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밴드 음악이 정말 좋았다.
지난 일요일 동네 극장 Curve Theatre에서 The Magic of the Beatles 비틀즈쇼를 보고 왔다. 공연 포스터에는 분명 아저씨들만 있었는데 실제 공연은 '존 레넌 아저씨와 젊은이들' 같은 느낌이었다.
다큐스러운 영상과 나레이션, 옛날 오리지널 오디오들, 약간의 캐릭터 연기, 그리고 카피 밴드 라이브 공연이 섞여 있었다. 시대별로, 앨범별로 공연 세팅, 의상, 가발, 수염 등을 바꿔서 더 그럴싸했다.
멤버 역할을 한 네 명이 다 악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그럭저럭 연기도 잘 해내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소싯적에 좀 드럼을 친 적이 있어서 드럼 박자를 좀 절 때는 아쉬웠지만 그 이외에 세션들은 (내가 드럼만큼 잘 몰라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다 훌륭했다. 비틀즈 노래를 속속들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충 노래 음색도 잘 맞췄고 생김새도 얼추 비슷한 사람들을 캐스팅을 잘한 것 같다. 영국 쇼비지니스 인더스트리에는 정말 인재들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뭐 엄청난 비틀즈 팬도 아닌데 노래들을 듣다 보니 한두 곡 말고는 다 아는 노래들이었다. 대단한 밴드가 맞긴 맞다. 인터미션 때와 공연이 끝나고 관중들을 봤는데 80퍼센트 이상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었다.
한국으로 치자면 약간 남진, 태진아, 설운도 공연 같은 느낌일까. 옆자리에는 할머니가 손녀딸과 같이 와서 인터미션 때 무슨 노래가 제일 좋았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삼대가 같이 좋아할 수 있는 노래를 공유하는 느낌은 어떤 걸까 궁금하다. 아마도 30-40년 뒤에는 우리도 우리가 젊은 시절 좋아했던 가요들을 손자뻘 되는 어린 친구들과 같이 들으며 함께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것보다 그냥 라이브 밴드 음악이 정말 좋았다. 꼭 아는 노래들이어서 그렇다기보다 그냥 라이브로 잘 치는 악기와 잘 부르는 노래를 하는 것을 바로 눈앞에서 라이브로 듣고 보는 것의 즐거움이 있었다. 지금껏 다양한 공연들은 비교적 많이 자주 보러 다니면서도 콘서트는 전혀 다니질 않았는데 앞으로 콘서트들을 좀 다녀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