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에 앉는 기쁨

8월, 금요일, 시작일기

by 이수연

가장자리에 앉는 기쁨이 있다


지하철 모서리 좌석은

손잡이에 한쪽 팔을 걸쳐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한쪽 벽으로 막혀있다는 것

면으로 몸을 지탱하는 균형감


나는 가장자리를 선호한다

그래서 누군가 역에서 내리면

자리를 옮기기도 하는데


가끔 지쳐 보이는 사람이나

가방을 멘 학생이 타면 모른 척

자리를 비워두거나 일어서기도 한다


나의 기쁨은 당신에게도 기쁨이겠지

지금은 느낄 수 없는 것이라고 해도


내가 적어낸 슬픔은

당신의 슬픔은 아니라서


비의 그림자처럼 옅은 기분을

당신에게 말하지 못할 것만 같다







메모

notatka



생(생)은 유일한 수단,

나뭇잎을 몸에 덮거나,

백사장에 누워 숨을 들이마시거나,

날개를 파닥거려 날아오를 수 있는;


개가 되든지 아니면

그 개의 따뜻한 털을 쓰다듬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고통과 그게 아닌 다른 모든 것들을

구별할 수 있는;


사건 속으로 뛰어들거나,

경치를 보면서 감탄하거나,

가장 사소한 실수를 발견할지도 모르는.


생은 특별한 기회,

꺼져가는 등불 아래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잠시 기억해 낼 수 있는;


적어도 한 번쯤은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거나,

폭우를 만나 흠뻑 젖어볼 수 있는;


풀밭에서 열쇠를 잃어버리거나,

바람에 이글대는 불꽃을 눈으로 쫓아갈 수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끝내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는.



-비스와바 쉼브로스카, 「메모」



비스와바 쉼브로스카


나의 단정적 어조가 쉼브로스카를

따라가면 좋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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