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이야기
몸도 아파서 서러운데 말을 와 고따우로 하노
어제 있었던 일이다. 김민섭작가님이 글을 쓰고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사람을 사람들은 무서워 한다고 했다. 이건 꼭 기록을 해 둬야 겠다는 생각으로 기록한다.
목요일 밤에 심하게 체했다. 짝지가 해준 맛있는 볶음밥을 많이 급하게 먹어서 그랬나? 줌바할때까진 괜찮은거 같았는데, 헬스장에서 헬스하는데 내 몸 컨디션이 너무 이상하고 몸이 안좋구나 느껴졌다. 집에가서 7~8번을 토하고, 설사도 그만큼 하니 몸무게가 3kg나 빠질정도 였다. 그렇게 하고나니 속이 편해져서 12시 반에 겨우 잠을 청했다.
내가 일하는 현장은 직원이 네명에 소장님 한명인데, 한명이 빠져버리면 남은 사람들이 그걸 다 쳐야 해서 왠만하게 아픈거 아니고서는 월차를 쓰거나 그러기가 눈치보인다. 금요일은 내가 장거리를 가는 날이라(그나마 장거리가 나아서) 사무실에서 소장님과 전과장에게 어젯밤 체해서 많이 토했다고 그래서 몸컨디션 많이 안좋다고 이야기하고 아침일찍 출발했다.
몸이 안좋으니 평소 10시 전에 도착할 거래처를 어제는 두번 중간에 쉬고(한번은 좀 잠을 자고, 한번은 화장실에 가고) 10시 50분이나 되어서 도착했다. 몸에 기운이 없으니 정신이 없어서 그래서 출입카드를 반납을 안하고 나온걸 다행히 10분만에 알아서 다시 거래처로 돌아가 신분증 찾고 다시 출발했다. 몸이 안좋아 소장님에게 케이디에서 물건 싣고 들어가면 바로 나는 조퇴하겠다고 문자를 했고 그래라고 하셨다. 부산 케이디까지는 쉬지도 않고 갔다. 목요일밤에 너무 토해서 그런지 입맛이 전혀 없어서 길가에서 옥수수를 샀는데, 그것도 하나를 먹지 못하고 반만 겨우 먹었다. 케이디에서 짐을 싣고 나와서 30분정도 잠을 청하고 빨리 들어가서 조퇴하려고 4시까지 들어갔다.
몸에 힘이 없으니 유령처럼 어슬렁어슬렁 걷는데, 소장님이 위에 사장님 와 있다고 일단은 있으라고 했다. 안그래도 아파서 서러운데 자기 직원이 아파서 조퇴하겠다는데 그걸 왜 사장님 눈치를 보는지…속으로 짜증이 올라왔다. 그런데, 소장님은 원래 그런 사람이고 과거에 그런문제로 이야기를 해봤지만 달라지는게 크게 없어서 그러려니 했다. 현장일 돕는다고 일을 하지만 몸에 힘이 없으니 워낙 느릿느릿하게 일하는게 눈에 띄어서 그런지 사무실에 안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사무실에 들어와 엎드리고 민서씨에게 투덜투덜 아프다는 이야기를 했다. 조금있다가 잡자기 전과장이 사무실 문을 열더니, “박조!! 뭐하노?!!” 라고 무뚝뚝하게 말을 하는게 아닌가. 자기가 아침에 나에게 몸괜찮냐고 문자를 보낸적도 있으면서 아픈거 모르나? 말 좀 부드럽게 하면 안되나? 화딱질이 나서 나도 큰 소리로 승질내면서 “소장님이 사장님이 있다고 안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으요!!“ 라고 답했다. 그러니 “ 사장님 갔다. 집에 가라!!”라고 또 성질내듯이 말하는게 아닌가.
전과장이 평소에는 말 부드럽게 말하려고 노력하는건 알지만, 한번씩 말을 틱틱 던지고 무뚝뚝하게 말한다. 내가 그걸 가지고 몇번이나 말좀 부드럽게 하라고 기분나쁘다고 말했지만 잘 먹히진 않는다. 사장님이나 소장님 차장님에게 말을 그딴씩으로 무뚝뚝하게 하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다. 왜 자기보다 상사들에겐 말을 무뚝뚝하게 하는적이 없으면서 나는 몇번이나 말 부드럽게 하라고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딴씩으로 말을 하는지 속에서 짜증이 나서 씨발씨발하면서 집으로 갔다.
집에 가면서 전과장에게 퇴근하면 전화달라고 했다. 본죽에서 전복죽을 사고 집근처까지 와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차안에서 전과장 전화를 기다렸다. 소장은 내 상사기도 하고 말해봐야 소용이 없으니 그렇다 치고, 전과장한테는 이거 확실히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5시 넘어 전화가 왔다. 내가 아까 전과장에게 들은대로 이야기를 하니, 자기는 절대 그런말 한 적이 없다하는게 아닌가. 너무 황당했다. 몇일전의 일도 아니고 몇분전의 일인데 내가 말 토씨 하나 기억 못한다고. 자기가 한 말을 한적이 없다 하는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하겠는가. 서로 소리만 지르다가 전과장이 내보고 이 새끼가~ 하길래, 형님 지금 내한테 욕했습니까? 하고 말하고 서로 소리지르다 전화를 끊었다.
생각해보니 아까 사무실에서 민서씨가 우리 둘이 이야기하는거 다 들었고, 혹시나 싶어서 민서씨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민서씨는 ”네 그런 투로 말씀하셨죠.“ 했다. 내가 전과장이 내게 그렇게 말 틱틱던지고 나서 민서씨에게 말을 왜 저런식으로 하죠? 하며 투덜투덜했기 때문에 기억이 난다. 내가 전과장에게 아까 민서씨가 사무실에서 이야기 다 들었는데, 삼자대면할까요? 하고 문자 했다.
“그러니, 그리고 설사 그랫다쳐도 그 게왜 머가잘못됏는데 니가아
딕도 아픈지 멀쩡한지 우째아 노 왜 니한테만 항상공손하게 말해야하노”
라고 답문자가 왔다. 아까는 절대 그렇게 말한적 없다더니 민서씨얘기 하니깐 설사 그랬다쳐도? 그리고, 자기가 아침에 내게 몸 괜찮냐고 문자를 했고, 사무실에서 업드려 있으면 어느정도 아프다는건 상상할수 있지 않나? 그리고, 왜 서로 말좀 부드럽게 하자는 간단하고 기본적인 요구가 그렇게 듣기가 싫은건지 모르겠다. 지가 내 상사도 아니고, 2주차 밖에 안되는데, 자기는 과장 달고 나는 아직 주임이다. 현장 기사 동료라면 서로 서로 말 부드럽게 하면 안되나? 그게 그렇게 어려운 요구가? 내가 이걸 가지고 몇번이나 싸웠는지 모르겠다. 상대가 기분나쁘다고 하는데, 왜 그걸 미안하다 하고 고칠생각을 안하는건지.
나이 아홉살 나보다는 많지만, 나도 나 나름대로 상회생활했는데, 어른으로써 서로 존중해야지 왜 이럴때만 나이많은 행세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일때는 내 편을 많이 만들어놓아야 해서, 권주임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고 설명을 했다. 그나마 권주임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기 때문이다. 전과장이나 권주임이 종종 내가 너무 튄다 그 얘길 하는데, 자기들만 참는다고 생각하는거 자체가 웃기다. 나도 두 사람을 참다 참다가 이건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을 하면 나만 이상하고 까딸스러운 사람 취급하는게 엄청 짜증난다. 즈그들만 참나. 나도 많이 참고 있다고.
이래서 보통의 아재들과 일하는게 이런부분이 힘들다. 어제는 몸 컨디션이 안좋아서 적기 힘들었고, 이건 꼭 기록해 두어야 된다 싶어서 아침에 일어나 글을 적는다.
원래 오늘 아침에 출근해 2~3시간 정도 회사 주변에 정비를 하기로 했는데, 몸도 안좋기도 하고 전과장 얼굴보고 같이 일하기도 싫어서 아침에 못간다고 단톡방에 문자를 했다. 내가 평상시 일하며 요령을 피우고 게으름을 피우는 스타일도 아니고 아주 가끔 몸이 너무 안좋을때마누이야기를 하는건데, 소장은 사장님 눈치보며 자기 직원 쉬라고 말도 못하고, 전과장은 말좀 부드럽게 하라는 그 간단한 요구조건도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니 회사생활 참 쉽지 않다. 쉽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