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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문 kkong coffee Aug 06. 2022

내 앞에 서있을 나에게

소중한 사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일까? 부모님, 아내, 자식, 아니면 친구.

 반평생을 살면서 소중한 사람은 매번 바뀌었다.

 

 철없는 어린 시절에는 친구가 가장 소중했다. 친구와 만나면 왜 그랬는지 마냥 좋았고 뭐든 퍼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 나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살아가면서 친구 한 명만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그때는 몰랐다. ‘ 난 주변에 친구가 열명도 넘게 있는데, 난 정말 성공한 사람이구나!’

 다행히도 지금 나에게는 3명쯤의 친구가 남아있다. 나름 인생의 평타는 친 것 같다.

 

 조금 커서 연애를 할 시기에는 애인이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친구는 필요 없었다. 친구들 만날 시간에 애인이랑 손 한 번을 더 잡는 게 훨씬 더 임팩트 있었다.

 애인과 헤어지면 다시 친구가 소중했고 애인이 다시 생기면 친구는 뒷전이 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다가 천상배필을 만나 결혼이란 걸 하게 되고 가장 소중한 사람은 아내로 정해졌다.

 뭐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결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말 소중한 나의 2세가 태어났으니까.

 나와 닮은 아이가 태어난 일은 우주만물의 그 어떤 사건보다도 행복한 충격적인 일이었다. 아이를 위해 일을 하고, 아이를 위해 놀고, 모든 생활이 아이 중심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그때까지 모르던 소중한 사람이 등장했다.

 바로 어머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아버지들은 혹시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나의 아버지는 결혼식 한 달 전에 돌아가셨다. 지금도 아버지란 존재는 나에게는 기둥 같은 분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면서 난 이런 생각을 한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누구에게 하소연했을까…… 많이 외로우셨을 거야……’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항상 곁에 계실 것만 같았던 살아계신 어머니에게 더 애틋해진다.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어머니의 존재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다, 남자는 결혼을 하면 효자가 된다는 말은 이런 맥락일 것이다.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나는 누가 소중히 여겨 줄까?

 내가 없으면 친구도, 애인도, 배우자도, 자식도, 그리고 부모님도 소중히 생각하는 자체가 사라진다.

 아직 젊다고 자부하지만 100세 인생에 반을 넘긴 시점에서 이제 나를 소중히 생각할 때가 된 듯하다.

 일단 건강하자.

 내가 건강해야 소중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지킬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빨리 도전하자.

 반평생 살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점은 시간의 소중함이다.

 10대 시절은 참 더디게 갔다. 40대는 너무 빨리 가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분명 50대는 눈 깜짝하면 지나갈 듯하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10대 시절, 20대 시절, 하지 못해 본 첫 경험을 참 많이 했고 도전도 많이 했다. 그 꼭지가 추억이 되어 다양한 그때의 사진이 머리에 저장되어 있다. 추억이 많으면 시간도 길게 느껴진다.

 어른이 되면서 직장에 들어가고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일주일에 적어도 5일은 같은 사진만을 머릿속에 저장한다. 5일이 1일 같아지는 착시현상이 생긴다.

 추억될 만한 일도 줄어든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타임머신에 탑승하게 된다.

 이제 타임머신에서 내려 다양한 추억의 사진을 더 많이 저장하기 위해 노력하자. 하루하루 소중히 나를 위해 시간을 쪼개어 살아보자.

 60대의 내 앞에 서있을 나는 분명 지금의 나에게 진심을 다해 외칠 것이다.

  “제발 내가 후회하지 않게 살아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하고 도전하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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