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이야기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민지 에세이)

by 박조건형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민지 에세이)


경계성 성격장애를 검색하다가 만난 책이다. 저자는 우울증, 자해, 공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폭식증, 거식증 등 다양한 증상들을 가지며 살아왔다. 우울증을 겪는 이유를 상담을 통해서든 글쓰기를 통해서든 과거를 돌아봄으로 인해서든 생각해보지만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기는 또 쉽지는 않다. 막연하게 그러한것들로 인해 지금의 내가 되었구나 추측하고 짐작할뿐. 민지님도 자신이 자란 환경때문인지, 14살에 겪었던 그 일 때문인지, 아니면 유전자적인 영향때문이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자해는 자살기도가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이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할때 하는 행위라고 한다. 민지님은 여러번 자살시도를 하는데, 한번은 가족들이 집을 비웠을때, 스카프를 천장에 걸고 목을 매달아본다. 발끝을 들고 목에 걸었다가 다시 내려오고, 다시 올라갔다 내려오고….그걸 반복하면서 자신이 살고 싶다라는 욕망이 크다는걸 인식하고 결국 내려온다. 그리고 그 뒤로는 자살기도는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나또한 과거 우울증이 심했을때 자주 옥상에 올라라거나 베란다 아래를 쳐다보곤 했다.다행히 겁도 많고, “이런 나라도 살고 싶다” 라는 욕구가 강함을 느꼈다. 맞다. 이런 형편없는 나라도 살고 싶었다. 다행히 우울증의 시간을 버텨 생존해 왔고, 이런 형편없는 나도 그런 나로 살아가는 방법들을 찾은 셈이다.


민지님은 출판 편집자로 일하시는것 같은데, 글을 써서 한권의 책으로 묶어낼수 있다는 것은 과거보다는 조금 나아졌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아픔을 직시하는 작업이기에 참 쉽지 않은 작업이었겠다 추측이 된다. 민지님은 여전히 힘든 부분이 있다.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우울증 이야기를 하면 종종 “극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일반인(?)들을 자주 만난다. 우울증과 극복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우울증은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그러니, 그 문제를 완전히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다만, 그냥 같이 잘 살아가야 하는 부분이다. 민지님의 글에는 성장하지 못한 어린시절의 나가 등장한다. 나또한 성장하지 못한 어린시절의 나가 있다. 그 시절의 나를 요즘 자주 만난다. 그리고 그 움츠리고 있던 아이에게 자주 말을 걸고 그 아이의 소리없는 말을 자주 경청한다. 그때 그 아이가 못해봤던 것을 가상으로 해보고, 그런 과정을 통해 그 아이가 조금씩은 성장해 가는걸 느낀다. 그 아이가 성장해서 현재의 내 나이까지 성장할 순간을 아주 느긋한 시선으로 응원하며 바라보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우울증은 극복의 문제가 아니다. 이전보다 조금 덜 힘들하면 된다. 과거보다 조금 더나아지면 된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나. 물론 더 나아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꼭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나? 그렇게 목표를 높지 않게 잡고 살아가면 된다. 우울증과 잘 지내보려 노력하면 된다. 우울증이 오면 그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잘 돌봐주고, 함께 잘 놀다가(?) 잘(?) 보내주면 된다. 물론 이 과정이 참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오래 아파했던 것이다.


민지님도 자신의 여러아픔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누군가에게 위로로 다가가길 바라며 한권의 책을 썼고, 자신또한 분명 예전의 자신보다 조금씩 나아지며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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