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문 하루.
서울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문 하루.
저번에 서울에서 머물렀던 홍대쪽에 있는 벙크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다. 홍대 근처쪽에서는 가장 저렴한 숙소인것도 있고 대부분 이곳은 외국인들이 이용하는데, 외국인들과의 대화와 에피소드가 흥미롭기 때문에 두번째 방문이다 .2월에도 서울 우울증리사이틀공연 때문에 하루 묵어야 하는데, 그때는 벙크게스트하우스가 풀로 예약이 차서 다른 곳 호스텔을 예약했는데, 여기서 또 묵지 못해 아쉽다.
양재역쪽에서 서울우울증 자조모임을 마치고 22시 즈음 벙크에 도착했다. 21시까지가 체크인 시간이라 문자로 비번과 내 자리를 안내 받았다. 1층 공용식탁에 가니 이미 외국인들이 술한잔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어제 자조모임을 함께 했던 분들에게 안부 문자를 다 드리고, 리뷰도 간단히 남겼다. 저번에 묵을때도 외국인들에게 오래된 한국 노래를 소개해줬는데(세곡을 불러줬단 말이다) 오늘도 그 타이밍을 잡고 있다가 두명이 남았을때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한명은 뉴욕에서 온 동양인. 아버지가 한국인이라 한국말을 아주 조금 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 온 여성. 뒤쪽에는 창원에서 오신 한국인 아저씨가 혼술을 하며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
김광석 노래를 한곡 소해하고 싶다했는데, “일”이라는 한국인 아저씨만 반응이 좋고, 두 외국인의 반응은 뜨뜨미지근했다.(이거 노래를 불러야 해? 말아야 해? 괜히 두 사람 대화를 방해한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두 사람의 성향이 I인 내향인이라 반응이 뜨뜨 미지근 한건가 싶기도했다. 어쨓든 그들에게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와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러줬다. 노래가 끝난후 술잔도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그렇게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아서 계속 말걸고 그러면 실례일거 같아 나는 창원 아저씨랑 한국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은 명지대학교에 야구 심판자격 과정을 들으러 7주차 서울에 온 것이었다. 금토일 실습 수업을 듣고 있던 셈이었다. 고물상을 하시고, 취미로 낚시, 축구, 야구를 즐기는 스포츠인. 너무 자기 취미만 즐기시는거 아닌가 싶어 아내에게 잘하느냐? 여쭤보니 ㅎㅎ 나름 자신도 아내에게 잘하려고 노력해서 아내도 이런 취미생활하는 것에 크게 말이 없다고.
1층 소등시간이 24시라 “일”과 나는 3층 숙소로 올라갔다. 내 자리는 6인실 도미토리의 2층이었는데, 내 자리 밑에 외국인이 있어 말을 걸었는데, 대화에 적극적이고 인상이 너무 좋았다. 마침 그 방에 우리둘만 있어 방 불을 켜고 조금 대화를 나누었다. 뉴멕시코에서 온 “티져”라는 20살 친구. 대화를 하다가 방에 다른 캐나다인 친구가 들어와 자고 싶어하는 것 같아 우리는 불을 켜고 바깥 좁은 거실로 나왔다. 창원에서 오신 “일”도 우리 대화에 끼여 이야기 나누다가 내일의 수업을 듣기 위해 잠자리로 들었고, 티져와 나는 한시간 정도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솔직히 티져와의 대화의 1/5정도 밖에 내용을 알아 듣지 못했지만, 서로 이것저것 묻고 대화를 했다. 유려하게 영어로 말하지만, 나는 뭔소리인지 몰라도 대충 알아듣는 척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15살부터 운전을 했고, 아버지가 선물해준 쉐보레 차가 있다고 했고, 나는 쉐보레 경차인 스파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만 한달정도 더 머무룬다고 했고, 뉴멕시코에는 지하철이 없어서 서울의 지하철이 흥미로운 모양이었다. 계획형 인간은 아닌지 내일 여행스케줄도 없다 했다.대학에서는 심리학을 전공한다고 했다. 다른 도시로 여행할 계획은 없냐 했더니 서울에서만 머무르는 것 같았다. 한달이나 더 ㅎㅎ 한국의 두번째 도시인 부산도 많이 어필했지만, 다음 여행때 부산에 가보겠다 했다.
헤어질 결심 OST에 나왔던 정훈희의 “안개”(MIST)도 들려주기도 했다. 뉴멕시코 출신이다보니 멕시코의 메운 음식들을 좋아했고, 한국음식들도 좋아한다 했다. 베스트 넘버 1은 비빔밥, 두번째가 치킨(외국인들에게 치킨은 사랑스러운 음식인가 보다)이라고 했다. 닭강정을 그날 낮에 먹어서 닭강정을 아냐고 했더니 몰라서 치킨과 쉐임이라고 했다. 새벽 1시 30까지 대화를 나누다가 들어가서 자자고 했다.
새벽 5시에 눈이 떠져 샤워를 하고, 도미토리 방 복도에서 어제의 이야기를 글로 기록하고 있는데, 어제 1층 공용식탁에서 반응이 뜨뜨미지근 했던 오스트리아 여성외국인이 나와 같은 도미토리에서 나와 캐리어 짐을 챙겼다. 어디가야 했더니 부산에 기차타고 내려가서 이틀 여행하고 고향인 오스트리아로 돌아간다 했다. 짐이 무거울거 같아 캐리어를 1층까지 들어주었는데, 3층 현관문이 닫혀가지고 다시 내려가 그 친구에게 문 비밀번호 기억 나냐고 물어보고 다시 번호 눌리고 들어와서 글을 마저 적는다.
어제 너누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던 티져에게(인스타 이름은 다른 이름이라 왜 이름이 다르냐 물어서 나에게 설명해 주었지만, 나는 못알아 먹어서 이유는 모른다) 작은 그림 선물을 주고 싶어 조금있다 1층 공용식탁에 내려가 그림을 그릴려고 한다. 1층은 7시에 불이 켜진다. 아침도 간단히 먹고 그림 그려서 선물로 주고, 상도동에 위치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계획이다. 티져랑 같이 운동이나 같이 할래 하고 말을 걸어볼까도 싶지만, 몇시에 일어날지 모르니….일단 모르겠다.
기초수준의 영어 실력이지만, 한국에 대한 호감으로 여행온 외국인 친구들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하는 일은 늘 흥미롭다. 다음달에는 여기에서 못자 아쉽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