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실- 히로키(종이에 아크릴)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

by 박조건형

관찰실- 히로키(종이에 아크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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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면 대형카페에 앉아 있는 것 같다. 왠지 느낌이 손님이 없는 평일 인거 같다. 주말에 이런 경치가 좋은 대형카페는 손님이 몰리기 마련이니깐. 여인의 뒷모습에서 경치를 관망하는 여유로움, 평화가 느껴진다. 한적함. 조용함. 평화 그런것들. 그런데, 삶을 늘 관망만하면 내 삶은 바뀌지 않는다. 저 멀리 강을 건너 내 삶에 들어가서 무언가를 하고 겪고 실패의 경험도 하고 관계속에서 상처도 얻고 내 삶에 크게 영향을 주는 어떤 화두를 깊게 들여다보며 직면하며 탐구하고 성찰해야 내 삶이 조금은 덜 고통스러워지고 조금은 더 만족하는 삶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서 세상속에서 살아가는건 맞다. 그건 살아가기 위한 생존을 위해서 그런 것인데, 나를 탐구하고 내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는 왜 치열하게 맞닥드려 부딪혀 보지는 않는 것일까. 물론 내가 내 우울증을 직면하고 수용하고 들여다보고 내 한계와 바닥을 직면했던 것은 이 문제가 내 삶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픔, 어두움, 화두를 직면하기를 회피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들보다 내가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 화두가 자기 삶에 중요한 것이라면 언젠가는 정면승부를 하려고 마음을 낼때가 올거라 생각한다. 내가 운동을 4년째 생활처럼 습관처럼 수련처럼 훈련처럼 하며 아주 만족스럽고 가벼운 삶을 살지만, 운동과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운동하라고 권하거나 잔소리하진 않는다. 내가 말해야봐야 소귀에 경읽기니깐. 아프면 결국 운동하게 되고 생활습관이나 음식습관을 점검하게 된다. 그때 운동하면 된다. 물론 그전에 나랑 맞는 운동을 찾아보면 좋겠지만, 절실하지 않으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자기 삶의 중심으로 가져와서 운동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의 아픔, 어두움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나는 중학교 2학년때부터 우울증이 있었다보니 23살때 청소년 상담실에 처음 가서 우울증을 진단 받았고 몇달 되지 않아 군대를 갔다. 그래서, 사이코드라마, 여러 집단상담, 개인상담을 일찍 접했다. 그 당시 집단상담에 참여하면 40대 50대 어른들이 나에게 어려서 부터 심리 공부를 하니 대단하다고 칭찬했지만, 그때는 그게 칭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왜냐면 나는 그 집단상담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여전히 자주 무기력해지고 삶이 두렵고 그랬으니깐. 내게 대단하다고 말하던 어른들은 결혼도 하고 자녀도 있고 직장도 안정적이었던 사람들이라 그때의 내게는 그들이 더 대단해 보였다.


그러니깐, 나는 내 생존문제때문에 내 어둠을 일찍부터 탐구를 했었던 것이다. 그 탐구가 20년이 넘게 이어졌다.(나의 우울증 기간은 29년) 나도 한번도 지금처럼 안정적이고 평화롭고 그러면서도 삶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많은 내가 되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나고 행복하다. 내가 완벽하다는 것이 아니라 내 불안전함을 잘 포용하고 수용하면서 타인들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면 된다는 걸 알기에 앞으로의 삶이 두렵진 않다.


15분글쓰기는 자기에 대한 탐구의 시간일수 있다. 타이머켜놓고 생각나는대로 손가락 가는대로 적으면 되는 놀이이다. 글쓰기에 대해서 누가 평가하지 않고 자신의 속모습을 글에 녹인다고 해서 누가 크게 비난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글을쓰는 걸 어려워하고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15분글쓰기의 재미난 맛을 알게되면 정말 신나게 재미나게 할텐데. 나는 새해에 시작하는 이 놀이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한 그림을 보고 10명이 넘는 사람이 다른 글을 써 낼테고 그 이야기들이 매주 기다려질거 같다. 이 단톡방에선 평가나 조언은 지양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가 계속해서 이 글쓰기 놀이를 할 수 있도로 응원하고 글에 담긴 나의 비슷한 경험들을 나누는 정도면 충분하다. 담주부터 시작이다. 어떤 글들을 만나게 될까. 설렌다. 설렌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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