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9월, 오늘은 맑음, 시작일기

by 이수연

오늘의 날씨는

여름과 가을 중간

계절의 가운데


기상예보


우산은

너무 쉽게

펴지고 접히는데


한 손에 기다란

천과 막대기

들고 걷는 것이 버겁다


구름이 도로에

비의 자국을 내듯이


기분이 혈관에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저만치 혼자서

하고 있다는 생각


피고 지는 일

기약 없는 소식을 기다린다







산유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김소월, 「산유화」



考 김소월 시인


김소월의 표준영정. 1990년 문화부가 한국역사인물보존회에 의뢰하여 1934년 12월 29일자 동아일보에 게시된 그의 영정 사진 및 그의 아들 김정호, 손자 김영도의 모습 등을 참조하여 복원 작성하였다.



당신의 나이만큼

자라 버린


오늘의 내가

당신의 시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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