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있게 보는 것에 대하여

생활글 이야기

by 박조건형

나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있게 보는 것에 대하여


현재 100일 프로젝트 57일째 진행중이다. 항상 인물 펜드로잉 작업만 하다보니 나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수채화채색하는 그림으로만 그리기로 약속했다. 이 프로젝트동안 수채화를 다양한 종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보고 연습해 보고 있다.


어제 올레길을 걷고 돌아와 내일 올릴 그림을 그려놓아야 부담이 없을 거(평상시는 몇개정도를 미리 그려놓는다) 같아서 조금은 피곤했지만, 그림 하나를 그렸다. 그런데,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그림 방식을 흉내내 시도해본 그림인데, 생각대로 표현이 안되어 속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속상한 마음이 크게 길게 가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마음이 왜 이리 크게 오래 가는걸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어제 양산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해 제주까지와서 우도 올레길도 하나 걸었다면 상당히 피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상황에도 불구하고 100일프로젝트 그림을 그린것만으로도 칭찬해 주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57번째 그림까지 그린것중에 마음에 안든 그림은 5개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 원하는 대로 잘 그린편이 아닐까. 그런데, 이 속상함이 이렇게 오래가지?


문득 사과이모 작가님이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했던 과제가 생각났다. 수업시간이 시끄러웠던 작가님은 학생들에게 지금 바로 핸드폰을 꺼내 15분동안 자신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의 장점을 물어보라고 한 것이다. 나도 나의 장점을 알고 알아봐주려고 하는 편이지만, 내가 보지 못하는 장점도 있을 것이고, 사람들이 나에게서 보는 장점은 또 다르겠다 라는 생각도 들어서 내 SNS 계정 세곳(인스타, 블로그, 페북- 세곳다 내용은 같은걸 올리는데 주 사용자층이 다르다)에 박조건형의 장점을 세가지 댓글로 달아주셔요 라고 올렸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의 장점을 올려주셨다. 아마 각자가 부러운 지점들이 장점들로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 글들을 읽으며 이런 모습들을 읽어주는 그들의 관심과 애정도 감사하고, 다시한번 이런게 내 장점이지 나스스로 알아봐 주었다.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진 나인데, 고작 그림 하나 생각대로 그려지지 않았다고 속상해 하면 내 장점들에게 미안하지 않나 싶다. 모두들 아마 각자의 장점들이 있을 것인데, 그런 장점이 있는줄 모르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신경을 못쓰고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알아채고 누리고 활용하지 못하고, 자꾸 단점에만 눈을 돌리며 나를 힘들게 하면 자신에게 미안한것 같다.


자신의 장단점중 장점에 촛점을 맞처 살아가면 자존감이 높아져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수 있다. 그렇다고 단점이 있는데 장점으로만 눈을 돌리는 것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외면하는 것일수도 있다. 단점이 자신이 살아가는데 불편한 부분이라면 그 단점을 직면하는 것은 필요하다. 직면해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인정할건 인정한 뒤 거기에서 출발해야 그 단점도 개선이 되고 나아지기 마련이다.


아마 자신의 장점을 타인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멋적을수 있겠지만,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그런것 물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그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듣는 장점도 있을 것이고, 나는 장점이라 생각안했는데 장점이라고 읽어주는 지인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이 나의 장점을 잘 아봐주었으면 좋겠다. 칭찬도 하고 이런부분은 내가 멋지구나 하고 칭찬해 해주고.


어제의 속상함의 마음이 무엇때문이었는지 생각해봐도 잘은 모르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지인들이 장점들을 잔득 말해주니 그 감정은 옅어졌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종종 부정적인 감정들이 올라오면 나는 그 감정이 어떤것인지 파악해 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 감정이 그정도의 크기로 내가 반응할만 것인지, 내가 너무 과하게 반응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감정이 어디에서 출발했을지도 생각해본다. 그 감정과 비슷한 감정의 경험을 찾아보아도 좋다. 내가 느낀 부정적인 감정이 적절한 방식의 반응일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상황에서 내가 했어야 할 반응이니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힐난하지 않고 내가 이런 감정을 느꼈구나 알아봐준다.


이 글을 읽어 본 분이라면 지인들에게 한번 나의 장점을 물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장점들과 비교해보고 전자와 후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왜인지, 비슷하다면 나도 인정하고 타인도 인정하는 내 장점을 내가 왜 잘 알아봐주지 않았는지도 생각해 봤으면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올레길1-1 코스(천진항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