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왜 읽는 것일까
우연하게 개그맨 고명환의 책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를 읽었다. 2017년에 나온 책인데, 2023년에 새로 재판된 책이다. 알라딘 중고에 2017년 책이 아주 싸게 올라와 있어서 호기심으로 구매해 읽어봤다.
책에서 고명환은 1000권을 읽은 걸 자꾸 강조한다. 그까짓 읽은 권수가 뭐가 대단하다고. 근데 사람들에게는 그런게 먹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책에서 그 천권을 속독으로 뛰엄뛰엄 읽었음을 밝힌다. 나도 그런식으로 읽는 편이다. 엄청나게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은데, 아니다 싶은 책은 읽다가 읽기를 멈추고 책을 덮어 버리기도 하고, 뛰엄뛰엄 읽어도 괜찮은 책은 그렇게 읽는다. 한권을 꼭 정독해야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책에서는 자꾸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글쎄……책을 왜 읽어야 할까. 책 많이 읽은 사람치고 인품이 괜찮은 사람은 드물다라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적게 읽더라고 읽기에 그치지 않고 그 내용과 자기 삶을 연결해 실천해 살아가는 사람이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고명환의 책의 1000권은 거의 자기계발서일 것이다. 인용한 책들중에도 자기계발서가 많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성장을 하려고 애쓰고, 돈을 많이 버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까. 성장 안하면 안되나? 아마 끊이없이 성장해야 한다고 조장하는 신자유주의 세상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명환은 개그맨 출신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디어 짜는게 훈련이 되었고, 책속에서 그런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런데, 막상 그 아이디어를 자기 삶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가게를 운영하는 내용이라면 더 그렇다. 몇백만에서 몇천만원의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책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라고 하면서 하고 싶은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고 하지만, 본인도 그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하지는 못하지 않는가. 물론 그런 다양한 생각을 햐보는 훈련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게를 운영하면 그 가게에 온전히 집중해도 장사가 잘될까 말까한 세상이다. 자기계발서를 읽는다고 모든 사람이 그런 대박 가게를 운영할 수도 없는데, 이런 자기계발서들은 읽는 독자가 그렇게 될수도 있을꺼라고 희망을 판다. 고명환은 자기계발서 쪽으로만 책을 읽다보니 계속해서 내는 책들은 자기계발서 밖에 없다.
모든 사람에게는 다 배울것이 있는 것처럼, 자기계발서에서도 필요한 부분만 얻어가면 된다. 자기계발서는 자신과 자기 가족의 행복만 다룬다. 타인들의 아픔과 사회구조에 대한 고민등은 담겨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냥 자기 마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말하는 것 같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수 없고,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없고, 모든가게가 운영이 잘 될수도 없는데, 불안한 사람들의 심리를 건드려 책을 팔고 강연을 하는 것 같다.
자기계발서들을 읽어보면 저자들이 해낸 것들 위주로 쓰여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었는데, 자기가 해낸 것들 위주로 나열만 해 놓았다. 무언가를 했다면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 그 과정속에서 무엇이 힘들었는지 무엇을 얻었는지 그걸 사유하고 깊이있게 적어야지, 나는 이걸 했고, 이걸 했고, 이걸했다는 식의 나열이었다. 마치 무언가를 많이 해내지 못하면 자신의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물론 혼자만의 힘으로 해낼 힘이 없을때는 전문가들의 도움과 응원을 받으며 해보는 것이 필요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취하고 열심히 사는게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우리는 존재 자체로 괜찮은 사람이다. 내가 무얼할때 즐거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실험하고 탐구하면 그만이지 끊임없이 성장하고 도전해야 하는 삶은 나는 너무 피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