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과정과 업계 현실
SNS에서 그림이 조금 유명해지거나 사람들이 칭찬을 해주면 "나도 한번 웹툰이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웹툰 작가라는 직업이 돈도 많이 벌고 괜찮아 보이는 직업으로 보도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꿈을 품고 이 업계에 뛰어든다.
지금 다니는 웹툰 회사에서도 처음에는 떠오르는 웹툰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 화려한 성공 사례들을 보면서 우리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웹툰 회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직원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경기와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플랫폼들은 작가에게 먼저 계약서를 들이밀며 계약부터 체결한다. 그리고 나서는 1화를 무한히 수정시키면서 시간을 끈다. 이 과정에서 최소 3개월이 걸린다. 한 작품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기까지 이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동안 직원 10명의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그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월급, 장비, 작업 환경 유지비 등을 모두 더하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다.
웃긴 건, 계약서를 체결했음에도 연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계약 때문에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도 없고, 연재를 못하게 되면 돈도 벌 수 없다. 그리고 설령 1화를 완성한다고 해서 바로 연재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이 과정에서 작가와 제작사는 모두 지쳐간다. 위에서 내려오는 무리한 요구에 작업자들은 오랜 작업으로 건강이 나빠지고,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진다. 수입이 없는 사장은 스트레스로 몸까지 상한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플랫폼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특히 그림은 수요가 많기 때문에 플랫폼들은 작가들을 붙잡아두려고 한다. 하지만 막상 플랫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어떤 이유로 문제가 생기면, "그건 네 사정이지, 우리는 연재 안 해"라며 모든 책임을 작가와 제작사에게 떠넘긴다. 이런 행태는 특히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우리도 부족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제작 경험이 부족하고, 플랫폼의 요구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플랫폼이 모든 권한을 쥔 채 계약 조건을 무기로 활용하며 제작사와 작가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할 때, 그 상황이 오면 정말 억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이 이야기를 담담히 적는 이유는, 기안 84나 이말년 처럼 화려해 보이는 웹툰 산업의 이면에 이런 고민이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서다. 웹툰 업계는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불합리함이 숨겨져 있다. 이번 이야기는 회사의 시작과 웹툰업계의 현실을 조명한 첫 번째 이야기다. 다음에는 회사가 도전하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것들과 배운 점들을 담은 2탄을 적어볼 생각이다.
2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쌓인 경험과 노하우가 지금의 불멸낭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품이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되기로 결정되었을 때는 제작진 모두가 큰 기쁨을 느꼈다. 플랫폼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참여한 모든 작가들이 끝까지 헌신해 주어 가능한 일이었다.
불멸낭인은 지금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불멸낭인 - 웹툰 | 카카오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