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이야기

우울증이여 안녕.

by 박조건형

우울증이여 안녕.



지금 직장에 다닌지 2년하고 4개월이 되었다. 그 전에는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며 집에서 무기력하게 누워지내고 있을때였다. 코로나로 드로잉 수업도 거의 하지 않게 되었고 개인드로잉작업도 하지 않았었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에 바로 직장을 구하기 시작했고 우선 순위로 둔 것은 다음과 같다. 급여가 많지 않더라도 일단 주5일, 잔업 없을 것, 빨간 날 쉴 것, 집과 가까운 회사 위주로 이력서를 넣었다. 다행히 구직기간은 길지 않았고 바로 취직을 하게 되어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내게는 불규칙적인 프리랜서보다 규칙적인 틀이 있는 생활이 맞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하며 집에서 쉬거나 누워있곤 했는데, 차츰 차츰 직장에 적응도 하고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호기심 같은 것들도 조금씩 생겨났다. 내가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것중 하나가 무얼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 누워만 있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게 누워만 있고 바깥생활을 피하다보니 사람들 만나는 것 도 힘들고 누워만 있는 것도 괴롭고 이런 우울증의 반복을 28년동안 반복하는 것이 너무 끔찍하고 힘들어 죽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다.


20대 30대 40대 초반까진 나는 내가 과연 몇살까지 살지 자신이 없었다. 우울증이 올때면 죽고 싶은 유혹을 자주 느꼈을 정도로 내 삶은 무기력하고 절망적이었다. 우울증의 극복이란 것은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울증이 왔을때 자알 지내기, 덜 힘들어하기, 그리고 빨리 보내기가 있을뿐, 우울증이 없어지는 문제의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내 삶중 그 어느때보다 나는 지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안정적이 되니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많이 생기고 하고 싶은 욕구들도 꿈틀거린다. 그래서 자주 범사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너무 바쁘게 지내지도 않고 너무 늘어지지도 않고 적당한 삶의 텐션이 늘 함께 한다. 예전에는 잘 지내는 기간이 있어도 언제 다시 우울증이 날 덮칠지 몰라 긴장되고 불안했는데, 지금은 그런 불안감이 없다. 물론 예상치 못한 삶의 사건사고로 인해 우울증이 다시 찾아올수도 있겠지만, 예전보다는 오래 힘들어하지 않고 다시 잘 보낼수 있겠다는 나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28년 나의 우울증에 대해서는 나름 전문가 이지만, 세상의 수많은수의 다양한 우울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조금만 더 버티어 살아내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당사자에게는 가닿지 않을 말일걸 안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만 버티어 살아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나도 요즘같은 평온함과 행복감이 내게 올거라곤 절대 생각지 못했다. 내 나름의 노력과, 내가 누군가와 함께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한 내 짝지, 그리고 내 삶을 응원해 주었던 지인들과 친구들 덕뿐이다.


그래서, 나는 하루하루 참 감사하고 고맙고 소중하다. 짝지와 주변의 친구들과 재미있게 행복하게 앞으로 잘 살아가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삶의 숙제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내 삶이 우울증을 겪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조그만한 희망과 응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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