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그림

몇달동안 나와 전주임을 괴롭히던 직장내 동료 문제가 해결이 된 것 같다.

by 박조건형



SNS에 사진 한장을 먼저 올렸다. 퇴근하고 글로 적어 올리기전에 먼저 사진과 짧은 글을 올렸다. 몇달간 직장에서 힘들었던 문제가 이제 드디어 최종적으로 해결 된 느낌이다.


일단 사진부터 보자. 왼쪽이 나이고, 중간이 나보다 2주 먼저 들어온 25년 화물차 경력의 전주임 형님, 그리고 제일 오른쪽이 최근에 이분을 주인공으로 해서 여러편의 글을 적었던 그 글의 주인공 권주임 형님. 일단 문제가 해결된거 같아 형님들에게 사진 한장 찍자고 해서 찰칵 찍었다.


오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내가 바깥에 납품 나갔을때 소장님과 전주임이 있을때 있었던 일이다. 소장님은 회사에 내 옷과 소장님 옷을 세탁기에 돌리는데, 탈의실에 박스위에 잔뜩 쌓여 있는 내 옷을 본 모양이다. 나는 집에 회사 작업복을 가져다 두기 싫어서 박스에 봄여름가을겨울 작업복을 모두 쌓아놓았는데, 그게 안빤 작업복을 쌓아둔 것으로 오해 하셨나 보다. 그래서, 전주임에게 박주임에게 한마디 하라고 하셨고 그걸 전주임은 내게 이야기 해 주었다. 회사에 들어올때부터 생각했던 것이지만, 회사에 캐비넷하나 없다. 나는 소장님이 나에게 이 얘길 하면 이차례에 1인용 캐비넷 사달라고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는 지나가고 오늘 사무실에서 나에게 어제 박스위에 있는 작업복 이야길 했고, 나는 올타쿠나 싶어서 1인용캐비넷을 사달라고 했다. 소장님 입장에선 아마 자신에게 덤비는 것처럼 느끼신거 같고 나에게 화를 내시길래, 나도 소장님에게 그리고 권주임에게 섭섭한게 많다고 이야기 해 버렸다. 소장님이 컨테이너 휴게실에 이야기 하자고 따라 오라 했고, 권주임도 따라 오라 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따라 들어갔다.


문제의 핵심은 그 작업복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결국 문제는 권주임이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 이야기 했다. 소장님이 코로나로 없었던 동안 있었던 일도 이야기 했다. 내가 핸드폰에 직원들 배차 , 출발시간 들어온 시간도 다 읽어 주었다. 이야기가 작업복이 아니라 권주임으로 돌아가니 소장님은 할말이 없어졌고, 박주임이 그렇게 힘든지 몰랐다고 했다. 소장님은 싫은 소리를 잘 못하고, 직원들끼리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장님이 하시는 말에 조목조목 반박했고, 그 옆에 있던 권주임 자신이 그 문제의 주인공임을 다 듣고 얼굴이 벌개져서 나에게 하나하나 따졌지만, 나는 그걸 일일이 맞받아쳤다. 할말이 없을수 밖에. 소장님이 코로나로 쉬시고 회사에 오시면 면담 신청해서 나와 권주임 중에 회사에서 둘중 택일 하라고 말할뻔 했는데, 김대리가 중간에 컷 하고 자신이 권주임에게 이야기 하겠다고 해서 몇일 바뀐거 같았지만, 결국 권주임은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전주임 형님이 소장님이 코로나로 빠진 그 즈음부터 정신적 스트레스로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는 것 같다는 것까지 말했다. 일단 소장님에게 그동안 있었던 거의 모든 일을 시시콜콜 다 이야기 했다. 소장님은 그동안 있었던 일과 내가 얼마나 쌓인게 많았는지 이해해 주셨다. 나중에는 문제의 출발점인 작업복 문제로 돌아와서 제가 흥분해서 대든것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사과했다. 이럴땐 제대로 굽혀야 하니깐. 제가 소장님에게 섭섭한게 쌓여서 그렇게 했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소장님은 그러면 여기 콘테이너 휴게실을 내 탈의실로 쓰라고 하셨다. 앞으로 현장 직원들끼리 이야기 자주하자며 소장님은 일단 나가시고, 권주임과 내가 남았다.


권주임에게 내가 바라는 것들 세세한것들 하나하나 말했다. 1시되서 똥누러 가는 것 자제하고, 납품가면 국도말고 무조건 고속도로로 다녀라고 했다.(국도로 다니는 것과 고속도로로 다니는 것은 10~20분 차이가 난다. 김대리는 예사로 국도로 다니는데, 김대리한테 그런거는 배우지 말고 무조건 고속도로로 다니라고 했다. 고속도로로 다닐땐 드럼이 있으면 그물을 쳐야 하는데, 그거 치는데 2분도 안걸리니 하고 다니라 했다. 행님이 8개월차니 일을 못하고 일머리가 없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일을 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행님이 자꾸 일을 하려고 하고 배우려고 하면 나는 나의 노하우를 하나하나 다 가르쳐 줄수 있다. 전에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며 행님이 내가 조언을 했을때 인상을 팍 썼는데, 그러면 누가 행님한테 가르쳐 주고 싶겠냐고 했다. 뭘해야 할지 모르면 나한테 물으라고 했고, 내가 이거해라 저거해라 할테니 일을 파악하려고 애쓰라 했다. 거래처 가면 차안에서 세월아 네월아 앉아 있지 말고, 일단 거래처 현장에 있는 직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라. 그리고 그 지시대로 하면 된다. 그리고 거래처 현장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안부를 묻고 직책을 물어가지고 직책으로 불러줘라 등등. 시시콜콜하게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리곤 악수하고 잘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일단 나는 문제의 출발지인 탈의실 내 박스위에 쌓인 작업복을 가지고 내려 와서 박스 두개에 가을 겨울 작업복을 개서 정리해 넣어두고 여름 작업복만 따로 박스에 담았다.


김대리는 소장님에게 우리 삼자대면 이야기를 얼핏 듣는것 같았고, 김대리는 일이 있어 4시즈음 나갔다. 이제는 전주임, 나, 권주임 세명이서 30분정도 이야기 했다. 그리곤 잘 해보자고 했다. 차를 넣어야 할 시간이라(우리회사는 현장이 작은데, 퇴근전에 네대의 화물차를 회사안에 넣어두고 퇴근한다.) 내가 기념으로 사진 한방 찍읍시다 하고 사진을 찍고 차를 넣었다. 오늘 오후에는 현장 직원 네명이 손발이 척척 맞았다. 이렇게 손발이 네명이 다 맞으면 얼마나 일할 맛이 나냐고. 퇴근하기전에 아까 내가 작업복 캐비넷문제로 소장님에게 발끈 한걸 다시 한번 사과드렸다. 쎄게나갈때와 사과하고 업드릴때를 잘 구분해야 하니까.


그래서, 오늘 기분 좋게 퇴근했다. 이제 소장님도 권주임을 중심으로 한 문제를 알게되었고, 권주임 본인도 자신의 문제를 다 알았고, 이제는 서로 자주 이야기 하고 불만도 쌓아두지 말고 권주임 형님은 일을 차차 배우면 된다. 그래도 권주임이 변화가 없으면 이제는 나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지. 이제 사장님 빼고 모두가 다 알게

되었으니까.


일에 대한 주도권이랄까.그게 이제 내게 있다고 생각이 된다. 직장에서 내 위치에 대한 주도권을 내가 가지고 정치질 하고 교섭하고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보고 안되면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보고, 그걸 다 기록해두고, 내가 일하는 직장 내가 일하기 수월하고 즐겁도록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일도 잘하고, 상사들이 어떤 말을 해도 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 성취의 결과가 오늘이다. 너무 뿌듯하고 자존감 뿜뿜인 하루였다.


이제 즐겁게 일하는 일만 남은 거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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