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뇌성마비 장애가 있다.
예전에는 별 죄의식 없이 음료나 물을 마시거나 야외에서 음식을 먹을때도 너무나 당연하게 플라스틱 용품들을 쓰고 빨대도 사용했다.
그러다 장판에서 장애인 권리와 차별이 무엇인지 배우고 현장 활동을 하게 됐다.
권리에 대해 느끼다 보니 비인간 동물들의 삶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관련 기사도 찾아보고 축산식 컨베이어벨트 현장 이야기를 활동가들에게서 듣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오로지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뀐 건 아니다ᆢ 아마도 채식주의자는 못될듯싶다ᆢ
다만 플라스틱 용품이나 일회용 컵은 되도록 안 쓰려고 노력한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포크와 수저도 챙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앞 글에서 말했듯 나는 중증장애를 개성으로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물을 마실 때마다 컵으로 마셔도 구멍이 작은 텀블러로 마셔도 자주 흘린다.
커피를 마시다 새고 물을 마시다 새고.
오늘도 세종충대병원 운동치료를 가서
1층 커피숍에서 커피를 사 텀블러에 담았다.
너무 뜨거워서 얼음 네 개만 넣어달라고 하고
가지고 나오며 마시다 또 주르륵 흘렸다.
에고 싶었다.
빨대를 가져다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커피숍으로 들어갔다가 문 앞에서 멈칫하고 그대로 나왔다.
빨대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몇 년 전 봤던 바다거북이 머리에서 잊히지 않은다.
코에 빨대가 꽂힌 채 피를 흘리던 그 모습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ᆢ
다양한 생명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는 건 내가 조금 더 불편해진다는 뜻인 것 같다.
장애 때문에 필요한 물건들도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내가 혼자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한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조금씩만 바꿔보려고 한다.
다 잘하지는 못해도 생각하고 멈칫하는 내가 생겼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