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전마케팅학회 KUDOS Mar 19. 2024

홍콩 ELS 사태가 한국 사회에 불러올 파급 효과

SOCIAL ISSUE

홍콩 ELS 사태가 무엇일까?

홍콩 ELS 사태가 ‘제2의 DLF 사태’라고 불리는 만큼, 홍콩 ELS 사태의 파급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DLF 사태부터 숙지해야 한다. 2019년 발생한 DLF 사태는 독일 국채 금리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DLF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일어나며 시작되었다.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가 -0.2% 이상으로 유지되면 연 3~5%의 수익이 지급되지만, 이보다 낮아지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이때 독일 국채는 2019년 5월 말 이전까지 -0.2% 이하로 하락한 적이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기에 많은 소비자가 가입했으나, 2019년 9월 독일 국채 금리가 -0.7%까지 하락하며 국내 소비자가 대규모 손실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은 제2의 DLF 사태를 방지하고자 신탁 상품의 은행 판매를 금지했으나, 은행이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공모형 ELS만이라도 판매를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자 결국 파생상품 총량규제를 통해 제한적으로 판매가 허용되었다. 또한, 2011년 발의 이후 지속적으로 통과되지 못했던 금융소비자보호법이 2021년 3월 시행되었다.


이렇게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2021년, 홍콩 ELS의 3년 만기가 돌아오며 판매가 진행되었다. 홍콩 ELS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50개의 중국 기업의 주가를 토대로 산출한 주가지수인 H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가입 당시 주가지수의 특정 비율을 정해두고, 만기 시 그 비율 이상이 유지되면 수익이 지급되지만,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홍콩 H지수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의 하락장이 없어 많은 은행이 소비자에게 가입을 권했으나, 최근 H지수가 고점이었던 2021년 상반기 대비 급락하며 약 53%의 손실률을 기록해, 1천억 원이 넘는 원금 손실이 확정되었다. 


출처: 서울경제


홍콩 ELS 사태, 왜 발생한 것일까?

홍콩 ELS가 판매되었던 2021년 3월은 팬데믹으로 인해 고물가/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던 때로, 많은 소비자들은 저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에 비해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ELS에 투자를 감행했다. 또한, 홍콩 ELS 투자자 10명 중 4명이 60대 이상의 고령 투자자인데, 이들은 퇴직연금 등의 목돈을 불릴 수요와 함께 홍콩 ELS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렇게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홍콩 ELS는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로 인해 손실을 보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잘 먹고 잘 살자’는 의미의 ‘공동부유’를 새 정책 기조로 내세웠는데, 이에 따라 GDP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독점적 행보를 보이는 부동산 및 플랫폼 기업에 규제를 가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이탈하며 H지수가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 손실 사태는 국내 홍콩 ELS 상품의 구조로 인해 그 피해가 더욱 심화되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위원은 2018년부터 ELS 상품의 일반 투자자로의 급격한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추측하며, 해당 상품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금융당국에 제언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해당 사안에 대한 점검은커녕, 공모형ELS의 제한적 판매를 허용하며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다.


또한, 은행의 직원 성과 지표인 KPI 1000점 중 약 400점이 ELS ELS 판매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었으며, 이로 인해 직원은 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나아가 고객이 상품을 중도환매 하지 않게 하도록 압받받았다. 고객의 안정성, 투명한 정보 공개보다 은행의 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KPI가 ELS의 판매를 더욱 촉진한 것이다.


홍콩 ELS 사태, 한국 사회에 어떤 효과를 불러올까?

우선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여부, 적정 배상 비율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하며 배상안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을 가장 큰 쟁점으로 두고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적합성 원칙에 따르면, 은행은 다방면으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후 투자 적합성을 판단해야 하며, 고객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소비자에게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하면 안 된다. 또한, 설명 의무에 따르면, 은행은 홍콩 H지수의 과거 급락 사실, 손실 통계 등을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 결과 이를 위반한 사례가 발견되며, 금융당국은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토대로 ELS 상품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 


하지만 DLF 사태에 비해서는 배상 비율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DLF 사태의 경우 증권사가 독일 국채 금리의 높은 변동성을 간과하고 상품을 설계했으나, 홍콩 ELS는 10년이 넘는 판매 기간을 지닌 ‘베스트 셀러’ 상품으로, 정상적인 상품이지만 그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상을 높게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DLF 사태 이후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을 강조하는 조항이 들어간 만큼, 적정 배상 비율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당장 퇴직연금이 필요한 투자자 등 소비자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의 자율 배상을 독려했다. 그러나, 조 단위 과징금이 부과될 위기 속 은행은 이러한 자율 배상 권유를 거절하고, 금융당국이 내놓을 배상안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SBS Biz


금융당국은 이러한 배상안 마련에 더해 파생상품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시행할 것이다. 우선, DLF 사태 당시 시행되지 못한 고위험 상품의 은행 창구 판매를 다시금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 등의 우려가 있기에, PB 창구를 지닌 은행 위주로만 판매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함으로써 사후적 규제를 추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증권거래소와 소비자의 1대1 판매를 통해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을 대폭 낮추는 ELS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행보에 은행은 각종 로펌을 선임하며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일반 투자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러한 대응은 당장은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은 홍콩 ELS 사태에 대한 관심이 총선까지로 그치며 ‘포퓰리즘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지속해서 일반 투자자의 권리 보호에 집중하고 금융당국의 행보를 감시해야할 것이다.


홍콩 ELS 사태로 인해 유래 없는 대규모 손실이 예측되고 있는 상황, 기업은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까?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이슈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 1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고위험 상품에 대한 규제가 일어나며 공격형 투자자는 저위험 중수익의 증권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따라서 은행에 비해 접근성이 낮지만,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저위험 중수익의 증권을 추천해야 한다.


# 2 

고령 홍콩ELS 투자자들은 장기화되고, 점차 복잡해지는 배상안 마련 및 분쟁조정과정에 피로감과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따라서 시니어 플랫폼은 홍콩ELS 사태를 겪은 고령 투자자들에게 사태의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함으로써 많은 소비자를 유입하고, 신문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종이신문 구독률을 높여야 한다.


홍콩 ELS의 대규모 손실이 확정되며 금융당국, 정부, 소비자 등 각종 이해관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현재,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려대 사회학과 서현빈

shb0811@naver.com

 

작가의 이전글 메타, 코카콜라, Elkjøp의 브랜드 가치 실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