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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짜증이 너무 나는 회사 생활

생활글이야기

by 박조건형

요즘 짜증이 너무 나는 회사 생활


김대리가 나간이후 상당기간 평화로웠는데, 요즘들어 회사에서 짜증나는 상황이 계속 생기고 그게 반복니깐 조금만 부당하게 대우받는다 느낌이 들면 바로 나도 욱하게 된다. 어제는 퇴근을 했는데도 짜증이 풀리지도 않고 그 일만 생각하면 더 짜증이 나는 상황때문에 정신적으로 상당히 피곤했다.


김대리가 나간이후 전주임은 전과장으로 승진하고 김대리가 하는 일을 나나 전과장이 맡아서 배우기도 하고 하게 되는데, 소장이 참 답답한 부분이 많다. 무얼 알려주려면 똑바로 상세하게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그걸 또 반복해서 계속 하게해야 확실히 알텐데, 우리는 자꾸 화물차로 납품을 나가는경우가 많다보니 무얼 알려줘도 그걸 제대로 숙지하기가 쉽지가 않다. 확실히 몰라서 정확하게 하려고(제대로 안하면 위험하니깐) 물어보면 전에 말해줬는데 왜 그걸 모르냐는식으로 짜증 섞인 반응을 쏟아내니 받는 사람으로썬 짜증이 나는 상황이 반복된다.


그리고, 소장은 관리자 그릇은 못되는 사람이다 성실하고 솔선수범하긴 하는데, 그것외에는 답답한 부분이 많다. 소장은 충돌하는 상황을 싫어한다. 해야될 말인데 그게 불편할거 같은 상황은 피하는 성향이다. 회사에 영업부장 빌런이 있는데, 그 빌런이 기가차는 행동들을 해도 아무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하거나 뒤에서만 욕을 한다. 물론 영업부장이 우리회사 발주의 70%정도는 하고있는건 사실이고 영업하는 사람들이 현장보다는 거래처 말을 더 듣고 배려하는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해도해도 너무한 경우가 많다. 나나 전과장이 소장이었다면 이미 몇번은 싸우고도 남았을 상황이다.


어제도 탱크로리가 들어와서 용제를 지하탱크에 넣어야 하는데, 나나 전과장이나 권주임은 그일을 확실히 꼼꼼하게 알지는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영업부장이 거래처에서 컴플레인이 들어왔다며 소장보고 같이 가자고 하는게 아닌가. 같이 가자고 한다고 바로 쪼로록 따라가버려서 우리 세명은 벙쩠다. 영업부장보고 좀 기다리라고 하던가 나나 전과장에게 호수 연결해서 용제 넣는 과정을 꼼꼼하게 다시 설명해 주고 가던가. 간단한 일이야 우리끼리 하면 되는데, 탱크로리에서 용제를 지하탱크에 넣는 일은 잘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크누사고가 나는 일이다.


전과장은 소장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기는 하더라. 나중에 권주임한테 전화를 해서 설명을 또 해주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권주임은 우리만큼 일머리가 있거나 일 이해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 자신과 좀 친하다는 이유로 권주임에게 전화를 해서 설명을 했다고 한다. 권주임에게 설명해봐야 잘 모르니깐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고, 우리에게 설명도 다시 잘 못해준다.


어제 내가 잘못한 일이 하나 있긴 있었다. 어제 점심시간이 넘어서 탱크로리 일이 끝나 점심을 늦게 먹었다. 그래서, 콘테이너 휴게실에서 나혼자 잠을 잠시 자고 나왔다. 보통때는 다른 사람들도 함께 들어가 있어서 내가 난방을 끄지 않고 먼저나오는데 어제는 내가 혼자 틀어놓고 그걸 끄지 않은 것이었다. 내 실수는 맞다. 평상시 전기장판만 코드를 뽑고 난방은 내가 안 끄다보니 습관이 안되어서 안끄고 나온 내 잘못 맞다. 그런데 오후에 납품 하고 회사에 들어오니 소장은 사람들 있는데서 휴게실 너혼자 썼으면서 난방기 안껐다고 호들갑을 떨며 큰일 난다고 사람들 있는데서 뭐라 하는게 아닌가. 우리 세명 나두고 영업부장 따라간 그 상황이 더 위험하지 않나 속으로 생각했다. 속으로 욱하더라. 그냥 아까 너혼자 썼는데, 난방기 끄는거 신경써라고 말하면, 네 조심하겠습니다!! 라고 온전히 받아들이고 신경쓸텐데… 짜증나는 투로 말하니 속에서 욱하는게 아닌가.


어제는 퇴근을하고 울산책방에 북토크 들으러 가는데 내안에 짜증이 가시지가 않는거 였다. 짜증으로 가득차있으니 조금이라도 부당하게 대한다 싶으면 바로 반격태세로 튀어나가고 있는게 요즘이다. 울산에 도착해서 너무너무 지쳐서 차에서 잠을 청하고(잠도 안오더라) 도시락집에서 간단히 밥을 해결하고 책방에 가서 북토크를 들었다. 근데, 집에 돌아오는길에 회사일 생각하니 또 화가 끓어 오르는게 아닌가. 집에와서 짝지에게 또 넋두리를 했다.


과거에 김대리 일로 혹은 소장님이 김대리 편애하는 일로 몇번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늘 수긍하고 듣기보다 자신도 욱해가지고 자신이 그만두니 마니 그런말을 즉각적으로 쏟아내곤 하던 소장이라 내가 다시 말을 하는건 아닌거 같고, 어제는 권주임에게 좀 털어 놓았는데, 전과장에게도 함 이야기 해보고 권주임, 나, 전과장, 소장 이렇게 네명이서 한번 이야기를 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어제 100일프로젝트 중 처음으로 수채화그림 그리기를 하루 패스했다. 어느 곳이나 그렇지만 회사 생활 참 쉽지 않다. 나에게 더 큰 배움을 주려고 그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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