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김쌤
"탁구종합병원"
[롱다리 박 탁구 클리닉 ] -
[ 탁구 에세이]
▶ 13년 전쯤, 한창 탁구에 재미가 생겨서 늦게까지 운동하던 시기다. 관장님은 퇴근하고 남은 사람들끼리 열심히 탁구를 쳤다.
그렇게 한참을 치다 보면 체육관에는 두 명이 남는다. 근처 영어학원 선생님, 나. 김쌤이라고 불렀는데 탁구에 진심이었고 열정이 있어서 거의 매일 운동하러 왔다. 오면 늦게까지 운동을 해서 나랑도 공을 많이 쳤었다. 실력도 둘 중 하나가 월등히 뛰어난 것이 아니라서 게임을 하면 더 박진감 넘쳤고 흥미진진했다. 게임을 할 때면 마음은 이미 국가대표가 된다. 땀을 흠뻑 흘리고 밖에 나오면 김쌤은 "갈래?"한마디 하고 근처 식당으로 향한다. 나도 운동을 하고 허기가 져서 따라간다. 도착하면 막걸리 두병에 사이다 한 병, 밥 한 공기, 제육볶음 이렇게 시키고 나는 밥을 먹고 김쌤은 막걸리를 마신다.
나는 술을 즐겨 하지 않는데 처음엔 한 잔을 권하길래 마셨다. 달짝지근하면서 시원했다.
그렇게 먹고 마시면서 탁구 이야기부터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배가 부르게 먹고 밖에 나오면 몸에 땀이 식어서 바람이 살짝 만 불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몸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기분이 묘하게 더 좋았다. 그런데 그 시기엔 운동시간이 그렇게 겹쳐서 김쌤과 거의 매일 막걸리 두병 사이다 한 병을 탄 막걸리를 조금씩 마셨다.
몇 달을 그렇게 보냈다. 어느 날 김쌤이 운동하러 안 오시면 뭔가 허전했다. 문뜩 막걸리가 생각이 났다. 운동하고 땀 흘리고 몸에 힘도 없을 때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운동 끝나고 혼자 식당을 서성인 적이 있다.
지금은 어디에서 운동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 듣기로는 혈액 암으로 고생하시다가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코로나도 조금씩 물러가고 있으니 한번 찿아뵈야겠다. 예전처럼 한게임 하고 그때 그 막걸리 2병 사이다 1병 비율의 막걸리를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 적당히
운동으로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술로 원래대로 되돌리지 말자.
그런데 이게 중독인가? 난 그냥 생각이 났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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