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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문 kkong coffee Aug 10. 2022

기억나니?

얼마  나는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있다. 2년에   있는 건강검진은 대한민국에서  해주는 굵직한 대국민 서비스 중의 하나이다.

40대가 넘어서 부터는 맞춤 서비스 하나가 추가됐다. 이름하여 위내시경 검사 서비스!!

겁이 많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는 거금 6만 원을 추가해 수면내시경을 받는다. 그날도 역시 수면내시경을 선택했다.

내가 건강검진 검사 코스 중에 가장 최애 하는 것이 수면 위내시경이다. 수면마취를 깨고 나면 잠깐 몽롱하면서 무지하게 푹 잔 것 같은 개운한 느낌이 좋았다.

“자, 주사 맞으실게요!”

그날도 역시 그 행복감을 누리기 위해 한방 맞았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얼마 만에 잠이 드는지……

주사를 맞자마자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다섯……여섯……일곱……’

이상했다. 무려 사십이 넘게 숫자를 셌는데 잠들지가 않는다. 버럭 겁이 나려 하는 순간 간호사가 누워있는 나의 옆을 지나갔다.

“간호사님! 저 마취가 안되는 것 같은데요!”

간호사가 웃으며 대답한다.

“내시경 끝나셨나셨어요!”


우리의 삶에는 기억나는 삶과 기억이 나지 않는 삶이 있다. 잠든 시간도 분명 우리는 살아있다. 심장은 뛰고 있으니까? 그런데 꿈꾸지 않는 한 잠잘 때의 기억은 없다.

사후세계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과학적으로 인간은 죽음과 동시에 심장이 멈추고 기억도 사라진다.

만약 심장이 뛰고 있는데 기억을 못 한다면 그것은 과연 살아있다고 보아야 할 것일까?

살아있다는 증거는 심장이 우선일까, 뇌의 기억이 우선일까?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살아있음은 기억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억이건 나쁜 기억이건 우리의 삶은 기억이다. 행복함은 좋은 기억의 연속일 것이고 불행함은 나쁜 기억의 연속일 것이다.

기억은 얼마든지 자신이 바꾸고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행동에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결정되니까……


하루하루 좋은 기억을 만들도록 노력하자. 그러면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의 삶은 행복하고 아름다워 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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