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서바이버(나가타 도요타카 지음)

책후기

by 박조건형

아내는 서바이버(나가타 도요타카 지음)


저자의 아내는 섭식장애가 있고, 알코올 의존도 있어서 정신병원에서 입퇴원을 30번 넘게 했다. 저자는 그 곁에서 20년을 함께했다. 저자는 신문기자로 동료가 아내의 상태에 대해서 글로 기록을 해보라 권했고 아내도 혼쾌히 동의해서 2018년에 총 6회에 걸쳐 아사히 신문 디지털판에 “아내는 서바이버”로 연재를 했고 그 후 4년에 걸쳐 글을 더하고 수정해서 나온 책이다.


아내는 가정폭력피해자였고, 어머니도 딸의 상처를 외면했고 딸을 장애물처럼 여겼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섭식장애가 있었다. 아내에게 위 속의 남은 음식을 한꺼번에 토해내는 순간, 폭력도 폭언도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내가 29년동안의 우울증 시절, 잠과 무기력으로 도피했듯이 아내에게도 섭식장애는 생존하기 위한 자기만의 방이었다. 아내는 저자를 만나기전에 한번 결혼을 했는데 상대는 지배욕이 강한 사람이고 충동적인 사람이라 결혼 한달만에 이혼했다. 2년후, 아내는 저자와 결혼하고 부모와 연을 끊었다. 아내에게 다시 섭식장애가 생겨난건 결혼한지 4년째인 2002년, 아내는 29세 남편은 34세 때였다. 남편은 요미우리 신문사에서 아사히 신문으로 이직을 했는데 남편의 불규칙한 근무와 낯선 곳에서 집에 홀로 남겨진 아내는 꽤 불안했을 것이고 그렇게 다시 섭식장애가 시작되었다.


아내의 한밤까지 이어지는 과식과 구토, 무턱대고 폭발하는 감정, 파탄 직전의 살림, 공황장애 때문에 도시중산층이던 저자는 아내의 병 이후 ‘사회적 소수자’가 되었다. 세상의 약자들이 기자인 그의 눈에 들어왔고 빈곤, 다중 채무, 자살예방들을 취재해 2007년, 2009년 빈곤저널리즘상을 수상했다. 아내는 2008년 들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저영양으로 인해 아내의 몸무게는 24~28kg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2013년에는 남편이 동석한 가운데 4년간 상담이 계속되었고 남편도 아내의 간병에 지쳐 정신과 클리닉에서 상담도 받고 일을 잠시 쉬길 권유받아 3개월간 휴직하며 무위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내는 건망증도 심해지고 2019~2020년에는 양발 대퇴골두괴사증이 악화되어 휠체어 생활을 했다.


20년동안 저자는 아내의 죽음을 의식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하지만 아내의 살려는 몸부림도 차츰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책은 얇은 편이고 글도 기사처럼 건조하다. 20년 동안 아내의 마음과 생각들이 궁금했다. 아내의 옆에서 20년을 지킨 남편의 마음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사랑? 연민? 이혼을 하면 아내는 더 낭떠러지로 떨어질것이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책임감? 20년동안 있었던 일을 관찰하듯이 쓰기보다 에세이처럼 어떤 마음과 생각들이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주었다면 비슷한 경험을 겪는 사람에게 좀더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책이었다. 이들부부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서 관련글을 찾아보았지만 일본분들이라 그런지 작가의 인터뷰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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