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대화(관계항)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

by 박조건형

이우환 -대화(관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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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는 파란색, 왼쪽아래에는 따뜻한 색감. 파란색은 오른쪽을 향하고, 갈색은 하늘을 향한다. 제목이 대화라고 하는데, 서로 엇갈려 있는 관계에서 나는 꼭 대화를 하려고 애를 써야 하는지는 회의적이다. 그림에서 보면 두 색감이 주인공 같지만, 나머지 공간 또한 하나의 색감으로 본다면 차지하는 면적은 두 색감에 비해서 엄청나게 넓다. 그렇다면 두가지 색감에만 집중할게 아니라 그 다른 곳에서 무언가를 찾으면 되지 않나 싶다.


화목한 가족의 모습은 다들 꿈꾸지만 그러한 가족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화목한 가족이라는 판타지가 아닐까. 부모와 갈등이 있을 수도 감정적인 골이 있을 수도 있고, 형제나 남매끼리 소원하기도 하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대순진리회 종교에 빠지는 바람에 풍파가 컸다. 엄마도 나도 여동생도 다 우울한 시간을 보냈고, 다 우울증이 있었다. 다들 그 힘듦을 헤쳐 나가는 방법이 달랐다. 세명 모두 정신과 약을 먹은 이력은 공통적으로 있다. 엄마는 개인상담과 불경공부를 통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계시고, 동생은 하나님의 사랑안에서 평온을 누리고 있다. 나는 개인상담과 짝지를 만나고 나서 구원 받았다. 엄마의 원가족 또한 화목한 가정은 아니었고, 그런 가족의 분위기 같은 것도 이어져 왔기에 엄마, 나, 여동생은 살갑게 대화를 나누고 자주 만나는 관계는 아니었다. 나도 동생과는 절대 여행을 같이 가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할정도로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다. 내가 살아남으려고 찾고 헤매고 경험하고 공부하는 것들이 동생의 눈에는 다 이상한지, 오빠야는 특이하다는 말에 자주 발끈해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아마 나를 잘 모르는 동생에게 내 삶의 이력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어서 그런게 아니었을까.


어제 북토크에 여동생을 처음 초대했고, 꽃다발을 선물로 줬다. 작년 말부터 여동생과 나와 가까워진거 같아 감사하다. 서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상대를 너무 나의 기준으로만 보지 않는 것도 한 몫일테고, 물론 내가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 안정적으로 재미나고 행복하게 지낸지 5년정도 된 점이 가장 큰 몫일테고.


나는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고 신뢰하는 어른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연락이 와도 답을 하지 않은지 꽤 되었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와도 무연고로 장례치뤄달라고 말할 생각이다. 아버지 나이는 올해 79세 일테다. 나는 가족을 꼭 봉합시키려는 그 마음들이 불편하다. 어린 시절 상처나 애착관계는 평생동안 나의 삶을 좌지우지 하게 된다. 아버지가 미운데, 어머니가 미운데 꼭 그들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부모에 대한 원망이 있다면 그 감정의 찌꺼기가 없어질때까지 토해내었으면 좋겠다. 그 감정들을 다 뱉어내고 토로해야(꼭 부모에게만 토로해야 되는 건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 잘 바뀌지 않는다.) 무의 상태에서 상대에 대한 이해나 사랑이 생길수 있다. 이상적인 그림은 부모를 이해하고 화해하면 좋지만, 각 가정의 사정은 다르고 그 화해가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 내가 부모와 화해했다고 부모가 돌아가시니 부모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크다고 타인에게 부모를 이해해라 화해해라 라고 종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건 그들 가족 당사자의 몫이다.


나는 좋지 않은 관계라면 거리감을 두는 것도 꽤 좋은 대응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좋지 않은 관계를 이해하고 푸는 것이 자신의 해방과 연결되어 있다고 인식하면 좀더 깊은 탐구를 해볼 필요는 있지만, 안해도 괞찮은 것이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면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존재보다는 나머지 공간속에서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도 꽤 멋지다 생각한다. 부모가 채워주지 못한 빈자리가 다른 관계속에서 채워지기도 한다는 걸 믿는다. 그러니 대화가 힘든 관계를 꼭 풀려는 마음을 좀 내려 놓았으면 좋겠다.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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