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이야기

경진 작가님 집에서 있었던 소담하고 즐거운 수다 작업 모임

by 박조건형

경진 작가님 집에서 있었던 소담하고 즐거운 수다 작업 모임


경진작가님을 오프에서 뵌건 5년전 서울에서였다. 100일드로잉을 완료한 분들끼리 서울에서 뵈었는데, 작가님은 번외편으로 참석해서 본인의 그림을 보여주셨던걸로 기억한다. 그때의 나의 상태는 우울증상태라 사람들만나는 것에 좀 소극적이고 움추려있었던 때였다. 그때 처음 봤고, 오늘 두번째 뵈었는데, 내 인상이 그때에 비해 너무 편안하고 즐거워 보인다고 하셨다.


경진작가님은 자신의 작업에 조금더 집중하기 위해 움직이기 싫어하는 자신의 성정을 쫓아 자신의 집에서 동료 작가들의 신청을 받아 일주일에 한번씩 작업을 하시고 있었고, 그럼 저도 거기에 참여할수 있나 여쭤보니 동료들에게 물어보겠다 하셨다. 다행히 동료들이 허락해 주셔서 나도 낑길수 있었다.


일단 작가님과 점심을 함께 하기 위해 일찍 도착했고, 집근처 로컬 맛집인 감자탕집에서 맛있게 밥을 먹었다. 뼈다귀 해장국을 남기는 적이 없는데, 살점도 야들야들하고 간도 쎄지 않아 나에겐 적당하고 하지만 양이 많아서 음식을 좀 남겼다. 밥을 든든히 먹고 작가님 댁에서 커피를 마셨다. 너무너무 파란색 이쁜 잔에 커피를 만들어 따라주셨는데, 그 잔의 사연을 들으니 그 이쁨이 배가 되었다. 모임 시작은 15시 였으나 우리는 13시 30분부터 각자의 작업을 시작했다.


경진 작가님은 모델일도 하시고, 예술기획들도 하시고, 미술작업도 하시고, 대학에 미학강의도 나가시는 다재다능한 분이시다. 캔버스에 손에 물감을 묻혀 계속 덧입히는 방식의 작업을 하신다. 나는 어제 북토크에서 인상이 깊었던 보란 작가님의 어머님을 그렸다. 어머님과의 사이가 각별하고 돌아가신 후 애도기간을 잘 보내고 계셔서 그마음을 생각하며 정성껏 집중해서 그렸다. 15시가 되어 작가님 한분이 오셨다.


이정윤작가님은 단청작업을 지금 배우고 계신데, 과거에 나의 페친이었다가 내가 페친을 끊었다고 한다. ㅠㅠ 죄송합니다. 한때 별생각없이 교류도 없고, 내가 잘 모르는 페친들을 무작위로 페친 끊기를 했었었다. 울짝지의 페친이기도 하셨다. 앞의 그림을 다 완성하고 나서 기차를 타러 가기전까지 사죄(?)의 의미로 이정윤작가님을 그렸다. 바로 페북 이웃 팔로우 하고, 그림을 그려 선물해 드렸더니, 관대하시게도 나의 사죄를 받아들이셔서 회복(?)의 시간이었다. 세명모두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한국 남성 사회의 뻘짓들을 열심히 씹어대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정윤 선생님은 똑똑하시고, 현명하시고 말씀도 잘하시고, 필요한 말들을 적재적소에 하시는 멋진 언니셔서 내가 반했다.(내가 그림을 그린 것은 사죄의 의미도 있지만, 멋진 언니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시간이 되어 인사드리고 나는 먼저 집을 나섰다. 서울역에 일찍 도착해 대왕 유부초밥 2피스를 먹고, 오뎅집에 가서 오뎅두개와 국물을 마시고 나니 속이 든든했다. 편의점에 가서 즐겨마시는 “스타벅스 더블샷 에스프레소&크림”을 사서 기차에 탔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핸드폰 메모장과 연결해서 오전과 오후 일정을 이렇게 글로 기록한다.


작가님도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있으셔서 다음에 우울증 자조모임 번외서울편으로 서울에서 한번 해보기로 약속했다.(자조모임이 경주에 이어 서울까지 진출이닷!!)


내게 너무 귀한 시간과 인연을 선물해주신 경진 작가님과 이정윤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환대에 감사합니다.


우리 잘 생존해 있다가, 운동하며 건강하게 살다가 다시 생존신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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