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ester Comedy Festival

Bridging the Gap: 호스트가 제일 재밌는 이상한 쇼

by 성경은

수요일은 일진이 좋은 날이 아니었다.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는 와중에 아침에 식기세척기에 접시를 넣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허리를 고정하고 압박하는 밴드 같은 걸 둘러봤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일 끝나고 그냥 계속 침대에 누워 있고 싶었지만 코미디쇼, 레스터 코미디 축제: 격차를 메우기 (Leicester Comedy Festival: Bridging the Gap) 티켓팅을 미리 해놓은 터라 아픈 허리를 살살 달래 가며 시간 맞춰 갔다.


소극장이고 1열이라 무대가 너무 가까운 거 같았다. 게다가 자꾸 코미디언들이 관객석 가까이로 다가와서 대문자 I인 나로서는 좀 불편했다.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특히나 그냥 관중 1이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너무 참여자 같은 느낌을 받아서 곤란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앞으로 1열에서 보지 말아야겠다.

무대

호스트가 이샨 악바 Eshaan Akbar라고 인도/파키스탄 느낌 영국인이었는데 그가 제일 웃겼다. 메인 쇼를 하는 6명의 코미디언들은 그냥 그랬다. 나랑 유머 코드가 맞지 않거나, 너무 욕을 많이 하거나, 불필요하게 천박하거나 불쌍한 컨셉을 잡거나, 외국어 사용이 잦거나, 너무 관객석 가까이 다가오거나, 등등 뭔가, 어딘가 불편하게 했다.


전반적으로 진심으로 우러나서 웃고 있었던 시간보다 적당히 미소 지어주고 있었던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나는 허리의 고통을 잊을 만큼 생각 없이 깔깔 까르르 웃고 오기를 바랬는데 너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앞으로 이렇게 실험적인,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 스탠드업 코미디는 굳이 돈 내고 보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Curve Theatre 광고