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울산 경주 부너미 북토크 후기(억쑤로 깁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골 책방 자크르에서 부너미 <아이가 있는 집의 질문들> 북토크가 잡히게 되면 미리 날짜를 알려달라고 말씀드렸다. 원래는 12월 31일까지 하고 빵집 운영은 종료하기로 했는데(자크르 시즌1) 1월 3일에 잡히는 바람에 1월 3일까지 하고 종료하기로 했다. 빵만드는 일이 너무 힘들기도 했고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 여기신 대표님은 어렵게 빵 만드는 걸 익혔지만 빵집으로서의 운영은 종료하고 빵을 만드는 공간을 재정비하고 시즌2로 책방 자크르를 열기로 하셨다. 그리고 같은 날 경주 오늘은책방에서도 북토크가 잡혔다. 부너미 북토크 2주전에 내 책 <좋은 사람 자랑전> 북토크가 열린 곳이기도 해서 두 곳다 북토크를 신청했다.
일찍 도착했더니 빵집으로서는 마지막 날이라고 아쉬워하는 빵집 단골손님들이 엄청 많이 몰려왔다. <아이가 있는 집의 질문들>을 만든 어떤 책 마케터님께서 오셨길래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몇주전에 울산에서 10년째 운영중인 스윙스야구단 책을 만든다고 어떤 책 대표님과 작가님을 자크르에서 뵙고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에 재능기부겸 아이들 얼굴을 작게 27명을 그려드린적이 있는데 마케터님도 그 그림들 다 저장해두었다며 이야기를 꺼내셨다. 책 만들때 혹시나 작은 그림으로 책에 넣어 쓰셔도 좋다고 말씀드렸다.
자크르 북토크는 대부분 대표님이 사전에 꼼꼼히 준비한 질문들도 작가님에게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지만, 이번엔 공저 작가님이 다섯분이나 오셔서 작가님들께서 15분씩 할애하여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우선 이성경대표님의 이야기부터. 부너미를 8년간 운영을 해 오신 분이기에 부너미 소개도 덤으로 해서 들려주셨다. 어떤 모임을 8년이나 운영하는건 쉽지 않은데 운영하며 수정보완해 온 규칙들을 말씀해 주셨다. 가장 중요한 건 1/n로 대화하기. 나도 늘 생각하며 인지하고 있는 부분인데 어떤 모임에 가든 말이 많은 사람이 있다. 대화를 독점하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모든 구성원들이 가능한 공평하게 발언의 기회를 가질려고 신경쓰는 편이다. 말씀이 적은 성향의 분도 1/n 만큼 이야기 하도록 독려한다.
그리고, 일단 쓰기를 하시는 분들을 위주로 받아들이다보니 부너미 문턱이 높다고도 하셨다. 오히려 글쓰기라는 적극성이 있는 분들만 들어오셨기에 오랜시간 운영이 가능한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는 분들은 많지만, 자기가 읽은 것을 글로 쓰는 분들은 참 드물다. 그래서 자기 글을 쓰는 분은 우선적으로 호감이 가는 편이다. 부너미는 들어와도 애써 챙겨주지 않는다고 했다.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했다. 부너미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결혼생활속에서 고민이 크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갈망이 큰 분들이 들어오시기에 글을 쓰는 적극성과 더불어 주체적인 분들 중심으로 모임이 구성되고 이어지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부너미에서 사적 모임은 지양한다고 했다. 카페를 통해서 뭔가 공적 모임을 하고 싶으면 공지를 올려서 관심이 있고 의지가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무언가를 하지만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따로 연락하는 건 지양한다고 했다. 우리가 뭔가 가까워야만 관계의 질이 높다고 착각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거리감이 관계를 오래가져가는 관건인것 같기도 했다. 6년동안 알고 지냈지만, 막상 연락하려니 서로의 연락처가 없는 경우가 흔하다 했다.
성경쌤은 <82년생 김지영>이 나왔을때쯤, 여성의 말하기가 사적 말하기에서 그치는게 아쉬워서 공적말하기를 하기 위해 페북에서 같이 페미니즘을 공부할 사람을 찾았는데 그때 현주쌤이 참석을 해서 그때부터 부너미 원년멤버로 활동하셨다고 했다. 두 분은 부너미의 책 네권에 글을 썼다.
성경쌤은 두 꼭지의 글을 썼는데, 연애(친밀한 관계)에서 관계맺기가 중요한데 학교에서는 그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다보니 여러가지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말씀하셨다. 폭력의 수레바퀴라는 개념이 있는데 우리는 때리지 않고 바람피지 않고 외박하지 않고 술마시지 않으면 괜찮은 남편이라고 말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사랑과 존중의 너무 낮은 기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긍정적인 의미로서 사랑의 수레바퀴를 전지에 그려서 써보는 활동을 하신다. 사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 그리고 그것을 충족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을 적어보는 것이다. 우리가 존중이라고 말하면 너무 추상적인 개념이고 내가 어떠할때 존중받는 느낌인지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자주 못봤는데 내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에게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름을 잘 기억을 못하는 편인데도 누군가의 이름을 들으면 자꾸 기억하려고 핸드폰에 이름이라도 적어두고 자꾸 그 메모를 보며 그 사람을 이름을 부르면서 익히려고 할때도 있다. 나는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데, 서로의 시간을 존중한다면 더 신경써서 늦지 않으려고 노력할꺼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간에 맞춰 약속에 나와주셔도 나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는다.
성경쌤은 일요일 저녁 6시마다 가족회의를 하는데 4인가족 구성원이 “나도 쌤”을 한다고 했다. 내가 쌤일때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 식이다. 딸이 연애를 시작하자 50일선물로 별을 선물하고 싶어 접어보는데 별하나 만들기 어려워 가족회의 나도쌤일때 가족 구성원들에게 함께 별을 만들기 했다고 했다. 물론 그렇게 무언가를 같이 하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식이다. 남편이 그자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엄마의 첫사랑과 그때의 감정들에 대해서 묻고 대화한다. 성경쌤이 나도쌤일때는 전지를 펼쳐놓고 성평등 강사로 활동할때 하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해본다고 했다. 전지를 펼치고 쓰면서 대화하는 것도 직접 해보면 좋을 방법일듯 했다.
두번째 글은 경제 관념에 대한 글인데 빨간 버튼을 누르면 현실에서 가능한 것이라면 얻을수 있는데 뭘 얻고 싶냐고 하면 대부분 돈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돈을 타인을 헤치면서까지 눌러야될까 하는 질문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야기를 하신다. 딸이 옷을 살때 계절동안의 한도액만 정해주고 알아서 주체적으로 쓰게 내버려두는 것이다. 10만원짜리 한벌을 사든, 만원짜리 10벌을 사든 아이가 선택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래서 동묘에 저렴한 옷들을 사러 다닌다고도 했다.
현주쌤은 자녀와 떨어져 지방에서 생활한 경험을 글로 쓰셨다. 우리는 아빠가 떨어져 지내는 것에는 관대하면서 아이가 어릴때 엄마가 떨어져 지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그것을 내면화해서 스스로 죄책감을 가지기도 한다. 현주쌤은 혼자 있는 걸 원하고 좋아하는 사람인데 실제로 혼자서 지내는 것이 어떨지 경험해 보고 싶어서 처음에는 일주일에 하루 출근하면서 하루하루 늘려 갔다고 했다. 책에는 수목금토를 지방에서 지냈다고 했는데, 작년에는 화수목금으로 변경하기도 했고, 토요일하루만 몰아서 풀로 일을 구성해서 지방에 다니기도 하다가 결국 지방 근무생활은 마무리 하셨다고 했다. 경주 걷는 부너미에서 혹시 다시 지방에서 혼자 근무하고 싶은 욕구가 남아 있지 않냐 하니 제주도에서 더 떨어져서 지내는걸 실험해 보고 싶다고 웃으며 말씀해 주시기도 했다. 현주쌤과 남편은 서로의 자유를 구속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래서 서로 어딜간다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현주쌤이 지방근무를 하겠다고 했을때 알았다고 하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새롭게 구성했다고 했다. 북토크를 들으며 오히려 남편분이 그런 성향을 어떻게 형성하게 되었을까요 궁금해서 질문을 드리기도 했다. 현주쌤의 핸드폰에도 남편이 ‘미스테리’로 저장되어 있다고 우스개로 답변주시기도 했다.
하지쌤은 포항에 계시다고 했는데, 경상도 가족답게 가족간의 대화없음에 대해서 글을 쓰셨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북토크를 할까 말까 걱정하셨다는데 멀리 경상도까지 부너미쌤들이 내려오시는데 머릿수라도 채워야지 하고 오셨다는데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차분히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아이들을 키우며 고립되었다고 느꼈는데, 마침 코로나로 줌모임이 활성화되어서 부너미 활동을 하며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얻으셨다고 했다. 성경쌤 집에 키즈부너미를 하러 아이들과 간적이 있는데, 성경쌤 남편분이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상냥하게 대하는 것이 낯설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한국사회에서 남자들이 말이 없었던 것은 말을 안해도 되기 때문이었다. 여성들이 말없는 남편을 눈치껏 살피고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는까. 원래 말이 없는게 아니라 말을 안하는 것이 권력이기도 하다. 나도 그전날 흑백요리사2를 보며 느꼈던 점을 정호영 셰프와 샘킴 셰프 예를 들어 설명해주셔서 반갑기도 하고 웃겼다. 정호영은 두 사람이 팀웍이 잘 맞다고 인터뷰했지만(자기만의 착각) 샘킴은 힘들다고 했다. 샘킴이 어리버리한 정호영을 맞춰줬기에 정호영은 팀웍이 맞다고 착각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표현하고 말하라고 하지만, 과연 말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들을 준비가 안된사람에게 혼자 말하면 그것도 힘들다. 우리가 서로를 모른다는 것을 기본값으로 하고 말을 하고 표현해야겠지만 서로 경청할 자세가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 부너미를 통해서 말하기 훈련이 많이 되었다고 했고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결과물이 나왔을때 성취감이 있었다고 하셨다.
홍이쌤은 예전에 자크르에서 만나 알게 되었는데, 이분이랑은 페미니즘으로 할 이야기가 많겠다 싶어 홍이쌤이 유일하게 일요일오전에만 시간이 나신다 해서 일요일 아침에 7시까지 해운대 집 근처 카페에 가서 처음 뵈었는데 3시간 반이나 수다떨다고 헤어진 경험이 있어서 좀 친숙한 작가님이셨다. 어릴때부터 불평이 많았던 아이라고 하셨다. 그러니 결혼을 하면서 부딪히는 부분에 갈등이 얼마나 많았을까. 결혼하기전에는 페미니즘에 관심도 없었지만, 우연히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를 읽고 그 책에서 다루어진 많은 투쟁의 기록을 바탕으로 결혼생활 초기를 잘 세팅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자녀가 없었지만, 자신은 학교에서 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고 자녀도 가질 계획이니 부너미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성경쌤에게 어필을 해서 들어오셨다 했다. 나도 성경쌤에게 남성도 가입이 가능한가요? 물었고 회의를 거쳐 회칙이 바뀌면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자꾸 묻고 말하고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변화가 생기고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 홍이 쌤은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셨다. 혼인신고란에 보면 엄마 성을 물려줄 것인가 라는 항목이 있지만, 그걸 신중히 생각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항목은 있지만, 엄마의 성을 쓰는 것이 기본값이 아니라 갖춰야 할 요건들이 있어서 번거롭다. 자신이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많이 담당하는데 남편의 성을 물려주는게 왠지 시가에 아이를 만들어주는 느낌이라 싫었다고 했다. 동생이 연애를 하고 있는데 남친과 자녀에게 엄마 성을 물려줄수 있다는 이야기 조차 꺼낼수 없다면 그 관계가 건강한가 생각해볼 부분이라 말씀해 주셨다. 부모 성을 어느쪽을 쓰는게 별거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별거아닌데 왜이렇게 엄마 성을 쓰는게 드물고 특별한 일이 된 것일까. 아이가 홍이쌤 성을 쓰게 된 후에도 사람들은 부모성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다고 했다. 남편과 부딪힐때마다 갈등을 어떻게 헤쳐나가셨냐고 여쭸는데, 부딪힐때마다 우리가 같이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주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셨다. 계속 관계를 갱신하려고 노력해야하는 것이다. 같이 살며 희생하며 살고 싶지 않으셨다.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게 해주자. 큰 문제는 배수진을 쳤다고 한다. 나랑 꼭 같이 살고 싶으면 이걸 지켜줘야 한다고. 2005년에 후주제가 폐지되었다고 하지만, 20년이 지나도 왜 큰 변화가 없을까. 나도 주변에 결혼한 분들이나 결혼할 분들을 만나면 홍이쌤의 사례를 자주 이야기 했다고 생각했다. 선례를 남기는 일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모니카 쌤도 두개의 글을 쓰셨다. 이혼한 싱글로서 어머님과 함께 살고 계신데, 과연 가장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엄마가 주중에 살림과 육아를 담당해주셔서 이혼전보다 편하게 살고 있는데 자신이 엄마에게 적절한 대우를 해주고 있는지 엄마로서의 역할을 너무 방임하고 있는건 아닌지 질문하셨다. 사람들이 기획노동의 개념을 잘 모르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 여성들이 기획노동을 담당하고 있고 남편들에게 간단한 실행노동을 분배해서 시키는 경우가 많다. 남편들은 자신이 가정에서 상당히 많은 일을 한다고 착각하지만 그것은 살림과 양육의 기획도 상당히 큰 노동이라는 것을 인지 못해서다. 시사기획 창에서 한 기획노동 방송을 보면서 그래도 자신은 기획노동은 하고 있어서 엄마와 노동의 분배를 적당히 하고 있구나 하며 위안을 하셨다고 했다. 결혼초기에 음식을 조금 해보다가 이혼을 하면서 요리의 전권을 엄마에게 맡기도 보니 요리를 익힐 기회를 스스로 박탈해서 여전히 요리에 취미가 없으시다. 나중에 엄마가 나가 사신다고 하게 될수도 있는데, 스스로를 돌보는 요리기술도 조금씩 익혀야겠다고 마음 먹으셨다. 정여랑의 작가의 소설 <5년후>를 소개해주셨는데, 5년마다 결혼을 갱신하는 것이 소재인 소설이다. 한 사람과 평생을 사는 것이 나는 미스테리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그것을 법으로 묶어 놓은 것이 결혼이라는 제도가 아닐까. 10년마다 갱신을 하면 10년이될때마다 우리가 계속 같이 살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그런 갱신제도라는 것이 서로에 대해서 생각하고 갱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태도를 가지게 하지 않을까. 서로 마음이 없으면서 제도로 묶여 쇼윈도 부부로 사는 것보다는 10년이 되어 서로 소원해 지는 마음을 확인하며 갱신을 하거나 헤어지거나 두가지 선택지가 있는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 두번째는 이혼을 했더라도 아이들에게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잘 하기위해 연결되어야 한다는 글을 쓰셨는데, 전남편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그리고 그 분과 재혼을 하면서 아이와의 관계를 어떻게 연결하고 구성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글이고 이 고민은 계속 현재 진행형이라 하셨다.
경주 오늘은 책방 북토크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같다. 그 자리에서 자녀와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셨다. 하이톡이라는 걸 처음 들어봤는데, 교사랑 교사 사이에 나누는 카톡같은 거구나 눈치껏 알아들었다. 다음날 모니카쌤이 내게 비양육자가 있는데, 자녀이야기를 한참 나누면 소외되지 않으실까 신경이 쓰인다 하시길래 나는 그 아이들의 세계와 양육의 세계와 학교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수 있다는 것이 공부의 의미이기에 오히려 더 경청하게 된다고 답을 드렸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문제를 교사에게만 책임을 물리는데, 교사들만에게 책임이 있는게 아니라 어른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있다. 내가 30대 중반에 교육공동체 벗에서 나오는 격월간 잡지 <오늘의 교육>으로 2년간 독서모임을 꾸렸던 것도 교육이 우리 어른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다음날은 10시 반에 걷부 약속이 잡혔는데, 다들 너무 오랜만에 만나셨는지 아침 7시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셨다 해서 시간이 11시 반으로 늦춰졌다. 오전 이끄미는 경주 인근 포항에 계시는 혜린쌤이셨다. 삼릉원 주변을 산책했는데, 삼릉원을 둘러싼 꾸불꾸불한 거대한 나무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선생님들과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좋았고, 오전 산책이 끝나고 간 곤드레밥 정식 집도 너무 훌륭했다. 다음에 짝지랑 데이트하러 삼릉원과 식당에 와야지 생각했고, 원가족과 와봐도 좋을 것 같다.
오후는 성경쌤이 이끄미. 다들 온돌방에 누워서 수다떨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이런 느슨한 산책도 참 좋다. 월정교 주변을 걸었고 카페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저녁에 일정에 있어서 일찍 일어났고, 경주에 온김에 페미니즘 책방 너른벽도 단골이라 들려서 1시간 정도 수다떨다가 양산으로 내려갔다. 너른벽에서는 대표님과 성매매관련된 책을 2주에 한번씩 읽고 있는 중이라 자주 보고 있는 편이다.
남성으로서 부너미 회칙을 수정하며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선생님들과 함께할 30주 부너미도 무척 기대가 된다. 짝지가 여자들만 있는 모임에 가서 평소처럼 너무 나대지 말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는데, 성경샘은 부너미에서 알아서 나대야 한다고 하셨다. 신입왔다고 챙겨주지 않고 자기가 필요한걸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모임도 만들면 된다고 하셨다. 나야말로 적극적으로 나대는 것이 전문아닌가. 나중에 경주나 포항쪽 해파랑길 코스(그중에 가장 무난한 평지 코스로)를 걷부로 공지올려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우리부부는 5년째 트래킹을 자주하고 있고 동해 해변을 따라 걷는 해라랑길 코스는 총 50개인데 22번까지 걸었다. 부산 갈맷길 23개는 다 걸었고, 제주 올레길은 15개정도 걸었다. 요즘은 남파랑길을 뛰엄뒤엄 걷고 있다. 앞으로 부너미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하고 같이 고민하고 관계하고 만들어갈 시간들이 설레이고 기대가 된다.
혜린, 성경, 은희, 현주, 홍이, 하지쌤 만나서 반갑고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