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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과 비전은 사치가 아니다.

돈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

by 한주

우리는 왜 돈이 아닌 'MVC'를 이야기해야 할까?


MVC - Mission(미션), Vision(비전), Core Value(핵심가치)

쉽게 말하면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담은 말입니다.


해당책과 내용은 무관 ..

"우린 결국 돈을 벌러 왔잖아?"

점심 식사 중에 동료가 던진 말입니다.

순간 테이블에 불편한 정적이 감돕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절반은 맞는 말입니다.

기업은 분명 수익을 내야 합니다.

꿈만 가지고는 직원들의 급여도, 다음 혁신을 위한 투자도 할 수 없으니까요.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펴보면 두 가지 극단이 있습니다

한쪽에선 화려한 미션과 비전을 내걸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외치지만, 정작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죠.

반대편에선 "꿈 같은 소리 하지 말자"며 오직 매출만 쫓다가, 결국 그저 그런 회사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문득 어릴 때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떠오릅니다.

앨리스가 체셔 고양이에게 길을 묻자, 고양이가 답합니다.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모른다면,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어."


많은 기업들이 지금 이 상황에 있습니다.

매출은 오르고 있지만 팀은 지쳐갑니다. 신규 프로젝트는 시작되지만 왠지 모르게 허전합니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알지만, 도대체 무엇을 바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돈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조건이고, 가치는 성장을 위한 방향입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부족하죠.

그리고 이 둘은 결국 맞닿게 됩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믿는 가치는 자연스럽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것이 다시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니까요.


매일 아침,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우리는 흔들립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까?

저 파트너십이 우리에게 맞을까?

이 타이밍에 채용을 해야 할까?


MVC는 이런 순간마다 우리에게 기준을 제시합니다. 마치 등대가 어두운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방향을 알려주듯이. 하지만 등대만 바라보다가 연료가 떨어진 배는 결국 표류하고 맙니다.


직원들이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고 물을 때, 단순히 "매출을 위해서"라고 답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마치 "배는 왜 움직이나요?"라는 질문에

"엔진이 돌아가니까요"라고 답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점심 식사 자리에서 만난 그 동료와 나누던 대화가 여전히 머릿속에 맴돕니다. 우린 정말 그저 돈을 벌러 온 걸까요?

매출 숫자 너머에 있는 우리만의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그때야말로 정말 '그저 그런 회사'가 되는 건 아닐까요?


우리에게는 둘 다 필요합니다.

돈이라는 현실의 기반과, MVC라는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당신의 회사는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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