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지 못한 말

여름에 쓰는 편지

by 우수



여보 안녕

벌써 7월의 끝자락이야.

거기는 어때? 시원해?

여기는 많이 더워. 왠만하면 선풍기로 버티려 하는 나도 요즘엔 에어컨을 꽤 틀 정도야.

오빠랑 같이 지낼 땐 더위 많이 타는 오빠 더울까봐 내가 에어컨 틀고,

오빠는 내가 추울까봐 선풍기로 버티려 하곤 했었는데….

우리 온도는 안맞았는데, 서로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소중하고 예뻤어.

더위가 더 견디기 힘들었을텐데 내 생각해서 버텼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


얼마전에 오빠가 꿈에 나왔어.

오빠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고 매일 같이 있고 싶고 그래서,

오빠 목을 꼭 끌어안고, 어떻게 하면 매일 같이 있을 수 있는지 물었어.

그러다가 꿈에서 깼는데 눈물이 계속 나는 걸 슥슥 닦고 또 출근하고

아무렇지 않게 일하다가 집에 돌아오면 또 멍해져있어.


오빠랑 십년간 살면서는 오빠와 건강하게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쌓으며

살아가겠다는 삶의 지표가 있었는데, 요즘엔 무엇을 붙잡고 살아야 할 지,

잘 모르겠어.

길을 찾으려고 나름 애를 쓰고는 있는데 쉽지가 않네.

오빠 잔소리가 너무 그리워지는 요즘이야.


꿈에 자주 나와서 잔소리 좀 해주라.


또 편지 쓸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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