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수업 4월 두 번째 이야기

내 고향 산천은~~~

by 설레는삶

여행이라는 주제로 4월 수업을 이어나갔다. 두 번째 주는 전국 지도를 보면서 위치를 확인했다. 초등교육에서 사회과부도를 보면서 전국 지역명을 공부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느 방향인지 혹은 전국 각지의 주요 도시 이름 등을 익힌다.


전국지도를 살피면서 얻고자 하는 교육목표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지도에 나와있는 각 도의 이름에 해당하는 글자를 파악하기다. 두 번째는 지역별로 위치를 익히기이다. 예를 들면 충청남도나 경상북도가 동쪽인지 서쪽인지 정도를 알아보는 게 목표이다.

수업시간에 활용한 전국지도


성인 대부분은 전라도가 대략 지도상에 왼쪽이고 강원도가 지도 위쪽에 위치한 것쯤은 알고 있으리라.

그래도 어르신들에게 지도를 보면서 다시금 지역별 위치를 알려드리고 싶었다.


독해 수준에 따라 경기도, 강원도와 같은 지역 이름을 읽기조차 어려운 분도 많았다. 초급자 대상으로는 지역 이름 익히기를 목표로 수업을 했다.

지역별 위치를 알려드리고 지역 이름 읽기를 시도했다. 몇 번 반복하면서 지역을 알려드리면 위치 파악이 어느 정도 되리라 여겼다. 그래서 질문을 해보았다.

“강원도가 어디예요?”

라고 물었는데 많은 분들이 바로 대답하지 못하셨다. 대략 위치 파악이 안 되어도 글씨를 알면 대답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바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어하셨다.

지도에 도 이름과 주요 도시 이름이 섞여있어서 바로 알아보기도 어려워하셨다. 다음번 수업 때는 지도 형태도 도 이름만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걸로 선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수업을 해보니 수업자료는 대상자에 따라 신중하게 골라야 함을 계속 느낀다. 많은 내용을 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간단명료한 것이 수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거다.



지역 이름 기원

수업을 좀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각 지역 도 이름의 기원에 대해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충청북도’는 ‘충주’와 ‘청주’의 첫 글자에서 따와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간단하게 자료를 만들어보았다.


위에 자료를 보여드리면서 어르신들에게 설명을 해드렸다. 열심히 들으셨지만 관심을 보인분은 의외로 적었다. 이런 지식은 가볍게 주위 사람들에게 아는 척할만한 것이라 여겼다. 재밌게 듣고 기억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개를 끄덕거리시는 분들이 몇 분계셨지만 이해하는 눈빛이 아니 듯했다. 내가 설명해드리는 것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시는 듯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준비해 간 자료이니 일단 모든 분들에게 설명을 해드리긴 했다. 이것도 문자해독이 가능해야 좀 더 흥미를 보인다.


수업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읽기가 가능하신 분들 대상으로 글쓰기를 진행했다.


본인 고향을 말해보고 지도에서 표시를 해보았다. 고향 주소를 간략히 적어보고 고향 자랑하기를 했다. 자녀분들이나 친구분들과 여행을 많이 다니셔서 여기저기 말씀을 많이들 하셨다. 몇몇 분들은 지역명과 관광지 이름을 명확히 말씀하시기도 하셨다. 그런데 많은 분들은 어디를 많이 가긴 했지만 정확히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셨다.

난 어르신들의 추억들을 기록으로 어떡하든 남기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실은 나도 관광을 다니지만 정확히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지도를 보면서 ‘아 여기 가 본 적 있어요!’라고 하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실 때는 신나 하셨다.

한글을 읽어도 아직은 받아쓰기 실력이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말씀을 하시면 내가 많은 부분은 정확한 글자를 써주고 어르신이 옮겨 적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한글 쓰기 실력이 높아지고 어르신들의 일생 중 일부라도 남겨드리고 싶다.


일주일 동안 이런 과정을 통해 모든 어르신들의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한분만이 평생 동안 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않으셨다. 어릴 적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 던 이야기라도 있을까 싶어 여쭈어보았다. 그런데 그분은 ‘글쎄요.’라고 하시고 별다른 말씀을 하질 못하셨다. 정말 놀았던 적이 없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넘기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난감하다.


수업 전에 준비한 내용들로 어떻게 진행할지 상상해본다. 막상 해보면 상상한 것처럼 이뤄지기도 하지만 즉흥적으로 대응해야 할 경우도 많다. 겉으로 표 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그럭저럭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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