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이야기

해파랑길 8코스+9코스 조금.

by 박조건형

해파랑길 8코스+9코스 조금.


해파랑길 코스가 짧아서 9코스 5km지점에 있는 남목체육소공원에 주차를 하고 택시를 타고 6000원정도 비용을 내고 8코스 출발점에 왔다. 걷기 시작.


걸은지 얼마 안되어 짝지와 교제시작하고 같이 산지 15년만에 처음으로 대판 싸움. 싸움 내용은 우리 부부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밝히지 않음. 둘다 생각이 복잡해지고 서로 섭섭해하고 화가 나서. 나는 이런 상태로 같이 걷고 싶지 않아서 택시 타고 차로 돌아가자 했지만, 짝지는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지 나보고 혼자 가라고 함.


그래서, 간식으로 싸온 음식을 둘로 나눔. 근데, 바나나가 다섯개라서 짝지에게 두개 챙겨주고 내가 세개 챙김. 그 상태에서 멀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그래도 바나나 내가 하나 더 챙기는게 덜 무겁겠지 해서 세개 챙긴 것임. 그래서, 나눈 간식 비닐 봉지를 주고 차키도 주고 먼저 산을 내려가서 택시 타고 가려는데, 짝지가 같이 걷자고 함. 열받은 상태에서도 그래도 내게 손을 뻗은 것이기에 나도 이건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택시타고 가지 않고 같이 걷기로 함. 그때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서로 속이야기 함.


아무리 좋은 관계의 부부 사이라 하더라도 서로의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을수도 있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이해가 안되면 이해하려고 너무 애쓰기 보다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잘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하고 짝지에게 섭섭한 점 말하니 짝지도 조심하겠다 노력하겠다 하심. 나는 이야기 하면서 눈물 흘리고. 어쨌든 서로 속이야기를 좀 털어놓고 나니 괜찮아서 관계가 그래도 잘 풀리기 시작함. 15년만에 크게 싸우고(15년 동안 거의 싸운 일도 없고 부딪히더라도 금방 해결이 되었음) 한시간만에 서로 잘못한 부분 인정하고 앞으로 서로 조심하자고 이야기 하며 해소됨.


그 뒤는 즐겁게 걸었다. 8코스가 12km정도이고, 9코스가 7시간 정도 걸린다 해서 8코스 끝나는 점에서 편의점 사발면으로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5km정도 더 걸음. 9코스 출발지점부터 현대 기업 담벼락을 따라 걷는데, 4km이상이 되어 울산에서 현대라는 기업이 차지 하는 비율이 크겠다 생각했다. 원래는 부산 갈맷길 걸을때마다 자주 먹었던 만서리메밀막국수 집에 메밀칼국수와 수육 먹으러 가려 했으나(싸웠으니 속을 든든히 달래줘야 할거 같아서) 9코스 5km까지 걷고 나니 피곤해서 중간에 걷다가 발견한 버거킹(짝지가 좋아함)에서 햄버거 먹기로 함.


운전에 집중하기 어려울거 같아 주차한 곳에 도착해 차에 의자 젖히고 30분정도 잠을 잤다. 자고 나니 많이 개운해져서 버거킹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30분을 자서 그런지 피곤함이 덜해 짝지를 집에 내려주고 오앤오짐에 상체운동 복근운동하러 갔다. 한시간 20분정도 운동하고 집으로 왔다.


오늘 짝지랑 충돌했을때, 이런 문제로 우리사이가 크게 흔들리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고,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다보니 상대의 마음을 잘 살펴보고 금방 잘 푼것이 대견하기도 하고, 역시 우리 부부는 레벨업이 되었구나 생각했다. 짝지는 나의 구원자란 말을 늘 하고 다니는데, 짝지에게 구원자가 영어로 뭐냐고 물어서, savior 이란 단어를 알게 됨.

날씨가 추워지면 5000일을 잘 살아온 기념으로 손가락에 링처럼 타투를 하자고 했었는데, 이번에 양산 타투하는 곳에 가서 받으려고 생각중이다.


15년만에 처음으로 크게 싸웠지만, 서로 잘 화해한 우리가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생각한 하루였다. 짝지에게 고맙고, 앞으로 더 잘 살아봅시다 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사랑합니다. You are my savior in my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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