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기록ᆢ

by 욕망의 화신 경희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로부터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데이터로 바라보는 대전 여성문제 토론회 토론자로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발제 요청 주제는 여성장애인의 안전한 이동할 권리였다.
그러나 중증장애인의 노동권과 이동권은 여성의 노동권에서 유리천장이 사회적 의제로 논의되어 온 것과 달리 비장애인 시민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사회적 의제로 형성조차 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이번 발제에서는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중증장애인의 노동권과 이동권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시민들에게 묻고 싶었다. 중증장애인 맞춤형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라는 사업을 알고 있는지 이 긴 이름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말이다. 대부분의 시민에게는 처음 듣는 이야기일 것이다.
중증장애인 맞춤형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2020년 7월 서울특별시에서 전국 최초로 시범 도입된 사업이다. 기존의 노동능력 중심 평가 체계에서 배제되어 온 최중증장애인에게 권익옹호 문화예술 인식개선이라는 세 가지 직무를 통해 노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가 주도해 도입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당 사업을 일방적으로 폐지했고 그 결과 약 400명의 최중증장애인 노동자들이 해고되었다.
서울시가 도입했다가 폐지한 사업이지만 중증장애인 맞춤형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현재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기준으로 경기도 강원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충청북도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에서 시행 중이다. 기초자치단체로는 춘천시 제천시 시흥시 광주 서구와 남구 등으로 확대되었다.
이 사업은 정부가 운영하는 일반적인 장애인 복지일자리처럼 경증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일자리가 아니다. 장애인 복지일자리에서조차 배제되어 온 최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기반한 권익옹호 문화예술 인식개선 활동을 주요 직무로 삼는다. 소득과 사회참여 그리고 권리를 함께 만들어 가는 사업이다. 직업능력 위주의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 장애인의 권리 이행과 지역사회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장애인 노동 모델이다.
그러나 현재 대전과 세종에서는 중증장애인 맞춤형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이 시행되고 있지 않다. 이를 추진하려는 행정적 의지 또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예산은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움직인다. 시민의 목소리가 모일 때에만 행정은 움직이고 예산은 편성된다.
이제 이동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전시 장애인콜택시는 택시와 승합차를 합쳐 200대가 넘는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세종시는 33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 장애인콜택시는 밤 9시 이후 세종시를 포함한 인근 지역으로 운행하지 않는다.
이 토론회가 끝나는 시간은 밤 9시 이후다. 나는 세종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대전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 귀가할 수 없다. 반대로 세종시 장애인콜택시는 밤 10시든 새벽 3시든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대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운행하고 있다. 이는 안전한 이동할 권리를 대전시가 행정 규정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성의 권리 장애인의 권리 이주민과 노약자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는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사회의 가장 가장자리에 놓인 시민들의 권리는 시민들이 함께 목소리를 낼 때에만 기울어진 사회 구조를 조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
이 글을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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