 나는 여러 숙소에 묵어봤지만, 신혼여행이라 그런지 어느 숙소보다 안락하고 좋아 보였다.

호텔방에서본 전경. 도착하자마자 무지개와 함께 했다.
오 내이름 나와! 오오

도착하자마자 전경을 보며 우리는 와….. 진짜 둘이 놀러 왔구나 신혼여행이구나 무지개다 감탄을 연발하며 잠시 감상에 빠졌다. 그리고 배고픔을 느꼈다.

다 봤다! 이제 우리 밥을 먹으러 가자!

여행 시작 전에 호텔 근처에 찾아놓은 음식점을 찾아 움직였다.


“햄버거!”


와이프의 식사메뉴는 햄버거였다.


“역시 미국에 왔으니 첫 끼는 햄버거 인가?!”


평소에는 즐기지 않지만 이곳은 미국이 아닌가! 그리고 신혼여행에서는 와이프 말을 무조건 잘 들어야만한다.

숙소 근처는 베이사이드 마켓이라는 곳이었다. 바다 옆에 항구처럼 만들어진 식당이 즐비한 곳인데 그곳에 우리가 여행 전에 봐두었던 식당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해가 지고 있었고, 우리는 노을 지는 광경을 뒤로하고 산책하고 여유로움을 느끼며 걸어갔다. 베이사이드 옆에는 런던 아이 같이 마이애미 아이도 있었다. 노을이 지고 불이 들어오니 진짜 관광지구나. 우리는 놀러 왔다! 의 감정이 교차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 바로 찜해둔 식당으로 향했고, 빠르게 주문을 하고 햄버거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예전 해외 출장 때 햄버거를 시키고 한국의 세배는 되는 크기에 놀랐던 나는 잔뜩 기대했지만…


“여기 햄버거는 작네?”


의도치 않게 실망. 생각보다 한국 버거랑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다른 점은 장소가 미국이라는 점. 와이프와 둘이 햄버거를 맛있게 처리하고, 베이프런트 마켓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관광 물품을 파는 샵이 많았다. 옷부터 액세서리, 모자 등등 많은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놀았다. 그렇지만 딱히 맘에 드는 것도 없었고, 굳이 사야 하나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둘 다 하나도 사지는 않았다. 그렇게 마켓거리를 빠져나와 해가 완전히 저문 마이애미 바닷가에 앉았다. 신기하게도 노을이 질 때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은 어느새 구름이 덮여있었고,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고 있었다. 그리고는 둘이 밝게 불이 들어와 돌고 있는 마이애미 아이를 보며 감상에 빠졌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무사히 잘 도착해서 놀고 있네. 이제 결혼했으니 우리 둘이 같이 헤쳐나가고 이겨내고 같이 걸어가야 해. 같이 잘 살아보자.”

“그래! “


감상에 빠진 F(나) 옆에 T(와이프)였다.

마켓에서 숙소까지 대략 10분 정도 되는 거리를 바닷길과 함께 걸어 들어와 우리는 드디어 신혼여행 첫날밤을 맞이했다. (두구두구)

그렇지만…. 차례차례 씻고 나오니 둘 다 급속도로 피로가 몰려오고(장거리 비행, 긴장감, 짐이 안 옴 등, 한 번에 피로가 몰려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와이프가 씻는 동안 짐은 공항에 도착했으나 너무 늦은 시간이라 운송수단이 없으니 내일 새벽 6시쯤 호텔에 도착한다는 안내 메일을 전해받았다. 다행이다.


“내일 아침엔 짐이 오겠지? 이동하느라 고생 많았어. 여보”

“자기도 고생 많았어~ ”


그렇게 몇 마디 주고받다가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마이애미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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