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2장

by 욕망의 화신 경희

요한계시록 12장에는

뿔 달린 붉은 용과 한 여자가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용은 일곱 머리와 열 뿔을 가진 존재로

권력, 제국, 폭력, 혐오를 상징한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삼키려 하고

여자가 살아갈 공간을 끝까지 추적한다.

이 장면을 요즘 현실로 번역하면

나는 주저 없이 트럼프가 떠오른다.

트럼프는 개인 하나가 아니라

백인 남성 중심 권력

혐오 정치

기독교 근본주의

자본과 군사주의가 결합된 얼굴이다.

그가 집요하게 공격해온 대상은 늘 같다.

여성의 몸

장애인의 권리

이주민의 생존

성소수자의 존재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

기후위기를 말하는 사람들

요한계시록의 용이 하는 짓과 똑같다.

미래를 낳기 전에 삼키려는 권력.

그에 맞서는 여자는

연약한 피해자가 아니다.

해를 입고, 아이를 낳고,

광야로 도망쳐서라도 살아남는 존재다.

광야는 패배가 아니라

국가와 제도가 버린 사람들이

서로를 살리며 버텨온 공간이다.

탈시설

퀴어 커뮤니티

장애인 자립생활

상호부조와 연대

요한계시록은 종말 공포 이야기가 아니다.

폭력적인 권력은 결국 쫓겨나고

그 권력에 맞서 아이를 낳는 존재들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같은 용은

여자를 이기지 못하자

여자의 남은 자손들과 싸운다.

지금 거리에서, 광장에서, 온라인에서

싸우는 사람들이 바로 그 ‘남은 자손들’이다.

미래는 계속 태어나고 있다.

용은 그걸 끝내 막지 못한다.

이건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정치의 문제이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의 이야기다.

함께 삽시다.

용의 시대를 끝내고

사람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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