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not- 김현영작품(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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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조건형

Why not- 김현영작품(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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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로 그린 것 같다. 크레파스로 그리면 똥이 많이 나와서 그리고 나서 손도 드러워지고 주변도 드러워지고 보관할때도 상그럽다. 그래서, 크레파스로 표현하는 것에 흥미가 없는 편이다.


왼쪽에 풍선이 있다. 쭈글쭈글 무표정한 얼굴의 풍선이다. 그외에는 다 암흑. 무기력하고 무표정한 풍선. 제 색깔이 없는 풍선이다. 오른쪽 옆의 하얀새가 풍선에게 묻는다. Why not? 왜 안돼? 무기력속에 잠식한 사람에겐 그 말이 메아리 처럼 들리고 튕겨 나갈 것이다. 하얀새는 그래도 옆에 있는다. 그리고 하얀새는 작지만, 자기 색깔, 자기 철학이 분명한 새이다. Why not? 이라는 질문이 풍선에게는 가닿지 않으리라는 걸 하얀새도 잘 안다. 그래도 그렇게 묻는다. 거리감을 두고 옆에 있는다. 그 질문을 할 뿐이다. 괜찮아 괜찮아 다독이는 것도 아니고 존재로서 그냥 옆에 있는다. 어쩌면 그런태도가 차갑게 보일수도 있지만, 하얀새는 풍선 옆에서 따뜻함과 냉철함 중간의 위치에서 이야기 한다. 풍선이 어떤 색깔을 가졌는지 우리는 알수 없다. 분명 자기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있다라는 것을 하얀새는 안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넌 분명 네 색깔을 찾을 것이라고. 풍선이 그렇게 자기 색깔을 찾을지 바람이 실실 빠져 형체없이 흐물흐물해 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무기력한 풍선이 자기 색깔을 찾는 일이 쉽지 않고 지난하고 안될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믿음의 영역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하얀새는 풍선이 빵빵하게 부풀어 자기 색깔로 빛날 것임을 믿는다. 물론 그 믿음에는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조금은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믿으려고 한다. 그리고 옆에 있는다. 말로만 떠드는게 아니라 거리감을 두고 존재로서 옆에 있는다. 존재로서의 위로. 하얀새가 그렇다고 풍선에게만 목매여 있지는 않는다. 볼일이 있으면 바깥으로 날라갔다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풍선 옆에 있는게 심심하면 자유로이 날라다닐 것이다. 그래도 금방 풍선 옆으로 돌아와 자리를 지킨다.


하얀새 또한 풍선 같은 시간이 너무나도 오래오래 있었다. 하얀새 또한 자신의 모습이 새의 형태일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하얀새는 누군가가 자신처럼 옆에 있어준 경험이 있다. 그가 왜 이렇게 내옆에서 알짱되며 자신에게 말을 걸었는지 그 당시에는 의문이었다. 그가 옆에 늘 있어 주었기에 조금씩 조금씩 자신에게 Why not? 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탐험했다. 문제는 직시이다. 마냥 긍정적인 희망적인 이야기는 풍선에게 가닿지 않고 본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래서 스스로의 힘을 믿고 직시하기를 바란다. 풍선과 하얀새는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누구도 모른다. 1년, 2년 5년 뒤에도 같은 자리에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5년뒤쯤에는 안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직시하고) 하얀새가 떠나고 풍선은 바람이 빠져 바닥에 널부러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얀새도 글을 쓰는 나도 믿음을 말하고 싶다. 옆에 있자고 말한다. 그런데, 그게 자신을 해칠정도까지 되면 미련없이 떠났으면도 싶다. 풍선도 중요하지만, 하얀새의 삶도 중요하니깐. 세상은 비극이고, 아픔이고, 우리의 의지대로만 되지 않는다. 슬프지만 그게 사실이다. 그래도 나는 믿고 싶다. 풍선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리라고.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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