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일러성 리뷰
본 글은 영화 마지막 엔딩 부분에 대한 나의 해석이기에 영화를 안보았거나, 볼 생각이 있으신 분은 패스하시길 바랍니다.
영화는 상당히 지루하게 흘러간다. 산간 시골마을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 한 연예기획사가 코로나때 정부 지원금을 받아먹을 생각으로 그 마을에 글램핑장을 건설하려고 설명회를 가진다. 당연히 사장과 컨설턴트는 돈만 벌면 된다는 주의지만, 그 일을 진행하는 회사 직원 두명, 타카하시와 마유즈미는 사업계획의 현실성과 마을 주민들의 의견수렴때문에 고민을 한다. 주인공 타쿠미를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 둘은 이 마을에서 한번 살아볼까 까지 생각이 나아간다. 그만큼 그때까지의 삶이 녹녹치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쿠미가 딸 하나의 귀가를 종종 깜빡한다. 그래서 혼자 귀가하며 산속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하나의 장면이 자주 보였기에 영화 말미에 하나가 실종되거나 죽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하나가 실종된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를 찾아 다닌다. 타쿠미와 타카하시, 마유즈미는 하나를 발견한다. 어린 사슴이 쓰러져 있고, 어미 사슴이 하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상황. 사슴은 사람을 공격하진 않지만, 인간이 쏜 총이 빗맞거나 자식이 다치면 그때는 공격을 한다고 했다. 바로 그런 상황.
하나는 사슴에게 다가가려 하고 어미 사슴이 공격을 할까봐 타카하시는 하나를 만류하러 뛰어나가는데, 그때 갑자기 타쿠미가 그를 막고 뒤에서 목을 조른다. 타카하시는 죽고, 하나는 코 밑에 피가 있는걸로 봐서 죽었거나 크게 다친거 같다. 타쿠미는 딸 하나를 안고 숲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도시에서 온 타카하시와 마유즈미는 대사를 통해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게하지만 타쿠미는 영화속에서 오래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대체 속내를 알수 없는 미스테리한 인물로 그려진다. 자연의 대리자 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인류가 생존할 방법은 가능하면 인간의 자연에 대한 개입을 줄이며 최소화 하는 것이라는 메세지를 준다.
그런데, 하나가 어미 사슴에게 다가려 하는 것이 자연에 대한 개입으로 볼 수 있을까? 자연의 순리에 개입하지말라는 생각으로 타쿠미는 타카하시를 죽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타쿠미는 하나의 아버지가 아닌가. 보호자라는 말이다. 하나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기에 타쿠미는 하나가 위험에 처하는 순간을 방치하는 것이다. 하나를 구하려는 타카하시를 죽이는 것이 자연에 개입하는 것은 아닐까?
문득,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겨 인류의 반을 사라지게 한 것이 생각이 난다. 인류의 반이 사라지면 자연이 되살아 나는 것은 맞다. 그런데, 그 당사자의 의사는 무시한 타노스가 신이란 말인가? 대의를 위해서 인류의 반을 사라지게 했다는 말인데, 그 대의는 누가 정하는 가. 오만한 생각아닌가. 타노스는 그렇게 생각할수 있다쳐도 그 당사자인 인간은 자신들의 목숨이 걸렸으니 저항할 수 밖에 없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로 돌아와서 타쿠미 자신이 뭐라고 하나의 목숨을 죽도록 내버려둘 권한이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타카하시까지 살해할 권한이 있다는 말인가? 정말로 자연을 걱정한다면, 적극적으로 환경운동가로 나서서 인간의 자연 파괴를 막도록 나서야 하는거 아닐까? 산골에서 조용히 살다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두 사람을 죽게한 타쿠미가 나는 무섭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