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조건형 Nov 03. 2024

자해를 하는 마음: 오해를 넘어 이해로(임민경 지음)

우울증 이야기

자해를 하는 마음: 오해를 넘어 이해로(임민경 지음)


이번달 우울증 자조모임에서 정해진 책이다. 나는 자해의 경험을 잘 몰라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책이기도 하다. 나는 군대에 있을때 나의 우울증과 괴로움을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손목을 살짝 그은적이 있다. 신경이 다치게 긋지는 못해 피부만 봉합했던 적이 있다. 24년전의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몸을 상하게 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때문에 자해를 안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자해를 한 사람들은 왜 하는 것일까. 아마 각각의 이유는 다 다를 것이다. 괴로움으로 인해 타인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나를 벌하는 마음으로 혹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하는 경우들도 있다. 다만 당부를 하는건 우연히 주변인에게서 자해 흔적을 발견했다고 해서 당사자에게 ‘왜’ 자해를 하느냐고 직접적으로 묻지 말았으면 좋겠다. 본인 당사자도 그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상대를 납득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다음의 자해를 더 숨기게 할 뿐이다.


자해를 하는 사람이 우울증이 있을수도 있고, 자살하는 경향으로 나아갈수도 있다. 자해는 오래된 삶의 맥락안에서 형성된 습관이기에 회복을 자해를 안하는것으로 목표를 잡으면 안된다. 완벽한 회복이라는 것은 없다. 자해를 안하더라도, 자해를 하고자 하는 욕구를 계속 느낀다면 그것은 회복되었다 말할수 있을까. 회복은 더디고 오래걸리는 반복된 연습과 훈련을 통해 향해 나아갈뿐이다. 때론 되돌아가고, 때론 비슷한 상태를 맴돌기도 한다.


이번달 자조모임에는 한분이 신청했다. 한분이 신청을 하더라도 나는 그 한 분과 대화를 하기 위해 간다. 두명 밖에 안되지만, 자신의 책방을 공간으로 열어준 대표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p125 -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어린시절부탸 실패를거듭하고 주변의 도움을 얻어가며 습득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사회적 기술이다.


p187- 게다가 자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자해 당사자에게 ‘왜’ 자해를 하는지를 반드시 묻는데, 비록 걱정하는 마음과 도움을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질문을 듣는 일은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자해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복잡한 심리적인 과정을 거치는데다, 때로는 해리로 인해 기억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기도 해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왜’ 라는 질문 앞에선 사람은 상대에게 자신의 의도를 납득시켜야 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p197- 그러나 회복은 언제 시작되는지 알 수 없고 측정한 사건이라기보다는 지루한 연습의 연속에 가깝다.


p203- 많은 경우 회복은 사건이라기보다 지난한 과정이며 무수한 반복이다. 회복은 직선으로만 일어나지 않으며 어떤 순간에는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같은 자리를 빙빙 맴도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증 자조모임 이번엔 창원(번외편)에서 합니다(1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