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제는 존재했지만 현재는 실질적 신분이 존재한다. 사회가 사람들을 표준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누군가와 끊임없이 급을 나누고 성, 인종,종교적, 경계적 계층의 이유들로 다양하게 서로를 차별한다. 하지만 평균은 세상에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산업화가 한창일 시기일 때는 학생들의 표준화 시행을 통해 등급을 나누면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물건을 살 때도 더 가성비 있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한국의 기업들이 번창할 수 있었던 이유도 표준화가 존재했기에 경쟁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문제는 현실의 모든 것이 개인보다 사회시스템이 더 중요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는 일평생 평균에 맞는 평가의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정해진 평균치와 그 잣대에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고 스스로를 검열하게 된다.
지난 5월엔 높아진 청소년들의 자퇴비율과 자퇴 연령도 낮아진 통계를 보았다. 나의 고등학생 때만해도(당시 2018-2021년) 자퇴를 하는 친구들은 공교육을 거부하는 비행 청소년인 인식이 남아있지만. 요즘 학생들에겐 세상의 이치를 빠르게 깨달은 현명한 학생으로 비치는 게 새삼 시대가 변하는 것 같았다. 내신성적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학교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유리한 입시를 판단하여 자퇴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의 재능을 살리는 일을 하는 친구들이 나오는 걸 보았다. 고등학교는 대학을 가기 위한 발판이었고, 수능공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 그 밖에도 모두가 가는 그 길을 따라가지 않는 모습들은 하나의 정답과 이상만을 두고 보는 세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했고, 평균적인 삶이 무엇일까에 대한 물음이 생겼다.
평균은 학습되어 잘 깨지지 않는 생각의 틀 같다. 사람을 평균화하는 문제를 제시하는 사람을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표준화에 의해 학습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적인 사고는 사회로부터 대물림되고 집단에 의해 소수를 억압하기 쉬운 수단이다. 예전에 유대인들의 교육 하브루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그들은 사람들끼리 서로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화해서 논쟁을 펼치는 시간을 가진다. 특정 주제를 정해서 질문에 질문을 꼬리를 물고 답을 찾는 과정이 스스로가 정리한 지식을 체득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교육방식이라고 느껴졌다.
한국에서 한 실험으로 한 학생을 시켜 강의실에서 교수님에게 질문을 연속 번을 하게끔 했다. 교수님께서 설명하시고 학생이 처음 손을 들고 질문을 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면서 모두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여러 번 질문을 이어서 했을 때는 강의실에 있는 학생들의 눈언저리는 점점 일그러졌고,표정에는 지겹다는 듯 짜증이 묻어났다. 질문에 대한 우리나라대학생들의 반응을 보면서 하브루타 교육과의 많은 차이점이 느껴졌다.
우리나라는 질문을 하면 자신이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 같아 창피하다고 느끼기 때문에질문하는 것에 대해 낯설해 한다. 질문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평균적인 사고에 길들여진 한국 사람들이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을 가지는 건 당연한 결과이다. 표준화세계로부터 생기는 폐단이 이런 예시이다. 각자에게 평등한 맞춤만이 평등한 기회의 밑거름이 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다수가정해진 맥락만이 전부가 아닌, 서로가 타인을 좀 더 헤아릴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바램이 들었다.
평균의 알을 깨고 나와 독립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고 개별적인 삶을 선택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일이다. 나 역시 아직까지도 평균의 틀에서부터 완전히해방되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내가 꾸고 있는 꿈을 이룬 사람들이 지나온길과 성공한 사람들의 원칙을 스스로 대입하면서, 나는 그들과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기에 만약 내 선택이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들때도 있다. 그러나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는 개인들이 적어지는 있는 만큼, 한 사람을 개개인으로서 바라보고 특정 가치를 존중하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하고 있다.우리가 사는 지금은 산업화 중심의 시대도 아니고 현재 우리가 직면해 있는 문제들은 그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하지만 평균이 마냥 쓸모없진 않고,평균이 물론 유용한 역할을 해주는 건 맞다. 예를 들어, 사장의 입장에서 직원들의 실력과 성과를 비교하면서 누구에게 더 일을 줄지,누구에게 더 월급을 많이 줄지에 대한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는 평균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좋은 판단기준이다. 그래도 효율성만 추구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무엇이 정말로 소중한 것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평균에서 벗어나 자신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