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영 시인 시집 '기다림은 곡선이다' 중
시는 이성의 영역보다 감성의 영역이다.
윤창영 작가는 14권의 책을 발행했다.
책 컨설팅을 지도할 정도의 풍부한 문학관을 갖고 있다.
첫 시집이다.
수동태와 능동태가 가지는 시의 확장성은 분명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갇힌 것과 갇히지 않은 것처럼, 형태에 따라 성격이 변한다. 시집을 준비하는 동안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영전에 받친다고 서문에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어머니의 콩나물 이야기와 사랑에 대한 시어들이 많다.
체온이 느껴진다.
따뜻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생하다는 뜻이다.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이 점을 가장 명징하게 드러내는 서정적 시가 「왜 시를 쓰게 되었느냐고요」이다. 17살 소년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시이다.
아스팔트에 떨어져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하며
강변까지 걸어가던 날에
열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던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었겠어요
〈왜 시를 쓰게 되었냐고요, 부문〉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감정에서 출발해 쌓이게 되면 정서가 된다. 정서가 쌓이면 사유로 변한다. 윤창영 시인의 시집 『기다림은 곡선이다』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17살 소년의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변하지 않은 어머니와 함께 몸만 큰 어른이라는. 실제 윤창영 시인은 내가 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피를 나눈 형제이다. 마음이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순수한 분이다. 시의 확장성이라는 쉬운 시를 고집하는 분이다.
기다림은 곡선이다 2
갈비뼈가 곡선인 까닭은
심장을 감싸고 있음이다
직선이면 가슴을 찌르고
쉬이 금이 가고 깨어져
피 흐르기 쉽다
사랑이 늦다 안달하지 마라
갈비뼈가 곡선이듯
사랑은 지금 둘러오고 있다
때론 늦은 길이
상처 나지 않는 길이다
늦게 온 그대는
하얀 갈비뼈와 갈비뼈 사이
붉게 팔딱이는
심장의 행간을 읽을 것이다
〈기다림은 곡선이다 2, 전문〉
.
.
자라지 않은 순수함과 서정을 본다.
시간을 무색하게 만드는 망각의 무의식이 시각의 무의식을 압도한다.
다음 시집은 어떨까? 생각나는 좋은 시집이다.
시집을 읽으면서 웃음과 슬픔, 마음이 맑아지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윤창영 #윤창영시인 #기다림은_곡선이다 #서정 #체온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