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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북토크

생활글 이야기

by 박조건형

장강명 북토크


장강명 작가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미세좌절의 시대>로 하는 북토크였는데, 솔직하게 이 칼럼집은 나는 별로 였다. 130페이지 정도 읽다가 덮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토크자리에 갔다. 작가를 어떤 책 한권만 읽은 것만으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강명 작가의 <표백>이라는 소설이 내가 읽은 유일한 책이다. 우울감과 자살에 대한 소재로 다룬 책이었는데,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님은 기자출신으로써 회색주의자 적인 태도를 가지셨다. 회색주의가 꼭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기자출신으로 어떤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입장을 들어보고 생각해보고 사유하다보면 한쪽의 입장만 지지하기가 힘듦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입장을 다 고려해서 의제를 던지는 일도 나는 유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읽은 <미세좌절의 시대>의 칼럼들은 너무 알맹이가 없다는 느낌이어서 읽을 맛이 안났다. 세곳에 칼럼을 쓴 것들을 모았다고 하시는데, 자기가 쓰고 싶은 주제들을 말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그 주제들을 피하면서 썼다고 하셨다. 칼럼의 지면이 짧은 것도 이유일수 있겠다. 나는 그 칼럼을 읽으면서 작가가 그 주제에 생활적으로 사유적으로 많이 연루됨을 느끼지 못해서 소설이나 에세이 말고 칼럼을 쓰시는 태도에 물었는데, 약간 발끈한 얼굴표정이 슬쩍 드러나시면서 그 부분에 동의가 되지 않는다 말씀하셨다.


나는 칼럼을 쓰는 태도에 대해서 여쭸는데, 다른 소설들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와서 답변을 주셨다. 회색주의자적인 태도는 소설에 적합한 방식이라 생각되고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시선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장강명 작가의 다른 소설들을 읽고 싶은 생각을 했다. 북토크 중에 말씀 하신 <해야할 일>이라는 다큐는 나중에 찾아 봐야지 생각도 했다.


회색주의자라도 그레이1부터 그레이 10까지 있는데, 어쩐 주제를 쓸때 자신이 그레이 1~10중 어디쯤에 위치해서 썼는지를 드러내며 칼럼을 썼다면 조금은 읽는 독자가 그 주제에 대해서 사유를 좀더 하게 되지 않을까.


책만 읽고 갔을때는 강의만 듣고 조용히 집에가야지 생각했는데,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해주시는걸 들으니 싸인도 받고 인사도 드리고 가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어쨓든 <미세좌절의 시대>는 내게는 별로였지만, 장강명작가를 조금더 깊게 다양하게 알게 된 자리였고, 다른 소설들은 많이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글만으로는 작가를 다 파악할수 없고 만나보고 이야기도 들어보고 질문도 하고 답변도 들어봐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북토크 2시간동안 작가님 얼굴을 보고 있으니 DJ DOC 이하늘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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