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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속도를,
후반엔 완성도를 챙겨라

3년 동안 프로젝트를 맡으며 깨달은 것들

by 온수ONSU

회사를 다닌 지 3년 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클라이언트가 있는 프로젝트에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클라이언트들은 대부분 디자인 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때때로 비현실적인 요청을 하기도 한다. 단순한 수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큰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도 가볍게 요구하거나, 처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의견을 바꾸어 말하면, 순간 멍해질 때도 있다. 이 문제는 같은 말을 해도 나와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게 달라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와 충돌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클라이언트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클라이언트들은 대부분 만족하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고, 그게 과정 중엔 힘들었어도, 나름 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닐 때도 있다. 그래도 클라이언트가 만족한다면 내 고집은 과감히 내려놓는다. 내 작업이 예술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 프로젝트 진행이 훨씬 수월해지니까.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가장 고민되는 게 “빠르게 해야 할까?” vs “완벽하게 해야 할까?”라는 문제를 고민하기도 한다. 내 경험상, 정답은 '단계별로 다르다'는 거다.


프로젝트 초반은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 기획단계에서 지나치게 꼼꼼하게 하려다 보면 프로젝트 일정이 끝없이 늘어져 금세 지친다. 그래서 이 단계는 빠르게 큰 그림 (컨셉,스타일) 을 잡고, 기본적인 방향성을 설정하는 게 매우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기획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수정할 시간이 충분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는 팀원들과 방향성을 합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초반에 머리를 많이 썼다가, 중반에는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는 단계여서 솔직히 이 단계가 가장 재밌다. 너무 급하게 가면 깊이감(퀄리티)가 떨어지고, 너무 꼼꼼히 하면 일정이 밀리기 때문에 속도와 완성도를 적절히 조율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해 작업해서, 피드백을 반영하면서도 일정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싸움이 안 난다.


후반은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디테일이 프로젝트의 품질을 결정짓는 단계여서 세부 요소를 다듬는 후반작업이 들어간다. 이 단계까지 왔다면 일단 조금만 더 고생하자. 다시 수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끔 꼼꼼하게 체크하자.


정리하면,

기획초반엔 빠르게 여러 아이디어들을 내보면서 컨셉과 방향성을 잡고 진행

중반부엔 컨셉을 따르면서 속도와 완성도의 균형

후반부엔 완성도를 높여 퀄리티 극대화


이 원칙을 지키면 프로젝트 일정도 맞추고 퀄리티도 챙길 수 있다.

특히 클라이언트가 있는 프로젝트라면, 내가 원하는 걸 고집하기보다, 결과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파악해서 좋은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하는 걸 항상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은 하나도 안 어렵다 사람이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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