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울증리사이틀 공연 후기(망원동 책방 가가77페이지에서)
서울 우울증리사이틀 공연 후기(망원동 책방 가가77페이지에서)
가가77페이지에 일찍 도착했다. 이것저것 딴짓하다가 4시즈음에 근처 스스가게에 가서 든든히 먹고, 5시즈음 부터 음향 세팅하고 연습으로 공연 곡들을 충분히 불러보았다. 음향이 무척 좋았고, 공연에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가가77페이지와 조인하는 조향회사 분들이 오셔서 이벤트로, 오시는 관객들에게 조향이벤트를 해 주셨고, 공연도 다 관람해 주시고 가셨는데, 관람반응이 너무 좋아서 자주 그쪽을 보며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총 21명이 신청했는데. 취소자도 많고 표를 인계받아 오신분도 많아 17명정도 참석하셨다. 10분정도 늦게 진행했다. 공연의 시작….반응도 너무 없고, 기운도 다운되는 것 같아 이야기를 길게 할게 아니라는 판단에 바로 첫곡을 불렀다. 관객의 저조한 반응에 나는 굴하지 않는 프로페셔널. 그럴때는 분위기를 전환하기위해 다른 시도들을 하면 되고, 나를 보고 반응해주는 분들을 보고 노래를 부르거나 이야기를 하면 된다. 강연을 할때, 혹은 공연을 할때 모든 사람이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는건 당연하다 그중에 반짝거리는 눈빛이 있는 몇사람이면 충분하다.
그래도 공연 중반이 지날수록 반응도 해주시고, 노래도 따라 불러주시고 그랬다. 부산에서의 첫공연보다는 나의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많이 할수 있었다. 책방 사장님이 이후 시간을 다 비워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섯파트로 구성된 이야기를 다하고 여섯곡을 부르고 준비한 앵콜곡 두곡까지 다 잘 마쳤다. 그리고 10분쉬고, 이야기 나눔 시간을 가졌다. 질문도 해주시고, 감상도 나눠주셨다.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가 제일 인기가 많았고, 민물장어의 꿈과 8월의 크리스마스가 좋다는 의견도 들었다.
참여자들도 이야기 나눔시간에 자신의 우울증 이야기들을 들려주시고, 공연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었다고 말씀해주셨다.
무대에는 자꾸 서봐야 더 노련해진다고 생각한다. 실패의 경험은 없다. 그안에서 내가 건져갈 것만 건져가면 나는 모든 경험에서 내것을 찾아갈수 있다. 이번의 두번째공연도 내게 새로운 경험의 선물의 시간이었다.
길을 묻는 중국인에게 길을 직접 찾아주느라 늦으신 당최님은 공연이 끝나고 뭘안겨 주시고 싶어 하셔서 시장에서 양많은 떨이 닭강정을 사주시고, 외국인들만 애용하는 게하까지 차로 태워주셨다.
늘 그렇듯 외국인들에게 한국노래(민물장어의 꿈과 앵두)를 들려주고, 당최님이 사주신 닭강정을 외국인 여섯명과 나눠먹었다. 이들은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고, 나는 오늘 오신 분에게 감사의 문자를 드리고, 지금 공연 후기를 적는다. 오늘 오셨던 분중에 내일 밥한끼라도 내게 대접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신 분이 계셨다……오전 11시에 선약이 있어 아침 9시에 만나 차한잔 하기로 했다.(나에겐 이른시간이 아니라) 이렇게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행동은 마음을 내는 행위이다. 마음을 내주셨으니 나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응답을 하는 것이 도리.
세번째 공연은 3월 8일 금요일 울산에서 19시에 있다. 두번의 공연이 세번째 공연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나는 더 노련해 질 것이고 , 관객들과 함께 노는 것처럼 공연을 할 것이다. ㅎㅎ 3월의 공연은 그 공간의 충성고객들이 대부분이고 나에 대한 애정이 높은 분들이라 아마 관객 호응이 뜨겁지 않을까, 그래서 무척 기대가 되는 공연이다.
2월의 큰 일하나를 잘 치룬 내가 대견하다. 오늘 공연, 참 잘했다.
라운지 룸에 그 많던 외국인들이 다 빠지고, 노래를 들려주어 고맙다고 인사하는 외국인도 있었고, 부산에 갔다가 제주도에 간다는 프랑스 출신 닥터스트레인지를 닮은 잘생긴 외국인과도 잘자라고 인사했다. 조용한 평화로운 시간이다. 이 정적이 좋다. 12시에 여기 불이 꺼지면 위로 올라가 바로 침대에 누우면 나는 골아 떨어지면 된다. 행복한 토요일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