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TRACKING
오늘의 케이스 트랙킹은 <에이슬립> 입니다. 이 케이스 트랙킹은 2020년 설립된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이 자동화된 수면 측정과 신뢰도 높은 수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자사만의 슬립 UNIVERSE를 구축하고 국내 슬립테크 기업 내 독보적인 포지션을 구축해 나감과 동시에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으로 진출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2023년 3월, 에이슬립이 16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성공한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에이슬립의 산업군인 ‘슬립테크 산업’은 무엇일까?
‘슬립테크’란 수면(Sleep)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를 활용해 맥박과 뇌파 등의 생체신호를 분석하고 최적의 수면환경을 조성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기술산업이다. 슬립테크는 수면을 분석하는 ‘수면 모니터링 기술’, 잠에 들게 하기 위한 ‘수면 유도 기술’, 수면 관련 질환을 가진 사용자에게 개선과 치료를 제공하는 ‘수면 질환 관리’로 분류된다. 2022년 기준 국내 수면장애환자는 109만 명 이상으로 집계되었으며, 한국인의 수면 만족도는 세계 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 속 신현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향후 5차 산업혁명은 ‘수면’분야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며 ‘슬립테크’에 대한 관심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에이슬립은 어떠한 가능성을 파악했을까
1. 기존 수면다원검사 방식의 한계
병원에서 행해지는 수면다원검사(PSG)는 개인의 전반적인 수면 패턴을 파악하고 수면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수면 전문가가 필요해 정기적으로 수면을 측정하고 분석 하기엔 어려움이 존재한다. 기존에는 비급여 진료로 운영되며 70만원에서 100만 원 사이의 금액을 지불해야 했지만 2018년 7월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약 11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불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기타 수면장애 관련 수면다원검사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부담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한 후 약 7시간 가량 진행되는 방식으로 인해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높고 소외된 지역의 거주민이나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에게는 어려운 검사라는 지적도 꾸준히 존재해왔다. 또한 대학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으려면 이비인후과 등에서 진료 의뢰서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며, 서울대병원 기준 5개월의 대기기간을 거쳐야 검사가 가능하다. 이와 같은 상황 속, 평소의 수면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정확하고 간편한 검사법의 필요성이 부상했다.
2. B2B모델과 B2H모델 속 슬립테크의 활용 가능성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활용되는 매개체나 통신 규칙을 뜻하며 빠르고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한편 국가과학기술정보서비스(NTIS)에 따르면 국내 슬립테크 관련 국가연구개발은 대학(56%)와 중소기업(34%)위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LG전자,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후발주자로서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침실의 디지털전환’을 목표로 기존 슬립테크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과 API활용 등을 통한 시장진출에 힘쓰고 있다.
한편 수면장애의 치료 원칙은 인지행동치료인데, 환자의 니즈와 병원 구조상의 문제로 원활한 인지행동 치료가 진행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짧은 시간 안에 호전을 원하는 환자 스스로가 약물을 원하는 경우가 많고, 많은 인력 투자로 손실을 보는 병원의 구조로 인해 제대로 된 인지행동치료의 진행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슬립테크가 부상하고 있다.
3C분석을 통한 에이슬립의 전략 도출
1. 자사 분석(Company)
에이슬립은 ‘호흡’의 방식을 통한 수면분석을 통해 자사만의 독자적인 슬립테크 UNIVERSE를 구축해냈다. 에이슬립에 개발한 수면 진단 어플 ‘슬립루틴’은 애플, 아마존, 삼성전자의 슬립테크 제품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정확도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러한 자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 2021년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아마존과의 협업 파트너사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에이슬립은 자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아마존 이외에 다양한 제휴처를 보휴하고 있는데, 수면의 정량화된 정보를 활용한 기존 기업과의 생태계 결합을 통한 SaaS&Hardware구축을 통해 2022년에는 기업가치 900억 원을 인정받는데 성공했다.
2. 소비자 분석(Consumer)
최근 웰니스(Wellness)트렌드로 인해 ‘적극적 건강’의 개념이 부상했는데, 잠을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벗어나 건강을 위한 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좋은 잠을 위해 기술의 도움을 받으려는 의향도 크게 증가했다. 한편, 슬립테크 시장은 수면 모니터링 솔루션과 개선 솔루션으로 이원화되어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착용을 필수전제로 하는 ‘웨어러블 기기’로 인한 사용자 경험 저하로 인해 더 나은 통합형 솔루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3. 경쟁사 분석(Competitor)
에이슬립이 처한 경쟁상황은 1)니어러블 기술을 활용한 업체와의 경쟁, 2)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보유한 업체와의 경쟁, 3)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으로 진입하는 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나뉜다. 비알랩은 별도의 장치 없이 매트리스를 활용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일상에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으며, 큐라움은 만성 수면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드웨어 ‘오라로그’와 소프트웨어 ‘오라로그온’을 통한 돌봄과 치료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무니스는 ‘수면을 돕는 모너럴 비트 레이어링 믹싱 방법’과 같은 핵심 특허를 포함하여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23년에는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슬립테크 기업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에이슬립,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전략 1) 자사만의 독보적인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초개인화 서비스를 진행하는 기업과의 B2B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이에 에이슬립은 2024년 6월, AI에 기반한 영상 운동 코칭, 식단 기록 및 영양 코칭 등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더헬스’플랫폼 내 에이슬립의 인공지능 수면 분석 서비스와 솔루션 기능을 탑재했다. 해당 협업을 통해 단순히 수면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의 수면 데이터를 다른 기업에 도매로 판매함으로써 기업에게는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사의 입장에서는 수익화 모델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전략2) 가정 내에서 지속적으로 수면패턴을 분석해 수면 무호흡증을 간편하고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어플을 개발하여 간과하고 지나갈 수 있는 수면 무호흡증 여부를 확인 가능하게 하자.
이에 에이슬립은 2024년 5월, 가정에서도 스마트폰 앱만으로 간단하게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수면 무호흡증 진단보조 어플 ‘앱노트랙’을 출시했다. 앱노트랙에 탑재된 인공지능 모델은 수면 중 숨소리를 활용해 환자의 호흡 패턴을 분석하며 최소 20분 이상의 수면 데이터만 있으면 수면 무호흡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전략3) 수면문제 해결에 대한 니즈가 높은 일본 내 기업과의 업무 협력을 통해 일본 슬립테크 시장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자
이에 에이슬립은 2023년 11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 IT기업인 Realize Innovation은 지난 2023년 11월 에이슬립과의 업무 협약(MOU)를 체결하였다. 해당 협력을 통해 리얼라이즈는 에이슬립의 슬리피트랙 플랫폼과 슬립루틴을 결합해 다양한 고객에게 맞춤제공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에이슬립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세계 최대 수면 시장 중 한 곳인 일본 시장에서 정확하고 간편한 자사의 수면 측정 AI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여 일본 시장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에이슬립 전략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
첫 번째 전략에서는, 조달한 자금을 모두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글로벌에서도 인정받는 기술력을 갖추게 된 에이슬립이었지만 기술 수준에 비해 수익화 방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었기에, 적극적인 B2B협력 대상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 속 삼성생명의 종합 건강 플랫폼인 ‘더헬스’와 협력을 진행하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한 것이 좋은 선택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향후 발전 방향도 기대 된다.
두 번째 전략에서는, ‘수면 무호흡증’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앱을 출시함으로써 에이슬립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번 앱노트랙 출시를 통해 ‘누구나 필요하다면 비용걱정 없이 수면검사를 받았으면 한다’는 자사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익화가 중요한 시점인 만큼, 향후 앱노트랙을 활용해 양압기와 같은 수면 무호흡 치료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화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마지막 전략은, 글로벌 슬립테크 기업을 지향하는 에이슬립이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일본’의 수면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이 적합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기업 ‘리얼라이즈’는 일본 내 헬스케어 등에 관한 각종 시스템 및 솔루션의 기획, 설계, 개발, 운용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업개발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에이슬립과 일본 시장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는 리얼라이즈의 협력을 통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에이슬립이 제공하는 슬립테크 기술을 통해 우리 모두의 수면의 질이 높아지는 그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윤정이
jungyee04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