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
피에르 보나르 - 커피(1915)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
색감이 산뜻한 그림이다. 너무 공이 들어간 디테일의 그림도 아니고 너무 대충그린 그림도 아니고. 그냥 이 어중간함이 좋다. 그림에서 여인이 커피를 마신다. 나는 작업하러 종종 카페나 책방에 가는데 내가 주로 커피를 주문하는 것은 커피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대부분 공간에서 아메리카노가 그나마 제일 싼 음료이기 때문이다. 내게 커피에 대한 취향은 별로 없다. 그래서 오늘은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부산 중앙동에 마크커피라는 작은 카페가 있다. 아주 작은 공간이다. 사장님울 둘러싸고 와인바처럼 커피바가 있어서 혼자서 앉을수 있는 좌석이 있고, 입구 창쪽에 좌석이 있고, 그 옆엔 커피 볶는 기계가 있고 안쪽에 4인 테이블이 두개 있는 규모다. 그런데 이 카페의 역사는 10년이 넘는다. 마크커피의 손님 반은 대중적인 일반 손님이고 나머지 반은 와인바처럼 커피의 세계를 탐미하는 매니아 손님층으로 구성된다. 거리가 멀어서 커피를 그렇게 특별히 좋아하지 않아서 두세번 밖에 들려보지 못한 곳인데 작년에 한번 10년정도만에 다시 들려보았다. 옛날에 짝지랑 초창기 연애할때 방문해서 그렸던 그림이 아직도 걸려있다는 소식이 신기해서 방문했고, 마크커피 이야기는 나의 최근작 <좋은 사람 자랑전>에 한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하루 날을 잡아서 방문했는데, 나는 사장님이 있는 바에 앉아서 사장님과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3시간정도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 처음엔 내가 커피를 주문했고, 나중에 사장님이 서비스로 커피종류를 설명해주며 어떤 맛인지도 알려주며 커피 한잔을 더 주셨다. 나는 그 맛이 기억이 나지 않는걸 보면 나는 미식의 세계는 영 감이 없다.
단골 손님들은 커피를 시간차를 두고 하나하나씩 주문해서 마시며 맛을 음미하고 그공간의 시간을 즐기셨다. 그리고 나갈때 자신이 마신 커피들을 한번에 결제했다. 밀키스와 암바사와 크리미(탄산음료들)의 맛이 다 다르다고 하는데 그 맛의 차이를 어떻게 느끼는지 신기했다. 아니 솔직히 그 맛을 구분할 줄 알며 즐기는게 무슨 의미인가하는 게 나의 솔직한 생각이다(그들의 취향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그 세계가 나에게는 신기한 영역이라는 말이다. 오해는 마시라)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코카콜라와 펩시(나는 펩시는 너무 단 시럽맛처럼 느껴져서 좋아하지 않는다)를 구분은 할 줄 안다.
한국인들의 취향은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여가시간이 나면 다들 왜그리 맛집만 찾아다니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천만 영화를 챙겨보고, 책 거의 안 읽는 사람이 한강작가가 노벨상 받았다고 그렇게들 서점에 가서 사서 볼려는 건지 그 납작한 취향의 세계가 너무나도 안타깝다. 자신의 취향을 디테일하게 세밀하게 발전시키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별로인지 경험을 해보면서 분류해 나가는 일은 중요하다고 본다. 취향이라는 것은 자신에 대한 탐구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다. 다만 왜 그 많은 사람이 그렇게 똑같이 같은 것들만 좋아하는지 안타깝다는 것이다. 나는 천명의 취향이 천가지였으면 좋겠다. 나는 프로딴짓러다. 취향이라는 것은 시간을 들이고 애를 써서 나를 탐구를 하며 딴짓을 부러 해서 만들어가고 빗어가는 영역이다. 이 그림을 보고 열명의 사람이 다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간다면 읽는 독자로서 얼마나 설레이고 재미있겠는가. 10명중에 7명이 비슷한 내용만 쓴다면 읽는 이로서는 심심하고 재미는 없을 것이다. 내 취향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면 지금이라도 내가 궁금해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해봐야지 생각만하지 말고 바로 직접 해봤으면 좋겠다. 해보면 내가 이걸 좋아하는지 관심이 있는지 말로만 하고 싶다고 했는지 어느정도 알수 있다. 그게 별로였으면 또 다른 걸 해보고. 별기대없이 해봤는데, 재미가 있어서 오래 하게 되고 또 다른 영역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내 취향이 어떤지 한번 적어도 보고 생각도 해봤으면 좋겠다. 우리 자꾸 딴짓을 해보자. 딴짓을 통해 나를 입체적으로 발견하고 알아가자.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